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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최나영 기자] 임성한 작가의 작품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이 있다. 바로 '상상신'이다. 엉뚱하고 때로는 기막히기까지 한 임성한표 상상신은 '작가의 이해할 수 없는 정신세계'란 반응을 얻기도 하지만, '독특하고 재미있다'는 의견도 많다.
이번 작품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극본 임성한, 연출 김정호 장준호)에서도 등장인물들의 상상신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데 28일 방송에서는 동성커플 결혼식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나타사(송원근 분)는 동성 연인인 박사공(김정도 분)과의 결혼 장면을 상상하며 여운이 남는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사공의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있는 나타사는박사공이 결혼식에 다녀오자 호기심에 여러 질문을 늘어놨다. "신부 예뻤어? 하객은 많았어? 식사는? 신혼여행은?" 등을 연속적으로 묻는 나타사의 모습에서는 결혼을 꿈꾸는 여느 여자의 마음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이어 나타사의 마음이 상상신을 통해 직접적으로 등장했다. 부엌에서 일을 하던 나타사는 갑자기 하던 일을 멈추고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상상 속에서 나타사는 긴 머리를 예쁘게 땋고 면사포를 곱게 쓴 채 턱시도를 입은 사공과 다정한 포즈를 취했다. 순백의 웨딩드레스에 부케까지, 완벽한 신부의 모습이었다.
또 다른 장면에서는 연지 곤지를 얼굴에 찍은 채 전통 혼례 복장을 하고 남편과 함께 미소를 짓고 있었다. 곧 현실로 돌아와 먼 산을 쳐다보며 설레는 표정을 짓고 있는 나타사의 모습에서는 간절함이 배어나왔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주인공의 마음에 감정이입하면서도 폭소했다. 상황 자체는 진지할 수 있지만, 임성한 작가의 표현력과 나타사의 여장 연기가 맞물려 웃음을 자아낸 것.
물론 이 장면에서도 호불호가 갈렸다. "이런 상상신들은 왜 나오는지"란 회의적인 반응과 "배꼽잡고 웃었다. 개콘보다 웃기다", "이들의 동성애 모습이 진지하면서도 재미있다" 등의 의견이 공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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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로라 공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