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웨이보를 통해 화제가 된 화제의 사진. 거지 할아버지가 구걸로 얻은 지폐뭉치를 바닥에 펼쳐놓고 세고 있다.
베이징서역 부근에서 구걸하는 노인이 한달에 1만위안(165만원)이 넘는 수입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베이징 지역신문 신징바오(新京报)의 보도에 따르면 최근 한 언론인이 자신의 웨이보(微博, 중국판 트위터)에 노인이 우체국 로비에 쭈그리고 앉아 바닥에 수북히 쌓인 1위안짜리 지폐를 세고 있는 장면, 우체국 보안요원이 노인의 옆에 와서 지폐를 함께 세고 있는 장면을 담은 사진을 각각 게재했다.
언론인은 웨이보를 통해 "젠궈먼내대가(建国门内大街) 우체국에서 이같은 모습을 발견했다"며 "노인은 장쑤(江苏)에서 왔으며 구걸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고 매달 1만위안(165만원) 가량을 고향에 보낸다"고 전했다. 이같은 사진은 웨이보를 통해 확산되며 순식간에 화제가 됐다.
신문은 "우체국 관계자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노인이 실제로 베이징서역 부근에서 구걸을 하며 종종 우체국에 1위안짜리 지폐가 담긴 마대자루를 들고 방문해 돈을 송금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우체국 관계자는 "노인이 종종 우체국에 검은색 마대자루를 들고 나타난다"며 "마대자루 안에는 1위안짜리 지폐나 동전이 가장 많으며 가끔씩 5위안, 10위안, 100위안짜리도 있다"고 말했다.
한 지인은 "연휴 때는 평소보다 더 많은 돈을 들고 와 2~3만위안(336~507만원)을 송금할 때도 있다"며 "노인이 이전에 세녀가 대학을 다니고 집도 지어야 하기 때문에 돈을 보낸다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신문은 지난 17일 수소문 끝에 베이징서역 7호 대합실에서 노인을 만날 수 있었다. 노인은 쉬저우(徐州)에서 온 70대의 리(李)모 씨로 현재 고향에 2남 1녀를 두고 있으며 자녀들은 대학을 다니며 농사를 짓고 있다.
노인은 10년 전부터 베이징서역 4~7호 대합실에서 구걸을 해 왔으며 역 지하 1층 바닥에서 잠을 잔다. 노인은 "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잘 모른다"며 "노후를 위해 구걸하고 있다"고 답했다. [온바오 강희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