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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직격탄 인천항 보따리상이 사라진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4.12.02일 10:23
(흑룡강신문=하얼빈)인천항 보따리상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곧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 출국장.

  

  한·중 양국은 지난 11월 10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한·중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다. 한·중 FTA 체결로 연간 87억달러에 해당하는 대중 수출 물품의 관세가 협정 발효 즉시 철폐되며, 458억달러에 해당하는 물품은 발효 10년 후 관세가 철폐된다. 그간 양국 간 관세 차에 의존해 수익을 내온 보따리상의 수입이 줄어드는 셈이다.

  통관절차와 같은 각종 비(非)관세장벽도 대폭 개선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700달러(약 77만원) 이하 물품에 대해 원산지증명서 제출이 사라지고, 48시간 내 통관, 특송화물 서류 폐지 등 통관절차가 간단해진다. 보따리상은 통관절차가 까다로운 중국 해관(세관)의 비관세장벽을 발품을 팔아 뚫어왔다. 한·중 FTA 체결로 비관세장벽이 낮아지면, 더이상 발품 팔 이유가 사라진다.

  인천항 일대의 보따리상은 예상보다 더 빨리 자취를 감춰 가는 중이다. 제2국제여객터미널과 차로 20분 정도 떨어진 인천시 중구 연안부두로의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중국 산동성 옌타이(烟台)에서 출항한 향설란호가 이날 낮 12시30분 입항했다. 짐을 찾아 세관검사를 마치고 입국장에 들어온 사람은 중국인 단체여행객이 대다수였다. 짐 가방은 칙칙한 색의 대형 이민가방 대신 형형색색의 소형 캐리어가 주를 이뤘다. 칭다오맥주와 옌타이 장위(張裕)와인 등 면세주류를 박스째 카트에 옮겨 싣고 입국장을 나가는 사람은 2~3명에 그쳤다. 인천항 보안공사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보따리상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은 랴오닝성 단동(丹東), 다롄(大連), 잉커우(營口)를 비롯 친황다오(秦皇島), 스다오(石島), 옌타이행 배가 출항하는 곳이다. 특히 단동, 다롄 등은 조선족 동포들이 집중 거주하는 동북3성으로 향하는 바닷길 관문이라 과거에는 배가 입항하면 중국산 농산물을 가득 싣고 몰려오는 조선족 보따리상들로 입국장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짐을 가득 짊어진 보따리상들이 인천항 제2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고 있다.

  인천항여객터미널관리센터(IPPT)에 따르면, 지난해 인천항을 통해 한·중 국제여객선을 이용한 사람은 91만8437명. 이 중 보따리상은 28만3019명(추정)으로, 전체의 30%가량이다. 지난 2011년 46만4802명에 비해 절반 가까이 급감한 것이다. 과거 한때 한·중 국제여객선 승선객의 70% 이상이 보따리상이었다. 2011년만 해도 5000명에 달한 보따리상은 급속히 줄었다. 여전히 활동하는 보따리상은 1000명 내외로 추산된다.

  보따리상은 1992년 한·중수교 이후 한·중교역을 주도한 일등공신이다. 2013년 기준으로 한·중 간 교역규모는 2700억달러(약 한화 297조원). 보따리상은 양국에서 화물을 직접 들고 바다를 건너는 운반상을 뜻한다. 현대판 보부상으로, 물건을 직접 들고 다닌다 해서 중국에서는 ‘다이공(帶工)’으로 부른다. 화물을 한데 모아 소매상에 넘기는 수집상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보따리상들은 한·중수교 직후부터 중국의 농산품을 들고 와 풀고, 빈 가방에 한국의 공산품을 채워 다시 중국으로 실어 날랐다. 보따리상이 황해(黃海)를 부지런히 오간 덕에 중국은 한국의 최대 교역국, 한국은 중국의 세 번째 교역국이 됐다.

  보따리상이 급증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직후다. 그간 보따리상은 참깨, 고추, 잣 등 저렴한 중국산 농산물을 한국으로 들여와 한국내 농산물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참깨 630%, 콩 487%, 마늘 360%, 고추 270% 등 초고율 관세를 ‘한국 농가 보호’란 이름으로 부과해 왔다. 중국산 한약재와 애완견, 짝퉁 비아그라를 비롯한 약품류도 이들의 주된 운송품이었다.

  특히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소(小)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인천항은 보따리상의 최대 메카였다. 보따리상들이 성업했던 건 양국 세관의 까다로운 통관절차 탓이다.

  지금도 한·중 간 보따리상은 양국 우정당국이 제공하는 국제 EMS(특급우편)보다 경쟁력이 있다. 제1국제여객터미널에서 만난 조선족 보따리상 이모 사장은 “우체국 EMS보다 ㎏당 단가는 비싼데, 반송되는 경우가 많은 EMS보다 우리가 훨씬 빠르고 안전하다”며 “EMS는 주소도 영어로 일일이 적어야 하지만, 우리는 전화번호만 주면 중국 전역은 물론 내몽골까지도 배달해 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가령 화물을 동북3성 최대 도시인 랴오닝성 선양과 같은 내륙으로 보낼 때 가장 가까운 단동항으로 화물을 보낸 뒤, 현지 택배를 이용해 내륙운송을 하는 구조다. 내륙운송의 경우 선양은 대략 3일, 상하이는 5일 정도면 도착한다. 이 보따리상은 “긴급화물의 경우, 현지 항구에서 물건을 수령한 다음 택시나 오토바이에 태워 물건을 보내기 때문에 당일 저녁에도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며 “총이나 마약만 제외하면 100% 안전하게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국 관세행정의 허점을 교묘히 활용하는 보따리상에 대한 양국 정부의 규제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보따리상 휴대품에 대한 전량 X-레이 검사를 실시하고, 1인당 휴대가능한 화물의 무게를 과거 80㎏에서 50㎏으로 대폭 낮춰버렸다. 또 수화물탁송장에서 취급하는 가방의 가로(90㎝), 세로(63㎝) 규격까지 엄격히 제한했다. 급기야 중국 웨이하이 해관(세관)은 지난 5월부터는 박스 포장을 원천금지하는 조치까지 내놨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보따리상에 대한 통관관리가 엄해지면서, 상당수 보따리상은 ‘소량 컨테이너화물(LCL)’로 전업한 상태다. LCL화물은 말 그대로 여러 화주들의 소량화물을 합쳐 1개 컨테이너에 적재하는 것이다. 이 경우 휴대물품에 실시하는 전량 ‘X-레이’ 검사를 피해갈 수 있다.

  보따리상이 줄어들며 한·중 여객선사도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인천항만공사에 따르면, 한·중 간 국제여객선 이용객은 2011년 104만명을 정점으로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한·중 간 국제여객선 일반여행객과 보따리상의 비중도 2011년 55 대 45에서 2013년 70 대 30으로 변했다.

  이에 한·중 여객선사들은 최근 관광프로그램과 연계하는 상품을 출시하거나, 도착비자(사증) 발급 조건을 완화하는 식으로 항공기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도착비자’는 별도의 비자발급 없이 중국 도착 즉시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국제여객선 특유의 편리한 비자제도다.

  최근 급증하는 중국 관광객들의 집단 보따리상화도 전통적 보따리상의 생계를 심각하게 위협 중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찾은 중국 관광객은 432만명. 이들 중에는 ‘텅 빈’ 대형 이민가방을 들고 한국으로 입국해 화장품과 분유, 의류 등 한국산 공산품을 가방에 가득 채운 뒤 중국으로 돌아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알리바바의 오픈마켓 ‘타오바오(淘寶)’ 등에 올려 판매하는 사람들이 상당수다.

  출처: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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