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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놓치기 쉬운 초등 아이 스트레스

[기타] | 발행시간: 2012.03.13일 04:26

꼬치꼬치 캐묻기보다 “재미있는 얘기 해줄래?”로 질문 바꿔야

[일러스트=박소정] 새 학년, 새 교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 …. 새로 바뀐 환경 때문에 학생들의 직간접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지는 시기다. 부모는 자녀가 공부·시험·게임·친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거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런 고민은 다른 많은 또래들도 갖는 스트레스라 어떤 아이들은 당연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가기 싫지만 학교나 학원에 가고, 하기 싫어도 공부하고, 벌도 달게 받는 등 스스로 감수하려고 한다.

하지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오은영(『아이의 스트레스』의 저자) 박사는 “아이들의 진짜 스트레스는 따로 있다”고 지적한다. 부모가 짐작하지 못하거나 배려해주지 못해 발생하는 스트레스가 아이의 진짜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동기 부여하느라 경쟁 부추기면 역효과

유아들이 겪는 스트레스 중 하나가 그림 그리기다. 오 박사는 “모든 아이들이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고 어른들은 생각하지만 의외로 가장 싫다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엄마가 자신의 그림에 의미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얼굴은 왜 빨간색으로 칠했는지, 입·코·눈은 왜 그리지 않았는지, 왜 우는 모습을 그렸는지 등 세세하게 아이에게 묻는다. 이를 통해 아이의 성격이나 심리, 행동 특성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아이들은 자신의 그림을 보고 꼬치꼬치 물으면 자신에게 무언가 캐내려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돼 입을 닫을 수도 있다.

 큐이디부모학교 이성아 연구이사는 “자녀는 특별히 할 말이 없는데 이것저것 물으면 엄마와의 대화가 즐겁지 않다고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즐거운 기억을 떠올리며 말할 수 있도록 부모가 질문하는 방법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오늘 유치원에서 뭐했어?'가 아니라, '엄마한테 재미있는 얘기 좀 해줘, 너희 반 장난꾸러기가 누구야'라고 묻는 식이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모둠 활동 중에 속도가 느린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는다. 교사가 동기부여를 하겠다고 경쟁을 부추기는 경우 이와 다른 행동성향을 가진 아이들은 스트레스가 심해지게 된다. 빨리 한 아이들이 느린 아이에게 빨리 하라고 채근까지 한다. 이를 갖고 또래가 자신을 자꾸 놀리고 괴롭히는 것 같아 부담을 호소하는 아이들도 있다. 초등 저학년은 공부보다 그런 부분에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오 박사는 “평소 아이에게 '엄마·아빠는 네 편'이라는 메시지를 자주 줘야 한다”고 말했다. 혹시 무슨 일이 있는지 캐내려 하지 말고 농담처럼 “누가 너를 괴롭히면 엄마한테 다 말해. 엄마가 혼내줄 테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 아이는 말은 안 해도 속으로 우쭐해 한다.

 초등학교나 유치원에 들어간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중 하나가 급식 지도다. 오 박사는 “생리학적으로 몸이 음식에 적응하지 못했을 뿐인데 웩하고 올라와도 삼키라고 하고, 식판이 깨끗이 비워질 때까지 울면서라도 다 먹게 하는 것은 잘못된 지도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낯선 음식은 입안에 넣어도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는다. 이상하게 생긴 것, 처음 보는 것, 쓴 맛이 나는 것 등이 그렇다.

 오 박사는 “3대 영양소를 잘 섭취시켜 얻는 이익보다 정서적으로 잃는 것이 더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늦게 먹는 것에 죄책감을 느껴야 하고, 자신이 잘 먹지 못하는 것 때문에 아이의 자존감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이사는 “낯선 음식에 익숙해지게 하려면 작게 잘라 먹이되 아이와 관계가 좋은 사람이 시도를 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용돈 약속한 날 지켜 자존심 상처 예방

초등 고학년이 되면 '돈'과 관련된 스트레스도 많아진다. 용돈을 주지 않거나 적게 줬을 때 스트레스를 받는다. 청소년기가 되면 신형 휴대전화나 값비싼 복장 때문에 주위 친구들과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이 심해진다. 용돈이 정해진 날짜에 지켜지지 않으면 자존심이 상하기도 한다. 또래들과 어울릴 수 없거나 손을 벌려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이가 이의를 제기하면 부모는 “말하지 그랬어”라며 쉽게 얘기하지만 아이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돈을 급히 쓰려는 것이 아니라도 용돈 주는 날짜를 부모가 자주 어기면 치사하다고 느낀다. 아이의 사생활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용돈은 약속된 날에 약속한 금액을 줘야 한다.

 '엄마는 고운 말만 쓰래요. 욕은 나쁜 행동이래요. 그런데 애들은 다 해요.' 요즘 아이들의 하소연이다. 욕을 잘하는 아이보다 못하는 아이의 스트레스가 더 많다. 주변 친구들이 다들 욕을 하는데 부모들은 욕을 해선 안 된다고 하니 고민인 것이다. 오 박사는 “욕은 아이들 발달상 일정 시기, 일정 기간에 나타나는 문화이자 일상”이라고 설명했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상대를 비하하거나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잘한다고 칭찬할 수는 없지만 무조건 혼낼 일도 아니라는 설명이다.

 아이가 또래와 친밀하게 지내려면 그 시기에 또래 문화의 일시적인 흐름을 함께 타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욕이 장기적으로 아이 자신의 사고방식, 행동양식, 언어습관, 사회적 인간관계 등에 미치는 나쁜 점을 설명해주며 부모가 아이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가 부모에게 욕을 했을 때 몰아세우며 혼을 내기보다 먼저 진정시키는 게 좋다. “화가 날 순 있어. 하지만 화가 났다고 아무 말이나 해도 되는 건 아니지”라며 타이른다. 이어 아이의 행동에 대해 돌아보면서 아이와 함께 차분히 얘기하면 아이는 '내가 욕을 해도 부모가 안전하게 받아주는 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 연구이사는 “이를 계기로 부모와의 의사소통이 한결 부드러워 진다”고 조언했다.

글=박정현 기자

일러스트=박소정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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