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베이징(중국)=송기용 특파원][분단 후 첫 장관급 회담에서 당국간 상시 대화기구 구축에 합의해]
중국과 대만이 분단 이후 65년 만에 개최한 장관급 회담에서 당국 간 상시 대화기구 구축에 합의했다. 그동안 당 또는 준정부기구간 접촉에 머물던 대화 채널을 당국 간 직접 대화로 승격시켰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라는 평가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장즈쥔(張志軍) 주임과 대만 행정원 대륙위원회 왕위치(王郁琦) 주임위원은 11일 중국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에서 회담을 열어 이 같이 합의했다.
양측은 "당국간 상시 대화기구가 쌍방의 소통과 이해를 넓힐 뿐만 아니라 양안의 교류 속에서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왕위치 대만 주임위원이 중국 측 장즈쥔 주임에게 "적절한 시기에 대만을 방문해 달라"고 초청하고, 장주임이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장관급 회담 정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양측은 이밖에 '양안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대원칙에 합의한 '92컨센서스(共識)'를 바탕으로 양안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자는데도 공감대를 보였다
왕즈쥔 주임은 "이번 회담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나가는 길이 옳기만 하면 갈 길이 그렇게 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왕위치 주임위원도 "양안 관계에 평화적 발전의 좋은 기운이 더욱 퍼져 나가도록 함께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중국과 대만 언론들은 이번 회담의 최대 성과로 당국 간 상시 대화기구 합의를 꼽았다. 그동안 양안간 대화가 준 정부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를 통해 이뤄지면서 민감한 현안에 대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려웠던 한계를 극복하게 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측은 이 기구가 어떤 형태가 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상시 대화기구가 대표 사무소의 상호 개설보다는 핫라인 형태의 정기 소통 채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 해협회와 대만 해기회가 이미 사무소 상호 교환 설치를 논의하고 있는 만큼 역할이 중복되는 사무소를 개설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상시 대화기구의 인적 구성은 향후 대화를 통해 구체화할 계획인데, 양측 정부기구의 실무자급으로 꾸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담에서 언론 매체 상주 허용, 지역 경제공동체 공동 참여 문제 등도 논의됐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 간 정상회담 문제는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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