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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는 내게 ○○○이다’ 6학년 초등생 95명에 물어보니

[기타] | 발행시간: 2013.07.21일 23:11

많은 학교가 여름방학에 들어간 지난 20일 서울 대치동의 학원 건물을 가방을 멘 학생이 쳐다보고 있다. 영어학원들은 연령에 따라, 실력 등급에 따라 맞춤형 강좌들로 학생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 김기남 기자

ㆍ36% “지옥·평생의 감옥·하기 싫은 것” 부정적

ㆍ35% “미래·필수어·특기·꼭 필요한 것” 긍정적

“지옥, 고통, 걸림돌, 하기 싫은 것, 왜 배워야 하는지 모르는 것, 쓰레기, 거부하고 싶은 언어, 악마, 평생의 감옥, 죽을 때까지 같이해야 하는 힘든 존재, 자유 빼앗기는 것, 스트레스.”

“미래, 행복, 재미, 내 인생에 중요한 과목, 희망, 성공, 에너지, 발전의 발판, 외국과의 소통.”

‘나에게 영어란 ○○○이다’라는 문장의 빈칸을 채워달라는 질문에 초등학생들이 직접 적은 답이다. 2013년 여름, 한국의 초등학생들이 느끼는 영어에 대한 감정은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었다. 34명은 부정적으로 느꼈고, 33명은 긍정적으로 말했다.

경향신문이 지난 10일부터 20일까지 11일간 서울지역 초등학교 6학년 4개반의 95명을 상대로 영어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비교분석을 위해 강남구·강북구 학교 1곳씩, 중간지역인 마포구 학교와 혁신학교 1곳씩을 조사했다.

4개 학교의 응답자 95명 중 영어 사교육을 받아본 적 없는 학생은 8명(8.4%)에 불과했다. 절반이 넘는 57명은 정규 영어수업이 시작되는 초등학교 3학년이 되기 전에 영어 사교육을 받아봤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 26명, ‘1학년’ 15명, ‘2학년’ 16명이었다. ‘3학년 이후’는 29명이었다. 강남지역 초등학교는 한 반의 70%가, 혁신학교는 60%가 초등학교 2학년 이전이라고 답해 서울의 전체 평균보다 빨랐다.

받아본 영어 사교육으로는 영어전문학원이 63명으로 가장 많았다. 과외 23명, 학습지 19명, 영어유치원 13명, 영어캠프·해외어학연수 11명, 인터넷강의 10명 순이다. 영어유치원을 다닌 13명 중 8명(61.5%), 영어전문학원을 다닌 63명 중 22명(34.4%)은 강남지역 학생들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강남에는 제시된 6가지 사교육을 모두 해봤다는 학생도 있었다.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은 “영어공부를 하고 싶지 않다”(43명)고 답했다. 영어공부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로는 ‘처음에는 영어에 흥미가 있었지만 너무 많은 공부를 시키다보니 흥미가 떨어져서’(14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재미없어서’ 13명, ‘내가 살아가는 데 필요하지 않아서’ 5명, ‘왜 배워야 되는지 몰라서’ 4명 순이었다. 기타 답변으로 ‘외우는 것이 많아서’, ‘어려워서’, ‘공부하기 귀찮아서’ 등이 나왔다.

영어공부를 왜 하느냐는 질문에는 ‘부모님이 해야 한다고 하니까’ 27명, ‘재미있어서’ 19명, ‘좋은 중학교에 가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17명, ‘학교에서 영어수업을 하니까’ 10명 순이었다. 28명의 학생들이 하루에 ‘1~2시간’ 영어를 공부한다고 답했다. ‘30분~1시간’ 21명, ‘2~3시간’ 19명, ‘30분 미만’이 16명, ‘3~4시간’은 5명이었다. ‘5시간 이상’ 한다는 학생 2명은 강남지역 초등학생이었다.

언제 영어 때문에 스트레스나 소외감을 받느냐는 질문에는 12명의 학생이 ‘영어 성적이 좋은 친구들과 비교될 때’를 골랐다. 11명은 ‘학교 영어수업 시간에 배우는 영어를 못 알아들었을 때’, 10명은 ‘부모님이 영어 못한다고 꾸중했을 때’, 6명은 ‘친구가 내가 모르는 영어 단어를 말하며 무시했을 때’를 선택했다.

집이나 학원에서 영어공부로 마음에 상처가 됐거나 기분이 나빴던 말을 적어보라고 하자 ‘말’들이 쏟아졌다. “부모님이 ‘넌 백점도 못 맞니? 쯧쯧 영어학원 좀 다녀라’고 했을 때” “학원선생님이 나를 보면서 한숨 쉬고 ‘어떻게 그렇게 못할 수 있니?’라고 했을 때” “영어 단어 다시 외워오라고 할 때” “나는 영어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부모님이 ‘영어를 못하니까 과외를 할까? 아니면 집에서 제대로 하든가’라고 말했을 때” “학원선생님이 영어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를 차별할 때”. 초등학생들은 영어 사교육의 광풍 속에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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