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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의 中 기업 "시장 선점위해 리스크 쯤이야"

[온바오] | 발행시간: 2014.02.06일 04:55

▲ 에티오피아 두켐시 동부산업단지 내 중국 화지안그룹의 신발공장. 임직원들이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세계 최저 인건비·풍부한 노동인구…비정규직 고용도 쉬운 편

美·유럽, 아프리카産에 무관세 혜택…"지금 투자 않으면 비용 더 들것"

[한국경제신문 ㅣ 남윤선 기자]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4번 국도를 타고 남동쪽으로 한 시간가량 달리자 오로미아주(州) 두켐시 동부산업단지가 나타났다. 중국 신발회사인 화지안그룹 공장 안에는 ‘중국과 아프리카가 화합하는 공장이 되자’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여기저기 걸려 있다. 저우쓰한 매니저는 “최근 베트남 공장을 폐쇄하고 에티오피아에 ‘올인’하기로 했다”며 “그만큼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가 ‘지구 마지막 제조기지’로 부상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케냐 등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인건비에 풍부한 노동인구를 내세워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부패, 인프라 부족 등의 문제가 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본다면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는 게 현지 기업인들의 조언이다.

저렴한 인건비가 가장 큰 무기

화지안은 3년 전 투자를 결정했다. 인구 1인당 보유한 소가 6마리로 많아 원활한 가죽 조달이 가능하다. 싼 인건비와 자원에만 기대어 저급 상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주요 납품처는 ‘게스’ ‘캘빈클라인’ 등 중고가 브랜드로 미국 유럽 등에 수출한다. 중국인 150여명과 현지인 3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는 공장 1개 동만 돌고 있지만 2~3년 내로 3개를 더 건설할 계획이다. 아프리카의 강점은 인건비다. 화지안의 근로자 임금은 평균 월 300위안(약 5만원). 상대적으로 잘사는 케냐도 월 150달러(약 16만원) 수준이다. 이미 월 400달러를 넘어버린 중국은 물론 베트남 호찌민(440달러), 미얀마 양곤(240달러), 캄보디아 프놈펜(200달러)보다도 싸다.

그러나 인건비만 보고 들어오진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시장 선점을 위해서다. 화지안 공장 옆에서 섬유공장을 경영 중인 터키 아이카아디스의 에르칸 투르코글루 대표는 “아무도 안할 때 투자해야 현지 정부와 관계도 좋아지고, 향후 시장이 본격 개화할 때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활동을 제약하는 후진적인 법 체계에 대해선 “많은 비효율적인 법들이 바뀌고 있다”며 “그런 문제점이 다 없어진 뒤에 진출하려면 비용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케냐에서 가발공장을 운영하는 최영철 사나인더스트리 회장도 “최근 중국 등지에서 기업들이 몰리면서 공장 주변 땅값이 4~5년 만에 5배 넘게 오른 ㎡당 5만원에 이를 정도가 됐다”며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비용은 더 많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유휴 인력도 풍부하다. 실업률이 40%에 육박할 정도다. 화지안그룹 공장 앞에도 하루짜리 일거리를 구하기 위해 젊은이들이 장사진을 쳤다.

금융거래도 생각보다 이용할 만하다는 설명이다. 최 회장은 “외국과의 거래에서 케냐 은행이 개설한 신용장(LC)을 이용한다”고 했다. 미국과 유럽은 아프리카산 제품에 무관세 혜택을 주고 있어 수출에 유리한 것도 장점이다.

정부는 투자를 막는 규제를 정비하고 있다. 저우 매니저는 “멜레스 제나위 전 총리가 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에티오피아 공업을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혀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에티오피아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2% 수준인 제조업 비중을 2025년까지 27%로 늘리는 것이 목표다.

“선점하지 않으면 뺏긴다”

초기인 만큼 리스크도 뚜렷하다. 우선 전기 도로 등 인프라와 후방산업이 턱없이 취약하다. 케냐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등 대부분의 국가는 도심에서조차 대낮에 서너번씩 정전이 될 정도다. 주변에서 원부자재를 구하기도 여의치 않다. 사나인더스트리는 가발을 포장하기 위한 비닐백과 종이 포장지까지 전부 자체 생산하고 있었다. 화지안도 신발에 붙이는 금속 장신구까지 직접 만든다. 남아공의 패키징회사 낸팩은 2012년 앙골라에 공장을 지으면서 관개수로와 정수시설, 발전소까지 지었다.

비리도 존재한다. 케냐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법인세 납부에 대해 “평소에 절세를 하고 있다가 연말께 세무공무원이 오면 적당히 돈을 주고 처리하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또 많은 곳이 이익금의 본국 송금을 통제한다. 자국산업 보호를 앞세워 내수 시장에선 물건도 못 팔게 하기도 한다. 근로자의 근무자세나 숙련도도 아시아에 미치지 못한다. 고교를 나와도 영어를 못하는 사람이 대다수다.

당장은 투자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아이카아디스는 순이익률이 본국보다 낮다고 밝혔다. 화지안도 마찬가지였다. 그렇지만 투르코글루 대표는 “순이익률 문제는 몇 년만 시간이 지나면 해결되고, 그 이후로는 본국보다 훨씬 더 빨리 성장할 것”이라며 “아프리카에 투자를 결정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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