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정권이 회령수용소(캠프 22) 등에 수감된 최대 2만여 명에 달하는 정치범에 대해 ‘세르비아식 대학살’을 벌였다는 주장이 미국에서 제기돼 사실 여부가 주목된다.
미국의 포브스지는 ‘북한의 킬링필드에서 세르비아식 대학살 최근 발생’이라는 제목의 지난 11일자 기사에서 “회령수용소 등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에서는 최대 2만여 명에 달하는 양심수들이 사라졌고, 이 같은 상황은 (1990년대말 코소보에서 진행된) 세르비아식 대학살 외에는 어떤 것으로도 설명이 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포브스지는 “사라진 정치범들의 대부분은 회령수용소에 수용돼 있었으며 그들은 이미 야만적인 탄압을 받고 노예화된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포브스지의 이 같은 관측은 지난 8월 말 발표된 미국 내 북한관련 비정부기구인 북한인권위원회(HRNK·공동의장 로베르타 코언·앤드루 나치오스)의 보고서와 탈북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하고 있다.
HRNK는 당시 보고서에서 인공위성을 통한 수용시설 판독결과를 통해 “지난 2012년 초에서 2013년 8월 사이에 회령수용소의 수용자들은 이전의 3만 명에서 3000∼8000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포브스지는 “북한에서 수용소 감시원을 하다가 탈북한 안명철 씨의 ‘북한에서는 대량학살(genocide)과 인권에 대한 끊임없는 범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증언 등에 기초해 볼 때 문자 그대로 킬링필드인 회령수용소 등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영국의 군사 분석기관인 IHS제인스의 연구원으로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도 11일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서 “북한이 수용소 내 정치범들을 대상으로 화학무기 생체실험을 실시했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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