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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스러움”의 미학/채영춘

[중국조선족문화통신] | 발행시간: 2011.04.29일 06:55
서울 종로의 인사동길에 들어서면 사람들의 시선을 확 끄는 희한한 가게간판들이 발걸음을 잡는다.

“여보게 차나 한잔 마시게”, “번지없는 주막”, “이모집”, “보릿고개 추억”, “사랑방”, “터줏대감”, “북치구 장구치구”, “농부가 기가 막혀”, “사립문을 열고 들어서서”…

이건 마치 번쩍번쩍 광채도는 대청안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촌닭들을 방불케 한다. 한데 그 “촌닭”들이 보면 볼수록 그렇게 정겨울수 없어 서울나들이때마다 꼭 들러봐야 직성이 풀린다. 옛날옛적 우리 조상들의 삶의 현장을 진하게 느낄수 있는것 같은 그 간판의 유혹에 이끌려 토속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가게안에 들어가 동동주 한대접을 깍두기 한쪼각에 곁들여 들이키고 나온적도 여러번 된다.

광화문, 종묘, 보신각, 탑골공원과 같은 주변의 유서깊은 옛 건물, 옛터들과 더불어 “촌스러움”을 뽐내는 인사동 “촌동네”는 지척의 고층빌딩숲을 이룬 현대도시풍경에 전혀 기죽지 않는 도고한 모습이다. 그 “촌스러움”에 반해 매일 가지각색 피부의 세계인들이 이 골목을 들락거린다.

우리 나라 수도의 중심지 정양문성루앞 전문(前门)거리도 어제날 명, 청조때의 “촌스러움”을 음미할수 있는 고풍스런 옛 거리로 재현되였다. 장엄한 천안문광장을 마주한 이 거리에 들어서면 마치도 수백년전으로 돌아가버린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잘 복원되여 북경시민들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주변의 천안문, 고궁과 더불어 굉장한 볼거리문화를 선사하고있다.

도시중심에 버젓이 틀고앉은 시골풍의 “촌스러움”, 현대적도시와 토속적시골의 만남, 미래지향적인 도시리념과 고전민속적인 도회지 추억이 잘 복합된 조화로움, 인사동이나 정양문거리에서 느낄수 있는 감동이다.

콩크리트로 도배되고있는 메마른 도시에 활력이 넘치는 정다운 시골의 “촌스러움”을 접목시켜 도시인들의 피곤한 삶을 달래기 위한 생태공간의 조성이 오늘날 도시건설의 이슈로 되고있다. 도시라는 이 얼굴은 시골이라는 령혼, 고전이라는 추억을 담았을 때만이 살맛나는 도시로 거듭날수 있다.

“촌스러움”은 결코 비속하고 천박함의 대명사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의 혼연일치, 현대와 원조의 상부상조를 의미하는 통속적인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촌스러움”에는 록색이 배여있다. 콩크리트도시화는 록색의 “촌스러움”으로 보완돼야 생명력이 넘친다. 공업화, 도시화의 빠른 템포속에서 자연 그대로의 생태보호에 진력하며 서방음식문화의 충격속에서 민족특색의 향토맛에 집착하는 노력은 우직한 “촌스러움”에 기대였을 때만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10여년전만 해도 연변땅을 밟은 한국인들은 “마치도 어제날 서울의 어느 골목을 보는것 같은 친근함을 금할수 없다”며 공업화의 오염에 물들지 않은 그 순결함이 그냥 영구보전됐으면 좋겠다고 피로하였다.

4년전 “경국경성(倾国倾城) 세계에 널리 추천할만한 중국의 명도시” 중앙TV프로그램에 연변이 선정된 리유는 넓고 시원하게 뻗어나간 교통수송망이나 하늘높이 치솟은 빌딩숲으로 특징지어진 웅장하고 화려한 “현대멋”이 아니라 자연의 원조에 가까운 풋풋하고 소박한 록색의 “촌스러움”에 있다고 생각한다. “현대멋”으로 말하자면 국내에는 연변이 감히 넘보지 못할 멋쟁이 도시들이 얼마든지 있다.

연변자연생태환경의 매력은 세상이 공인하는바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해 연변땅의 삼림면적이 78%, 록지피복률이 80% 이상이라고 하지만 그 절대 대부분이 사람이 정착하지 않는 삼림지대이고 실제로 주민거주지역의 록색공간확보는 그렇게 락관적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하늘은 연변에 사람과 자연이 공존할수 있는 도시조성을 위해 천혜의 생태보물고를 하사하였다. 이 생태보물고를 리용하여 록색연변의 “촌스러움”을 새롭게 업그레이드시켜야 함은 물론이지만 무엇보다 도시화물결속에서 연변의 전통적인 생태계가 무모한 개발에 잠식당하지 않도록 견제하는 대안이 꼭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현실은 랭정히 지적하고있다.

도시개발의 청사진을 내올 때 시민들에게 너무나 친숙했던 “촌스러움”의 그 친환경 록색공간에 대해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해야 함이 절실히 요청된다.

낡은 건물의 철거와 더불어 생기는 공간에 콩크리트 상업빌딩이 비집고 들어가게 방치하기보다 그 여백을 그냥 록지화하여 답답한 도시의 숨통을 열어주는것도 명지한 선택일것이다.

지척에서 피부로 느낄수 있었던 이 고장의 “촌스러움”이 위기에 놓이고있는 이때 도시가로수의 선택, 록화단지의 조성에서 연변의 계절변화를 그대로 실감하게 하는 활엽수종들로 자연과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것도 현명한 처사인줄 안다.

그런 의미에서 연변국제무역회사가 연길시근교에 부지면적이 상당한 연변농업과학기술원을 개발한것은 참으로 박수갈채를 받을만한 미래지향적인 착상이라고 느낀다. 이제 여기에 연변의 곳곳에 흩어져 생장하는 700여종의 야생식용식물, 음료식물, 향료식물, 관상식물들이 총집합한 연변생태식물광장이 자리매김하여 도시인과 자연계와의 거리를 더 가까이 하는것도 바람직한 일이 아닐가.

연룡도일체화가 말밥에 오르고있는 요즘 들어 가끔 이같은 엉뚱한 상념에 빠질 때가 많다.

연길시에도 서울 인사동이나 북경 정양문앞거리 같이 “촌스러움”이 찰찰 흐르는 추억의 국자가 고풍스런 길거리가 재현됐으면.

연길시 당정청사 이전과 동시에 그 주변의 상업청사들도 함께 철거시킨 뒤 그 자리에 다시 상업빌딩숲을 개발하지 말고 그제날 수림이 우거지고 산새들이 우짖는 연길도심의 록색명소—“서광장”을 복원시켰으면.

삭막해가는 연길공원 동물원을 다시 문화혁명전처럼 부흥시킴과 동시에 이를 토대로 연길시근교에 지구촌의 대표적동물들을 포섭할수 있는 상당 규모의 동물농장을 조성하여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공존관계를 재인식시킬수 있는 시민들의 생태체험기지로 발족되였으면.

연변의 하천들이 그냥 바다로 흘러가버리게 하지 말고 도심을 거쳐 흐르게 대안을 강구하여 연길시(연룡도)안에 록음방초 우거진 백년대계의 큰 호수가 조성됐으면.

연변의 도시화좌표는 차량이나 고층빌딩중심의 도시가 아니라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록색도시로 돼야 매력이 있고 연변의 고유한 특색이 제대로 구현되면서 세상이 우러르는 살맛나는 고장으로 거듭날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촌스러움”의 매너를 잘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특약론평원)

(연변일보 2011-4-27 8:5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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