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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아비… 백인 딸… 성형 꿈꾸는 뺑덕어미… 캐릭터 신선하네

[기타] | 발행시간: 2013.06.25일 03:12

미국판 심청전 뮤지컬 ‘선피시’ ★★★☆

[동아일보]

줄거리는 새롭지 않았지만 풀어가는 방식은 신선했다. 흑인 심 봉사와 백인 심청, 영어 쓰는 스님과 성형수술을 꿈꾸는 뺑덕 어미…. 다음 달 8일까지 열리는 제7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의 개막작으로 초청된 뮤지컬 ‘선피시’(윌 포머런츠 연출)는 우리에겐 뻔한 전래 민담 심청전을 미국 뮤지컬로 아기자기하게 풀어냈다.

17∼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된 이 작품은 ‘세계지도가 만들어지기 이전에, 쌀이 돈이었던 시절’의 미국 바닷가 근처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그 시절 미국 대륙엔 인디언만 살았고 왕국도 없었다. 하지만 뮤지컬은 이를 깡그리 무시한 채 ‘인종의 용광로’인 현대 미국에서 벌어질 법한 심청전 이야기를 펼쳐간다.

가난하고 눈먼 흑인 아비를 둔 백인 딸 ‘아해’는 마법 스님으로부터 공양미 300석으로 아비의 눈을 뜨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용왕에게 바쳐지는 제물이 된다. 장님 전문 사기꾼 ‘마담 어미’는 공양미 300석을 가로채 마법 스님에게 소원을 빌어 절세미인이 된다. 아해는 용왕의 도움으로 지상에 올라가 왕과 결혼해 장님을 위한 페스티벌을 열고 아비를 찾는다. 아비는 아해를 만난 기쁨에 눈을 뜨고 마담 어미는 벌을 받아 눈이 먼다.

뮤지컬 ‘카페인’의 김혜영 작곡가와 미국 극작가 마이클 쿠퍼가 2004년 미국 뉴욕대 대학원에서 만든 졸업 작품에서 출발했다. 브로드웨이 뮤지컬처럼 스펙터클한 무대세트와 화려한 군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 베이스 키보드 드럼으로 구성된 6인조 밴드가 심청전에 팝 사운드를 입히고 저마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용왕을 거대한 면직물과 종이 인형으로 표현한 점, 무대 뒤 조명을 사용해 그림자연극을 가미한 것도 중극장 규모의 뮤지컬에 맞는 저비용 고효율을 보여줬다.

심청전의 이야기를 좀더 심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평면적으로 다룬 것은 아쉬웠다. 한복과 기모노를 섞어 놓은 것 같은 의상도 마찬가지다. 미국인 시각으로 재해석한 진짜 미국판 효녀 심청이었다면 더 흥미로웠을 듯하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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