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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기자, 직접뜯은 나물에 "으음" 묘한 신음

[기타] | 발행시간: 2012.03.31일 00:14

[기자들이 간다 좌충우돌 1박 2일] 봄이 가장 먼저 오는 곳, 해남 땅끝마을

미황사 뒷뜰 반가운 쑥·머위·갓 … 나물 캐러 쪼그렸더니 뱃살에 기우뚱

전남 해남의 미황사 법당 뒤 언덕에서 기자들이 봄나물을 캐고 있다. 두리번거릴 때는 보이지 않던 나물이 한 곳을 가만히 응시하자 눈에 쏙쏙 들어왔다. 곁에서 지켜보던 스님이 한마디했다. “움직이면 안 보입니다. 멈춰야 보입니다.” [박종근 기자]

이번 주는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입니다. 어휴~ 남도까지 언제 가느냐고요? 저희도 그랬습니다. 목포 아래 해남까지 언제 가느냐고. 막상 떠나보니 어렵지 않더군요. 요즘은 남쪽으로 갈수록 더 진한 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릇하게 오른 보리 싹만 봐도 한 달 묵은 스트레스는 휙 날아갑니다. 왁자지껄, 좌충우돌 기자들이 실시간으로 움직이는 1박2일, 여러분도 탑승하세요. 자아, 출~발!

07:20 ~ 서울 중구 출발

남녘, 파릇하게 오른 보리밭

딱 천리 길이다. 서울에서 반도의 끝, 해남 땅끝마을까지. 19일 오전 7시20분 승합차는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사옥을 출발했다. 남쪽으로 갈수록 바깥 풍경이 파래진다. 보리밭 때문이다. 공주·부여·정읍·영광을 지나 남하할수록 보리 싹이 한 움큼씩 올라와 있다. 봄은 올라오고, 우리는 내려갔다.

11:40 ~ 12:55 해남 도착

윤선도 종택, 월요일은 휴관입니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갈수록 길이 좁아진다. 내비게이션에는 분명 '해남 윤선도 유적'이라고 찍었다. 그런데 차는 계속 산으로 들어간다. 거의 배가 산으로 가는 분위기다. 길 양 옆은 깊게 깎여 있다. 바퀴라도 빠지면 '대형사고'다. 이마에서 땀이 삐질 삐질 난다. 너 나 할 것 없이 투덜댄다. “아니, 고산 윤선도의 종택이 왜 이리 외진 곳에 있지?” 이소아 기자가 답한다. “사람들이 하도 문화유적지를 안 찾으니까 그렇지. 이게 성묘길이지 유적지 답사길인가. ”

한참을 갔다. 산속에서 인부들이 보였다. 반가웠다. 얼른 차에서 내려 물었다. “이쪽으로 가면 윤선도 종택이 나오나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아따, 어째서 이리로 왔당가. 이짝으로 가면 윤선도 묘소랑께. 종택은 저짝으로 가야제.” 에고, 왔던 길과 반대편이다. 낑낑대며 차를 돌렸다. 다시 내비게이션에 '녹우당'(해남 윤씨 종택)을 찍었다. 왔던 길을 되밟으며 구불구불 녹우당을 찾아갔다. 여기서 팁 하나! 해남에서 '윤선도 유적'이란 표지판은 요주의 1호. 종택이 아니라 묘소로 가는 길이다.

드디어 녹우당에 도착했다. 북에 둔 고향이라도 찾은 기분이다. 사방이 조용하다. 인적도 없다. 백성호 기자가 감탄한다. “붐비지도 않고 고즈넉하니, 참 좋네.” 입구에 가니 세 글자가 보인다. 휴·관·일. 매주 월요일은 쉰단다. “그래서 고즈넉했나?”

12:55 ~ 13:55 점심 식사

해물탕은 이제 안 한당께

용궁해물탕의 참게탕.'꼬르륵' 배꼽도 운다. 일찍 일어나느라 다들 아침을 걸렀다. 주린 배를 안고 해남 읍내 식당으로 갔다. '용궁 해물탕'. 여행전문가인 선배 기자가 '강추'(강력 추천)한 곳이다. 무려 20년 된 해물탕집, 해남의 손꼽히는 맛집이라고 했다. 식당으로 들어갔다. “소문 듣고 왔어요. 여기, 해물탕 주세요!” 주인 아주머니의 한마디. “한 70일 됐지라. 메뉴 바꾼 지.“ “어? 여기 해물탕집 아니에요?” “맞긴 맞는디, 해물탕은 이제 안 허요. 참게탕으로 바꿨응께.” 해남과 목포 사이 바다를 막으면서 물 좋은 해산물이 줄었단다. 주인은 그대로다.

할 수 없다. 참게탕을 주문했다. 대(大)자가 5만원. 이세영 기자는 “진득하게 매운맛. 신토불이 참맛. 자꾸 숟가락이 간다”고 했고, 박종근 기자는 “밑반찬이 참 맛있다. 참게탕은 텁텁한 맛에 정체성이 좀 애매하다”고 평했다. 해물탕은 여전히 아쉽다. 하긴, 못 먹는 떡이 더 커보이는 법이니. 훌쩍.

14:10 ~ 15:15 두륜산 케이블카

한라산을 못 봤다, 그놈의 안개 때문에

식사 후에 두륜산 케이블카(왕복 대인 8000원, 소인 5000원)를 탔다. 읍내에서 15분 거리다. 처음에는 다들 심드렁했다. “촌스럽게 여기까지 와서 케이블카를 타나?” 김호준 기자는 막상 타고서도 주머니에 손 넣고 짝다리를 짚는다. “이 정도야 뭐.” 그런데 고도가 올라가자 얼굴색이 바뀐다. 어느새 천장의 손잡이를 꽈악 붙들고 섰다. 이소아 기자가 쏘아붙인다. “어디 갔어? 아까 자신감, 이거 어디 갔어?”

꼭대기의 전망대. 풍경이 산수화다. 백두대간을 타고 내려오던 기운이 땅끝마을에서 바다로 확 뿌려진다. 그 흩뿌린 점들이 하나둘 내려앉아 남도의 섬이 된다. 횡간도와 보길도가 멀리서 손짓한다. 그 앞에는 산들이 병풍처럼 겹쳐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두륜산에 오르면 한라산이 보인다'고 기록돼 있다. 다들 눈을 동그랗게 뜬다. 날이 맑을 때는 '천공의 섬 라퓨타'처럼 바다 위에 뜬 한라산이 육안으로 보인다. 여기서 제주도가 보인다고? 믿기지 않지만 사실이었다. 그날? 그놈의 안개 땜에.

15:45 ~ 17:25 미황사 템플 라이프

머위가 도대체 어디 있어요

달마산 미황사로 갔다. 동백꽃이 빨갰다. 주지 금강 스님은 “지금 막 동백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꽃 피는 게 예년보다 2주 정도 늦다”고 말했다. 매화는 멍울만 져 있다. 급하게 핀 마음 급한 진달래도 한 그루 있었다. 기자들은 목장갑과 과일 깎는 칼을 하나씩 집었다. 그리고 법당 뒤 언덕으로 갔다. 봄나물 캐기 체험이다. 미황사의 당일치기 '템플 라이프' 프로그램의 일부다

야트막한 언덕으로 떨어지는 봄볕이 살갑다. 그 볕을 등에 지고 쑥과 머위를 캘 참이다. 스님이 살짝 힌트를 준다. “쑥은 다 알죠? 머위는 요렇게 생긴 거예요. 뿌리와 대의 중간을 자르세요. 그럼 뿌리에서 또 대가 올라오니까.” 비탈진 언덕에 다들 쪼그리고 앉았다. 기우뚱했다. 뱃살이 문제다.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는데 피가 거꾸로 솟는다. “군대 있을 때 이런 건 다 아랫것들 시켰는데. 에고, 나물 캘 줄 알았으면 다이어트 좀 할 걸.” 예비역 공군장교 이세영 기자의 한숨에 땅이 꺼진다.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리 둘러봐도 머위가 안 보인다. 이은주 기자의 눈이 동그래진다. “스님, 자리를 잘못 골랐어요. 여기는 머위가 하나도 없는데요.” 금강 스님이 싱긋이 웃으며 손가락으로 딱 집는다. “이건 뭐예요?” 쪼그린 발 앞에 머위대가 쑤욱 올라와 있다. 우와~ 신기하다. “분명히 없었는데, 너 언제 올라왔니?” 스님의 대답이 가슴에 남는다. “움직이면 안 보입니다. 가만히 있어야 보입니다. 우리 마음도 그래요.” 정말 그랬다. 눈을 뜨고 한참 봤더니 나물이 쏙쏙 들어온다. 백성호 기자가 쑥을 잡았는데 뿌리째 확 뽑혔다. 참다 못한 스님의 관전평 한 마디. “집에 가져가서 '옮겨심기'하려고?”

처음에는 심심풀이였다. 캐다 보니 서바이벌이 됐다. 서로 많이 캐려고 경쟁이다. 시골이 고향인 박종근 기자는 '나물 캐기 머신'으로 돌변한다. 쓱싹쓱싹 순식간에 해치운다. '나물의 달인' 이소아 기자는 쪼그려 앉는 자세부터 포스가 넘친다. 남들이 한 시간 캐는 분량을 10분 만에 해치운다. 바구니에 쌓인 나물도 수북하다. 누군가 한 마디 한다. “쑥 캐는 손이 너무 빨라서 보이지도 않네. 완전 칼잡이네, 칼잡이야.” 김호준 기자도 샘이 난다. “옛날에 동네에서 '한 쑥' 했나 보지?”

17:50 ~ 18:25 땅끝 바닷가

박 선배, 우리 그만 좀 뛰면 안될까

땅끝마을 송호 해변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점프를 했다. 사진기자의 주문에 20분간 풀쩍풀쩍 뛰었다. 그래도 노을이 얹힌 남도의 섬들은 눈물나게 아름다웠다. [박종근 기자]

해가 떨어진다. 서둘러 땅끝마을로 갔다. 한반도의 최남단이다. 북위 34도17분21초. 육당 최남선은 『조선상식문답』에서 '해남 땅끝에서 서울까지 천리, 서울에서 함경북도 온성까지 이천리. 그래서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노래했다. 여기서 취재사진을 한 장 건져야 한다. 그런데 석양이 안 보인다. 해가 오른쪽 산 너머로 지고 있다. 후다닥, 근처 송호해변으로 갔다.

저녁 바다, 아무도 없다. 기자들만 모래사장에 섰다. 졸지에 모델이 될 수 밖에. 박종근 기자가 말한다. “하나 둘 셋! 하면 점프해! 자~아.” 풀쩍, 풀쩍, 풀쩍. “더 높이. 개구리처럼 뛰어야지. 한 번만 더!” 풀쩍, 풀쩍. 아이쿠, 쉽지 않다. 바닷바람도 차고, 다리도 후들거리고, 착지할 때 충격도 있다. “자아, 마지막 한 번.” 풀쩍, 풀쩍. “이번엔 진짜 마지막!” “정말 마지막!” “딱 한 번만!” 그렇게 20분간 찍었다. 덜덜덜 떨며 차문을 열던 기자들이 입을 모은다. “어~휴, 기자를 믿은 우리가 잘못이지.”

18:45 ~ 20:30 저녁 식사

미황사 절밥, 영혼 울리는 소울 푸드

미황사에서 먹은 절밥.어둑어둑해졌다. 다시 미황사로 갔다. 낮에 뜯은 나물로 저녁상이 차려진다. 식사도 '템플 라이프' 프로그램의 일부다. 맛이 어떨까. 궁금하다. 쑥은 쑥전으로, 머위는 무침으로, 갓은 국으로 나왔다. 한눈에 봐도 건강식이다. 이은주 기자가 말했다. “나물 캐기가 그렇게 힘들 줄 몰랐어. 그걸 아니까 나물 몇 점 집기도 미안하네.” 이소아 기자가 거든다. “일단 먹으면서 생각하세요.”

젓가락으로 머위 무침을 집는다. 입에 넣었다. 향이 물씬, 입안 가득 봄이 온다. 다들 눈을 감는다. “으으~음.” 묘한 신음소리가 밥상에서 터진다. 지극히 원초적인 감상평이다. 이번에는 쑥전. 쑥으로 지짐도 부치나. 처음 맛보는 메뉴다. 그런데 씹을 때마다 향긋, 아삭, 향긋, 아삭하다. 우와, 장난이 아니다. 이소아 기자는 반했다. “절밥은 처음인데, 이건 완전 솔(SOUL) 푸드네요. 영혼을 울리는 밥이에요.” 미황사 절밥은 정말 강추다!

20:50 ~ 숙소

100년 된 여관, 콘텐트는 좋은데

유선관의 아침 밥상.캄캄해졌다. 숙소는 대흥사 초입의 유선관(遊仙館). 100년 된 한옥 여관이다. 운치가 좋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장군의 아들' '서편제' '천년학'을 여기서 찍었다. 임 감독의 칠순 잔치도 여기서 했다고 한다. 마루와 난간에 빼곡히 둘러 앉은 구경꾼 속에서 영화 속 오정해씨가 창(唱)을 했던 장소다.

무엇보다 아랫목이 뜨끈뜨끈하다. 방에 들어가자 기자들이 마른 오징어가 된다. 착 달라붙어 등도 지지고, 배도 지진다. 불판이 따로 없다. '매화꽃방' '감나무방' '벗나무방' 등 방 이름도 정겹다. 아침 일찍 일어나 3분 거리인 대흥사를 거닐어도 그만이다. 아침에 방으로 들여오는 밥상도 좋다. 대신 공동 화장실과 샤워실은 좀 불편하다. 남도에서 기대한 푸근한 인심과 달리 퉁명스러운 서비스는 실망스러웠다.

09:00 ~ 10:30 다시 찾은 녹우당

녹우당, 명당이란 이런 곳

동틀 무렵의 대흥사 뒷산. 산능선이 부처님이 누워 있는 모양이다. 오른편의 볼록한 부분이 옆얼굴, 가운데가 두 손, 왼편이 다리다. [박종근 기자] 이튿날 아침 '어부사시사'등 시조의 대가 였던 고산 윤선도의 자취가 있는 녹우당으로 갔다. 한눈에 봐도 좌청룡, 우백호의 산세다. 마침 이연숙 문화관광해설사가 왔다. 명당의 조건을 설명한다. “옛날 명당은 '장풍득수(藏風得水·바람은 가두고 물은 거둔다)'였죠. 풍수란 말도 거기서 왔어요. 그런데 요즘 명당은 어떤 곳인지 아세요?” 기자들이 서로 얼굴만 쳐다본다. “명당도 시대에 따라 변합니다. 요즘 명당은 '좌전철, 우마트'예요.” 웃음이 터졌다. 이세영 기자가 아쉬워한다. “에잇, 우리집은 좌전철도 안 되고, 우마트도 안 되네. 아, 우수퍼는 된다.”

땅끝에 봄이 왔음을 알리는 동백꽃. [박종근 기자] 녹우당은 해남 윤씨의 종택이다. 500년 동안 주인이 바뀐 적이 없다고 한다. 지금은 고산 윤선도의 14대 종손이 살고 있다. 예전에는 99칸이었는데, 지금은 55칸만 남아 있다. “'녹우(綠雨)'가 무슨 뜻인지 아세요?” 기자들은 또 눈만 멀뚱멀뚱하다. “옛날에는 농사가 가장 중요한 일이었잖아요. 모내기철에는 논에 물을 가둬야 해요. 그때 내리는 비를 초록비, 즉 '녹우'라고 불렀어요.” 그 말을 들으니 왠지 찡했다. '녹우당'이란 이름을 지을 만큼 초록비를 바라던 마음이 간절했구나.

10:30 ~ 서울로

영광 한정식, 밥 세 공기 뚝딱

기와 지붕 끝에 처마를 덧댄 양식이 독특한 녹우당. 기자들은 “베란다를 확장한 거네”라며 감탄했다. [박종근 기자]해남을 출발, 서울로 향했다. 가는 길에 영광(12:30 도착)에서 점심을 먹었다. 백성호 기자가 “지금껏 먹은 한정식집 중에 최고였다”고 추천하는 영광의 문정 한정식으로 갔다. 음식은 상 단위로 나왔다. 4~5인 한 상에 10만원이다. 간장게장, 보리굴비, 굴무침 등 반찬 수만 40가지가 훌쩍 넘었다. 평소 입이 짧기로 유명한 김호준 기자는 밥을 세 공기 반이나 먹고, 누룽지 숭늉까지 비웠다. 김 기자는 “눈으로 보고 놀랐고, 입으로 먹고 또 놀랐다”고 했다. 백 기자도 촌평을 했다. “절밥은 영혼을 채워주고, 한정식은 욕망을 채워주네.” 오후 1시30분 서울로 출발, 4시간20분 만에 도착했다. 해남의 봄내음, 생큐!

함께 간 기자들이 뽑은 '감동 포인트'

영광의 문정 한정식에서 나온 간장 게장.Saturday팀 기자들의 나이는 30~40대, 취향과 개성이 각기 다릅니다. 밥을 먹을 때도, 경치를 볼 때도 평은 천차만별이죠. 그래서 티격태격합니다. 여행지에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포인트? 다 달라요. 그래서 골랐습니다. 내 맘대로 베스트!

이은주 팀장: 미황사에서 나물 캐고 나물반찬으로 저녁 먹기. 머위무침과 쑥전, 향긋한 감동 !

박종근 기자: 두륜산 와불. 해뜨기 직전 선명한 실루엣으로 보인 대흥사 뒤에 누운 부처님 모습.

백성호 기자: 녹우당에서 만난 300년 된 소나무. 둘레만 3.4m. 그렇게 웅장한 소나무는 처음 봐.

이세영 기자: 송호해수욕장 바닷가. 아늑하면서도 가슴이 탁 트이는 땅끝 그곳.

김호준 기자: 두륜산 정상. 바다·산·들판이 한꺼번에 보인다. 야~호~ !

이소아 기자: 미황사에서 먹은 나물 절밥. 이건 밥이 아니야. 아트야~ !

현지에서 건진 팁 팁 팁

왕벚꽃길,메타세쿼이어길 … 드라이브 코스로도 멋져

서울에서 해남까지는 약 396km. 승용차로는 편도로 약 5시간 반이나 걸리는 장거리다. 하지만 경부고속도로·천안~논산고속도로·서해안고속도로 등 해남까지 가는 주요 도로들이 대부분 시속 110km까지 달릴 수 있다. 길이 막히지 않는다면 4시간 반 정도에 주파할 수 있다.

해남을 지나다 보면 아름다운 가로수길이 수시로 펼쳐진다. 이곳은 제주와 함께 왕벚꽃나무 자생지로도 유명하다. 그중에서도 왕벚꽃길(고산 윤선도 유적지 입구~해남군 삼산면), 메타세쿼이어길(삼산면~대흥사), 천연자연림길(대흥사). 송호해변 해송림길(땅끝마을) 등이 유명하다. 드라이브 코스로 손색이 없다.

해남은 윤선도 고택과 박물관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윤선도 생가는 서울 종로구 연지동이다. 해남과 인연을 맺은 것은 17세에 남원 윤씨와 결혼하면서부터다. 그나마 25세가 돼서야 지금의 해남 녹우당을 들렀다고 한다.

봄나물 캐기의 기본 준비물은 목장갑과 과도. 머위를 캘 때는 흙에 묻힌 부분을 칼로 살살 걷어내면 붉은 잎대와 도톰한 뿌리가 보이는데 뿌리 바로 위에서 자르면 된다. 뿌리 쪽에 영양소가 많다고 한다. 쑥은 지그시 옆으로 눕히면 여러 쑥잎이 합쳐진 뽀얀 대가 보인다. 여기를 자르면 한꺼번에 깨끗하게 캘 수 있다.

해남 미황사(www.mihwangsa.com)에서는 1년 365일 언제나 '산사체험(템플스테이)'을 할 수 있다. 사찰예절·참선·다도·산책·사찰음식 등이 주요 프로그램인데 아침·저녁 예불 등 기본 프로그램만 소화하고 개인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1박2일에 성인 5만원, 학생 3만원, 개인실은 8만원이다. 반나절 체험 코스인 '템플라이프'도 인기인데 주로 개인보다 단체가 많다. 최대 120명까지 수용 가능해 최근엔 반 단위로 수학여행을 오거나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단체로 방문하기도 한다. 인근 대흥사(www.daeheungsa.co.kr)에도 비슷한 산사 체험 코스가 있다. 예약은 필수.

흔히 해남 하면 남해와 맞닿아 있다는 생각에 회만 유명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해남은 드넓은 곡창지대를 자랑하는 남도답게 회 말고도 먹거리가 많다. 요즘은 산채비빔밥·보리밥·버섯요리·닭요리 등이 별미다. 해남을 대표하는 4대 음식은 김·딸기·고구마·한우다.

조계종 교구 본사인 대흥사도 해남에 있다. 차로 유명한 초의선사가 이곳에 주석하며 실학파 학자들과 교분을 나눴던 곳이다. 사찰 너머로 보이는 산 능선이 누워 있는 부처의 얼굴과 똑닮았다.

백성호.박종근 기자 joke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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