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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해킹은 비즈니스’… 매년 정부가 포럼·경연대회 지원

[기타] | 발행시간: 2013.05.31일 13:21

그래픽=송재우 기자 jaewoo@munhwa.com

최근 미국과 호주, 대만에서 중국 해커들의 공격에 의한 피해 상황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중국발 해킹 문제가 국가 간 외교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킹 피해를 본 국가들은 중국의 해킹이 해커 개인이나 범죄조직의 소행이 아니라, 중국 정부 및 군 당국에 의해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 6일 미 국방부도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군 당국이 미국에 대한 해킹에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있으며, 중국발 해킹공격의 배후에는 대부분 중국 정부가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28일 미국 국방과학위원회(DBS) 기밀 보고서를 인용해 주요 무기시스템 설계안 30여 개가 중국의 해커들에 의해 해킹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이에 대해 미국이 정확한 근거 없이 정당한 군사개발을 과장하고 있다고 반격하고 있어 미·중 간 외교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해킹 및 사이버 안보 문제는 6월 7∼8일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미라지에서 열리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의 핵심이슈로 떠올랐다.

중국이 글로벌 해킹의 중심지가 된 이유는 중국 정부가 체제 유지를 위한 수단이자 고수익 비즈니스로 해킹을 육성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욕타임스는 22일 중국 보안업체 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중국의 경찰 및 보안 당국이 보안업체와 계약을 맺고 반체제 인사들에 대한 해킹을 감행해 이들을 감시하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해외자본 유입과 인터넷의 발달 등으로 사회통제가 어려워지자 보안업체를 통한 해킹으로 반체제 움직임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유지하려는 것이다. 중국 사이트의 게시물 감시를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진 난징(南京)의 보안업체 엑스헌터(XHunter) 소프트웨어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반체제 괴담이 떠돌면 그것이 누구로부터 어떻게 나왔는지 쉽게 찾아낼 수 있다”며 “PC에 침입해 하드드라이브의 자료를 빼내고 키보드 입력기록을 추적하는 것은 물론, 도청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 교육부와 대학들은 해킹 경연대회를 지원하고 포럼을 여는 등 해커들을 폭넓게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매년 기업들이 개최하는 해커대회에 지원을 하며, 이곳에 군 인사를 파견해 숙련된 해커들을 물색한다. 군 당국은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중국인민해방군(PLA) 소속의 신시궁청(信息工程) 대학을 설립하고 훈련센터를 운영하며 이곳을 통해 해커들을 대거 육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명문 공립대학인 상하이(上海) 자오퉁(交通)대학의 정보보안공대(SISE)는 네트워크 보안 등의 중심축을 담당하며 중국 당국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실제 자오퉁대 인근 푸둥(浦東)지역에는 미 국방부 해킹의 주체로 지목된 인민해방군 산하 사이버전 대응부대인 ‘61398부대’(UNIT 61398)가 다퉁루(大同路) 한복판 12층 건물에 자리 잡고 활동하고 있다고 뉴요커가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사실상 해킹 비즈니스를 장려하는 입장을 취하면서 중국의 숙련된 해커들은 보안업체를 설립해 공개적으로 활동해 왔다. 1990년대 중국이 미국의 네트워크를 해킹하기 위해 설립했던 최초의 해커조직 ‘루써빙투안(綠色兵團)’은 현재 중국의 최대 보안회사인 ‘NSFocus’로 성장했다. 유명 해커들이 중앙 및 지방 정부와의 고용관계에 따라 업체를 세우기 시작하면서 보안업체가 해킹을 근간으로 하는 성격을 띠게 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애국주의적 성향의 최대 해커조직인 ‘훙커(Red Hackers)’들과 연계해 활동하며 국제사회 및 기업체를 상대로 한 해킹을 주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결과적으로 중국에서의 해킹은 암시장에서 이뤄지는 범죄가 아니라, 수익성이 좋은 비즈니스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굳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합법적으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보안업체에서 해커로 활동했다는 관계자는 “공무원직으로 정부에 직접 고용되는 것보다 NSFocus·노운섹·비너스테크·V8브러더스 등 유명 보안업체에 소속돼 계약에 따라 해킹을 하는 것이 더 수익이 좋다”며 “1년에 10만 달러(약 1억1300만 원)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일부 해커는 베이징(北京)에 건물을 두 채나 갖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심지어 중국의 해커들은 일반 회사원들처럼 휴일이 아닌 평일에 근무하며 출퇴근 시간까지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야간이 아니라 베이징 시간으로 오전 9시∼오후 5시 사이 일상적 근무시간에 활동하는 특징을 보인다. 굳이 어두운 밤에 숨어서 해킹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전문 온라인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 해커들의 활동을 따라가 보면 결국 중국 정부의 체제 유지 및 이익과 귀결되며, 중국에서 해킹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직업 중 하나”라고 23일자 기사를 통해 지적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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