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뉴시스】김지훈 기자 = 세월호 침몰 사고 20일째인 5일 오후 정홍원 국무총리가 실종자 가족들을 찾았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 없이 방문한 정 총리 일행에 가족들은 여전히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7시께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 마련된 가족대책본부에서 정 총리와 실종자 가족들이 자리한 가운데 브리핑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시신 유실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현장감 없는 정부 대책에 불만을 드러냈다. 정부 관계자의 엉뚱한 답변에 황당하다는 반응도 보였다.
한 실종자 가족이 "현장과 너무 동떨어진 얘기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정부 관계자는 지난달 30일 진행했던 '전문가 회의'를 거론하며 "아이디어라는 게 일반인들에게서도 나올 수 있다. 말씀하실 거 있으면(얘기하시라)"고 말했다.
사고 20일째가 지났음에도 실종자 가족들에게 아이디어를 찾은 것이다. 정부가 대화를 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사고 발생 이후 제대로 된 매뉴얼 없이 우왕좌왕했던 사례에 비춰볼 때 실종자 가족들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격앙했다.
지난 3일 문재인 의원이 방문했을 때 한 학부모가 "(정부는) 왜 항상 우리한테 요구해요. (정부가) 전문가잖아요. 왜 우리한테 요구를 하냐고요. (정부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고요"라고 울분을 토했지만 달라진 게 없는 셈이다.
이에 한 실종자 가족이 "그렇게 '다음 기회에'라고 말할 시간이 없다"고 채근하자 정부 관계자는 "원하시면 (회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리겠다. 내일 오전 9시에 또 설명하겠다"며 서둘러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이후 정 총리 일행은 오후 8시40분께 가족대책본부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타고 팽목항을 떠났다.
앞서 정 총리는 사고대책본부를 찾아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으로부터 구조 수색상황을 보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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