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3GS·갤럭시탭 10.1 등 기능 누락

2만명 가량 사용… 카톡 사용도 문제 소지

정부가 내년 1월1일부터 3세대와 LTE 이동통신 가입자 가운데 132만명이 이용하는 01x 번호를 010으로 강제 전환하는데, 010 자동전환이 되지 않아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없는 휴대폰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되고 있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스마트폰 가운데 애플의 '아이폰3GS', '아이폰4', LG전자의 '옵티머스EX', 태블릿PC 중 애플의 '아이패드',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등은 010으로 자동전환 되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내년부터 전화를 걸 수 없으며, 나중에는 받을 수도 없게 된다.

이유는 해당 휴대폰에 010 자동전환(OTA) 기능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해당 휴대폰에 010 자동전환 기능이 빠져 있어 010으로 바뀐 번호를 인식하지 못한다"며 "2만명 가량이 이런 휴대폰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서 구입한 스마트폰이나 이통사를 거치지 않고 따로 구입한 자급제폰, 다른 이통사 스마트폰에 범용이용자식별모드(USIM)카드만 꽂아서 사용하는 경우도 010 번호로 바뀌면 통화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내년에도 정상적으로 휴대폰 통화를 하려면 올해 말까지 이동통신업체 대리점을 직접 방문해 번호를 바꿔야 한다.

문자메시지 서비스인 카톡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톡은 전화번호를 기반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01x에서 010으로 번호가 바뀌면 다른 사람으로 판단해, 지인들의 친구목록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통사 관계자는 "이 경우 지인들에게 일일이 바뀐 010 번호를 알려준 뒤 지인들이 재인증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불법복제방지기술(DRM)이 적용된 영화, 음악 등 일부 유료 콘텐츠는 휴대폰에서 사라질 수 있다. 번호가 바뀌면서 다른 사람의 휴대폰으로 복제된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 이렇게 사라진 콘텐츠들은 서비스 업체에서 무료 재전송을 지원할 경우 이를 이용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다시 구입해야 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010 자동전환 후 혼란을 피하려면 미리 바꾸는 게 좋다"며 "이통사의 레터링 서비스에 무료 가입하면 010으로 번호가 바뀐 뒤 전화를 걸 때 사전 지정한 8글자가 함께 전송돼 이름 등을 알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