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박린]
'진격의 거인' 김신욱(25·울산 현대)의 유럽행, 병역 문제가 변수다.
김신욱은 7월1일부터 8월31일까지 열린 여름이적시장에서 자신의 이적 전권을 김호곤 울산 감독에게 일임했다. 올해 12월 울산과 계약이 만료되는 김신욱은 김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남으라면 남고, 좋은 곳으로 가라고 하면 가겠다고 선언했다. 물론 김신욱 마음 한 켠에는 여전히 유럽 진출에 대한 꿈이 자리하고 있다.
앞서 김신욱은 지난 겨울이적시장에서 독일, 벨기에 팀의 관심을 받았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관계자는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크푸르트와 하노버가 김신욱 영입을 문의했었다. 하지만 김신욱이 아직 병역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듣고 발을 뺐다"며 "벨기에 스탕다르 리에주도 같은 이유로 김신욱 대신 일본 공격수 나가이 겐스케 영입으로 급선회했다"고 전했다.
올 여름 유럽 진출에 재도전하는 김신욱에게 가장 큰 걸림돌은 이번에도 병역 문제다. 1988년생인 김신욱은 현실적으로 유럽팀과 최대 2년 이상 계약이 불가능한 시한부 선수다. 유럽 구단들은 2년 안에 군 입대해야하고, 향후 재판매시 이적료가 보장되지 않아 영입을 주저하고 있다.
박주영을 영입한 아스널(잉글랜드)처럼 실력을 믿고 모험을 거는 구단이 나타날 수도 있다. 아스널은 2011년 8월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은 모나코(프랑스) 소속 박주영을 영입했다. 병역 해결시 추가 지불금 포함 이적료 88억원을 투자하는 모험을 강행했다.
김신욱은 K리그에서 5시즌간 58골을 터트렸고, A매치 17경기에 출전했다. 절친 손흥민(레버쿠젠)은 "김신욱 형은 함부르크에서 투톱으로 호흡을 맞춘 루드네프스보다 한 수 위다"고 엄지를 치켜 세웠다. 196.7cm 장신 김신욱은 유럽 구단들이 군침을 흘릴 만한 선수다.
이제 막 이적시장이 열려 아직까지는 공식 제안은 없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nothing special(특별한 것은 없다)'이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아직 좋은 오퍼가 들어온 게 없다. 구단과 선수가 윈-윈한다면 보내겠다"고 말했다. 한편, 평소 "국가를 위해 몸과 마음을 불사를 수 있다"고 말할 만큼 애국심이 투철한 김신욱은 만약 내년 인천에서 열릴 아시안게임에 와일드 카드(23세 초과 선수)로 참가해 금메달을 딴다면 병역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울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사진=울산 현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