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모님 고향인 한국의 도움 절실해요"
[사랑의 징검다리] 교통사고 당한 중국동포 이치량 씨
오늘도 이치량(47) 씨는 병원 주위를 서성거립니다. 병실에 삼삼오오 모인 다른 가족들의 다정한 모습을 보면 마음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치량 씨 고향은 중국 지린 성입니다. 지난 2009년에 한국에 왔지요. 치량 씨는 중국에서 결혼도 하고 남부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와 아내가 투병하면서 돈 벌러 한국에 왔지요.
가족들 품이 그리웠지만 어머니와 아내만 완치될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고 자신했습니다. 하지만 그 사이 둘 다 저세상으로 가버려 삶의 목표가 사라진 상태입니다.
어머니·아내 치료비 벌기 위해 한국행
직장 부도에 사고로 다리뼈 으스러져
다니던 경남의 회사마저 부도가 나면서 한동안 수입 없이 지내야 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동료들과의 모임을 끝내고 돌아가다가 그만 큰 사고를 당합니다.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넘어진 것이지요.
오른쪽 발목이 으스러지고, 뼈가 부서져 수술을 5번이나 받았습니다. 피부가 떨어져 이식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들과 마신 한 잔의 술이 화근이 되어 보상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견디기 힘든 고통에도 치량 씨는 항상 웃으면서 사람들을 대합니다. 심성이 곱지요.
자신을 걱정해주는 병원 직원에게는 항상 미안해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몸이 나으면 병원비를 내겠으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신 나눠서 낼 수 있게 해주세요."
그 모습이 안타까워 병원 측에서 의료비를 지원해주는 여러 단체에 문의했지만 중국 국적의 치량 씨를 도와줄 곳은 없었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도와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공안이었던 아버지는 치량 씨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그로 인해 어머니께서 온갖 행상을 하며 자식들을 키웠습니다. 형들도 모두 죽었지요.
어머니는 일찍 하늘나라로 간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으셨죠. 그러다 간염에 걸렸고, 오랫동안 입원하시다가 3년 전 결국 돌아가셨습니다.
한국에서 돈을 버느라 치량 씨는 어머니의 임종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공장 공터에서 한 맺힌 울음을 터트릴 수밖에 없었지요.
중국에 가고 싶어도 남은 아내를 위해 계속 한국에서 일을 했습니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내는 지난 2010년 간염이 악화돼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치량 씨가 돈을 벌어야 했던 이유가 모두 사라져 버린 것이지요. 아들마저 결혼한 뒤로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결국 치량 씨는 중국이 아닌 한국에 계속 머무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지난해 가을 당한 사고는 치량 씨의 삶에 대한 의지를 무참히 꺾어 놓았습니다.
치량 씨의 조부모님은 한국이 고향입니다. 그래서인지 가슴 아픈 추억만 있는 중국보다는 한국이 더 정이 갑니다.
으스러진 다리뼈가 자랄 때까지 다리에 철심을 박은 채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늘어만 가는 병원비와 퇴원 후 갈 곳도 없는 현실이 치량 씨를 잠 못 들게 합니다.
잇단 가족의 사망과, 자신의 사고로 힘겨워하는 치량 씨에게 여러분의 따뜻한 손길을 보내주세요.
△신가람 삼성창원병원 사회사업실 의료사회복지사 055-290-6284.
△계좌번호 부산은행 315-13-000016-3 부산공동모금회 051-441-9423~4.
△지난 24일 영해 씨 이야기 78명의 후원자 385만 6천 원.
※'사랑의 징검다리'는 TBN부산교통방송(94.9㎒)에서 매주 목요일 오전 9시30분에 방송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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