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쾰른=AP/뉴시스】독일 쾰른에서 5일(현지시간)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 시위가 열린 가운데 쾰른 대성당이 반이슬람 시위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모든 조명을 껐다. 독일 드레스덴에서 최대 규모의 1만8000명이 시위를 벌이고, 쾰른 등 독일 전역에서 PEGIDA 찬반 시위가 열리는 등 독일 사회가 반이슬람을 둘러싸고 양분화되는 양상이다. 2015.01.06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지난해 10월부터 독일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반(反) 이슬람 ‘월요 시위’가 확산하는 가운데 이에 반대하는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고 CNN과 BBC 등 외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극우단체 '유럽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PEGIDA)은 이날 오후 5시30분(현지시간) 수도 베를린, 쾰른, 카셀 등 주요 도시에서 ‘월요 시위’를 열었다.
지난해 12월22일 열린 월요 시위에 드레스덴의 오페라하우스 젬퍼오퍼가 PEGIDA를 반대하는 의미로 월요 시위 중 옥외 조명을 끄고 자체 페이스북의 주요 프로필 이미지처럼 ‘난민 환영’이라고 쓴 현수막을 건 데 이어 쾰른 대성당도 이날 PEGIDA를 반대하는 의미로 월요 시위가 건물 그림자에 가려 보이지 않게 옥외 조명을 껐다.
앞서 쾰른 대성당의 주임 신부 노르베르트 펠드호프는 지난해 12월30일 자체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에 “확실히 월요 시위는 성당 조명 아래에서 열리지 못할 것”이라며 “젬퍼오퍼의 본보기를 따라 쾰른 대성당도 어둠에 쌓일 것”이라며 이날 소등을 예고했다.
그는 이어 “대성당은 월요 시위를 지지하는 배경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외국인 혐오, 인종차별, 배타주의에 반대하는 것을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도록 1월5일 월요 시위 중 대성당의 옥외 조명을 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PEGIDA는 자체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시민들에게 “잠에서 깨어나 이슬람 이데올로기의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며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의 이슬람화를 막아야 한다”고 시위 동참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다른 문화권 출신 사람이 어떤 사회 구성원으로 통합할 기회를 줘야 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이슬람화하고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월요 시위를 반대하는 시위도 베를린, 쾰른, 드레스덴. 슈투트가르트 등 주요 도시들에서 열렸다.
PEGIDA를 반대하는 시위대 5000명이 베를린에서 예정된 경로를 따라 행진하는 수백 명의 PEGIDA의 지지자들을 막았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현지 뉴스 통신 DPS도 슈투트가르트, 뮌스터, 함부르크 등에서 열린 PEGIDA 반대 시위에 2만2000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쾰른에서도 PEGIDA 반대 시위 참가자는 수천 명에 달한데 반해 PEGIDA 지지자들은 250명뿐이었다.
라인 강 주변에 있는 주요 건물들과 교량들의 소등으로 쾰른 도심 대부분이 어둠에 깔렸다고 DPA가 전했다.
유르겐 로터스 쾰른 시장은 이날 “오늘 정말 민주주의적 신호를 보냈다”며 “쾰른에서 많은 시민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쾰른 시민들은 우익 극단주의자들, 외국인 혐오자과 어떤 것도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드레스덴에서는 월요 시위에 1만8000명이 참여했으나 이를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한 시위자는 3000명밖에 되지 않았다고 현지 경찰이 전했다.
그래도 드레스덴에서 자동차 제조회사 폭스바겐은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열린 사회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자사 제조공장의 조명을 껐다.
suejeeq@newsis.com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