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쉬안(唐家璇) 전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중국과 일본의 유력 정·재계 인사들로 구성된 모임이 2년 반 만에 재개돼 중·일 관계 개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0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언론 보도에 따르면 탕 전 국무위원이 중국측 단장을 맡은 ‘신 중·일 우호 21세기 위원회’가 오는 6월 4∼6일 나가사키(長崎)에서 2011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개최된다. 위원회 개최는 2012년 9월 일본 정부가 중·일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 조치를 취한 이후 무기한 연기됐었다.
탕 전 국무위원은 나가사키현의 나카무라 호도(中村法道) 지사와 면담하는 한편 7일 주후쿠오카(福岡) 중국 총영사관이 개최하는 ‘규슈(九州) 중·일 우호 교류 대회’에 참석하는 등 지방자치단체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앞서 4월 말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東京)도지사를 중국 정부 영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台) 국빈관으로 초청해 중·일 관계 개선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이 지자체 간 협력을 강화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을 압박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외교가의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히는 탕 전 국무위원이 중·일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탕 전 국무위원이 올해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중·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탕 전 국무위원은 중국의 대일정책에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하나 기자 han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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