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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누가 잘 휘나…불붙은 곡면 TV전쟁

[기타] | 발행시간: 2014.03.14일 03:03

삼성전자가 2월 출시한 55인치 곡면 UHD(Ultra High Definition·초고화질) TV./(오른쪽)LG전자가 3월 출시한 곡면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유기발광다이오드) TV.

VA방식 채택한 삼성전자 명암비 좋지만 액정 누르면 색 번져…이후 눌러도 번짐 없는 AMOLED 개발 "얼마나 휘는지가 핵심 기술력"

IPS방식 채택한 LG전자…빛 잘 새어나가고 구부리기 어려워…픽셀 감싼 부품 교체해 색 번짐 보완 "많이 휘는 게 좋다는 주장은 억지"

그동안 차세대 TV로 불리던 '곡면 TV'가 시장의 주류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와 2위인 LG전자가 일제히 곡면 TV를 출시했다. 곡면 TV 가격은 같은 크기의 평면 TV보다 15% 정도 높다. 이런 곡면 TV 기술을 놓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싸움의 기원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 브라운관을 대신해 LCD를 이용한 TV를 만들기 시작했을 무렵, 두 회사는 모두 TN〈키워드〉 기술 방식 패널을 사용했다. 그러나 TN 방식은 정면을 벗어나 조금만 옆에서 보면 색이 다르게 보이는 단점이 있었다. 즉, 시야각(角)이 좁았던 것이다. 여러 명이 모여 같이 보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 그래서 삼성전자는 TN 대신 VA〈키워드〉라는 기술을 도입했다. 반면, LG전자가 선택한 기술은 IPS〈키워드〉였다.

VA와 IPS는 모두 시야각이 넓다. 그러나 모두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VA 방식은 액정에 압력을 가할 경우 색이 번진다. IPS는 빛이 바깥으로 새나가는 경향이 있어 명암비가 낮다. 지난 10년간 두 회사는 자신들이 선택한 방식의 기술로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해 왔다. 물론 디스플레이 기술의 변곡점이 한 번 있었다. 변화를 가져온 것은 손가락 끝으로 눌러서 사용하는 터치스크린 스마트폰의 등장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은 TV와 같은 IPS 방식이다. VA 방식과 달리 눌러도 번지지 않기 때문에 TV에서 사용하던 기술을 그대로 스마트폰으로 가져갈 수 있었다.

반면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 이른바 아몰레드라 불리는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를 사용해야 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누를 때 색이 변하는 VA 방식을 대체할 기술을 개발한 것이라고 평가한다. OLED를 만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세계 시장점유율은 98%에 달한다. 기술 특성이 만든 위기를 '기회'로 바꿔 새 시장을 연 것이다.

곡면 TV 시대의 개막은 IPS 방식을 채택한 LG전자에 위기란 평가였다. IPS 방식 패널은 VA 방식보다 구부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김현석 부사장은 지난 2월 곡면 TV 신제품 출시 행사에서 "화면이 휜다고 다 같은 곡면 TV가 아니다"라며 "얼마나 많이 휘는지를 의미하는 곡률이 곧 핵심 기술력"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곡면 TV는 반지름이 4.2m인 원을 잘라 놓은 형태다. 예를 들어 55인치 곡면 TV라면, 이는 반지름이 4.2m인 원을 55인치 크기로 잘라 놓은 것이다. 반면, LG전자 곡면 TV는 반지름이 4.6m인 원을 잘라 놓은 모양이다. 쉽게 말해, 반지름의 길이가 짧은 삼성전자 TV가 더 많이 구부러져 있는 것이다. 물론 LG전자는 이에 대해 소비자가 보기에 가장 좋은 곡률을 연구해 결정했다고 반박한다. "많이 휠수록 좋다는 주장은 억지"라는 것이다.

LG전자도 IPS 방식 패널이 VA 방식 패널보다 기술적으로 구부리기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 LG전자 고위 관계자는 "기술적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연구개발로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LG전자에 패널을 공급하는 LG디스플레이는 곡면 TV용 패널에 기술적인 변화를 크게 2가지 줬다고 밝혔다. 우선 기존 TV 패널보다 유리 두께를 20% 정도 얇게 만들었다. 아무래도 얇은 유리가 더 구부리기 쉽다. 또 빛을 내는 픽셀을 감싼 부품을 교체해 구부릴 때 빛이 새나가 색이 번지는 현상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LG전자도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마음을 먹었다. 삼성이 아몰레드를 만든 것처럼 아예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먼저 개발하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에서 OLED 패널을 사용한 55·65·78인치 곡면 초고화질(UHD) TV를 선보였다. LG전자 하현회 사장은 11일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올해 65·77인치 곡면 UHD OLED TV를 출시하겠다"고 말했다.

OLED는 마음대로 구부리고 나아가 접을 수도 있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장치다. OLED 앞에서 곡률 논쟁은 무의미하다. 또 전기 소모량, 명암비, 응답 속도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제품을 압도한다. 문제는 아직 기술적으로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OLED를 TV에 적용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그래서 올해 OLED를 출시할 계획이 없다. 반면 LG전자 하현회 사장은 "머지않아 OLED TV가 주류로 떠오를 것"이라며 "OLED로 TV 시장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도 시간이 지나면 한계를 드러낸다. 그 한계를 성공적으로 뛰어넘는 기업이 바로 미래 시장의 강자다. 결국 시장이 두 회사의 기술 논쟁에 대한 평가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TN(Twisted Nematic)

초기 LCD 디스플레이에 사용한 기술. 응답 속도가 빨라 잔상이 남지 않고, 단가가 싸다. 그러나 시야각이 좁다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 노트북처럼 혼자 정면에서 사용하는 장치에선 오래 쓰였지만, TV처럼 여러 명이 함께 보는 장치에선 곧 퇴출당했다.

☞VA(Vertical Alignment)·IPS((In-Plane Switching)

VA는 액정을 구성하는 분자가 수직으로 이동하는 방식의 패널이며, IPS는 수평으로 이동하는 방식의 패널이다. IPS는 시야각이 넓고, 색감이 좋다는 장점이 있다. VA 방식의 장점은 명암비가 좋다는 것이다.

[백강녕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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