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권지영 기자] '조선총잡이' 유오성 전혜빈 부녀의 차갑게 식은 심장의 이유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극에서 긴장감을 담당하는 악역이지만, 무조건 비난할 수 없는 그의 행동의 이유가 조금씩 드러나면서 풍성한 관전 포인트를 제공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조선총잡이'에서는 보부상단 수장 최원신(유오성 분)과 그의 딸 혜원(전혜빈 분)의 이야기가 공개됐다.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상단을 이끄는 수장으로 남부러울 것 없이 사는 것 같은 이들이지만, 사실 이들은 노비 출신이라는 아픔을 지니고 있었다.

이날 혜원은 원신이 몸종 연하(김현수 분)를 송대감의 노리개로 보내자 원망했다. 혜원은 자신도 몸종이었다면서, 대감에 겁탈당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원신의 행동을 비난했다. 원신은 혜원의 입에서 아픈 과거가 나오자 "그만해"라고 소리치며 아비로서 딸을 지키지 못했던 슬픔을 숨겨야만 하는 쓰린 표정을 지어 시선을 끌었다.

원신은 수구파 김좌영의 명을 받는 피도 눈물도 없는 야망의 저격수다. 명을 받아 사람을 죽이고 그 대가로 보부상단 수장 자리 오른 그는 차가운 심장과 강철 체력으로 윤강(이준기 분)과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이날 그가 유독 딸 혜원 앞에서 꼼짝 못하는 이유가 한자락 드러나면서 연민을 느끼게 했다.

혜원도 날선 눈빛과 서늘한 말투로 그 누구보다 더욱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는, 여인보다 상인으로 살아가는 인물. 그는 아픈 과거를 치유하기 위해 뜨거운 울분을 억누르고 봉인, 돈을 버는 데에만 신경을 쏟으며 누구도 쉽게 범접하기 힘든 차가움으로 무장했다. 하지만 이는 혜원이 자신을 구해준 윤강에게 마음을 뺏기게 되면서 사랑의 불길에 스스로 무너질 처절하게 슬픈 운명을 예고하는 듯해 아련함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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