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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한국 맥주… 목 넘김 좋다며 '라거'만 고집한 탓

[기타] | 발행시간: 2012.04.06일 03:04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국산 맥주 세 가지 논란

①심심한 맛 - 진한 맥주와 발효법 다르고 다양한 배합 시도에 소극적… 브랜드별 맛 차이도 없는 편

②적은 맥아 함량? - 국산도 맥아 100% 있지만 값 싸고 많이 마실 수 있는 대중 맥주 만드는 데 주력

③기술력 부족? - 유명 맥주 위탁생산하기도… "글로벌 브랜드 없는 건 브랜드 파워 없기 때문"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술은 맥주다. 지난해 국내에 출고된 맥주는 총 173만8759kL. 500mL 병맥주 용량으로 계산하면 34억7752만병에 달한다. 만 19세 이상 성인 1명이 1년에 89병씩을 마신 셈이다.

최근 들어 맥주의 맛과 향을 따지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수입 맥주 시장이 커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수입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국산 맥주는 맛이 너무 밍밍하다"고 말한다. 또 제조사와 브랜드가 달라도 하나같이 맛이 비슷하고, 세계 시장에 내놓을 만한 대표 맥주가 없는 한국은 '맥주 후진국'이라는 의견도 있다. 국산 맥주의 맛에 관한 세 가지 의문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보았다.

◇국산 맥주는 싱겁다?

그렇다. 오비맥주나 하이트진로는 개성 넘치는 유럽 맥주보다 국산 맥주의 맛이 옅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국산 맥주의 맛이 다소 심심한 것은 제조 공법에 따른 차이일 뿐 '맛이 진한 맥주가 좋은 맥주'라는 공식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한다.

맥주는 효모(이스트)가 비교적 고온 상태에서 맥주통 위쪽에서 발효하는 상면 발효 맥주(Top Fermentation Beer)와 낮은 온도에서 맥주통 아래쪽에서 발효하는 하면 발효 맥주(Bottom Fermentation Beer)로 구분된다. '에일(Ale)계 맥주'로 통하는 상면 발효 맥주는 알코올 도수가 상대적으로 높고, 맛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에는 전통적 방식인 상면 발효로 만드는 맥주가 많다.

반면 라거(Lager) 맥주라고 부르는 하면 발효 맥주는 시원한 청량감이 특징이다. 상면 발효 맥주와 비교하면 맛이 싱거울 수밖에 없다. 미국과 일본 맥주, '하이네켄' '벡스' 등 유럽의 메이저 브랜드 맥주가 대부분 하면 발효 방식으로 만든다. '카스'나 '하이트' 등 국내 맥주 역시 탄산의 상쾌함과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조하는 라거 맥주이기 때문에 맛이 비슷한 것이다. 한 주류업체 관계자는 "수입 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4~5%일 뿐이고 대다수 소비자는 시원한 맛의 라거 맥주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라거 맥주라고 그 맛이 천편일률적인 것은 아니다. 일본 산토리(Suntory) 교토(京都) 공장의 맥주 제조를 총괄하는 이자와 이치로 매니저는 "맥주는 몰트와 홉(hop)의 종류, 독특한 제조 노하우를 결합해 다양한 맛의 변주(變奏)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단 2개의 맥주회사가 시장을 나눠 먹는 한국은 새로운 맛, 프리미엄 맥주 개발에 무신경하다"며 "세계 시장에서 한국 맥주의 인지도는 '제로'에 가깝다"고 말했다.

◇국산 맥주는 맥아 함량이 적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맥주의 주원료는 보리에 싹을 틔운 맥아(몰트)다. 그러나 맥아 외에 옥수수전분이나 쌀·밀 등 다른 곡물을 섞어서 만드는 맥주도 많다. 일부에선 국산 맥주의 맛이 심심한 것은 맥아 함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산토리 프리미엄 몰츠는 다른 곡물을 섞지 않고 맥아 100%로 만들지만, 카스는 맥아 67%에 전분 등을 섞어 만든다.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몰트 함유량이 좋은 맥주와 나쁜 맥주를 나누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비맥주의 'OB골든라거'나 하이트진로 '맥스'처럼 국내 업체들도 맥아 100%로 만든 맥주를 내놓고 있지만 시중에서는 일반 맥주가 더 많이 팔린다. 부드러운 거품과 특유의 향으로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벨기에 맥주 '호가든'은 맥아 외에 밀이 절반 가까이 들어간다.

오비맥주 최수만 전무는 "맥아 함량이 높으면 원가가 다소 오르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프리미엄 맥주가 모두 맥아 100%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맥아 외에 어떤 부재료를 쓰느냐에 따라 특색 있는 맥주 맛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 맥주 제조사들은 저렴한 가격에, 많은 양을 마실 수 있는 맥주만 만든다는 비판도 있다.

◇한국은 맥주 제조 기술력이 떨어진다?

국내 맥주 회사들은 "제조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오비맥주는 과거 '하이네켄' '뢰벤브로이' 등 글로벌 브랜드 맥주를 위탁생산했다. 또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호가든과 버드와이저는 외국 본사에서 실시하는 품질 평가에서 최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하이트진로 역시 독일 '칼스버그'를 생산한 노하우가 있다.

오비맥주 김동철 상무는 "한국에 글로벌 맥주 브랜드가 없는 것은 기술력이 아닌 브랜드 파워의 차이"라고 말했다. 시원한 맛을 좋아하고 가격 저항이 심한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추다 보니 다양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진중언 기자 jinmi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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