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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삼룡선생의 이삭줏기 문학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5.04.30일 15:17

저서 《해방전조선족문학연구》에 싸인을 하여 후배들에게 증송하고있는 최삼룡선생님.

4월 22일, 중국조선족문단의 현장문예평론가 최삼룡선생(76세)의 퇴직후 스무번째 저서 《해방전조선족문학연구》 출간기념회가 연변문화예술연구중심에서 펼쳐졌다. 전문가들은 그를 《로익장》이라 부르며 그의 풍성한 문학성과들을 한결같이 긍정하였고 해방전조선족문학연구에 대한 기여와 민족문학에 대한 사명, 그리고 그 드팀없는 추구와 끈질긴 의지에 자못 경탄을 금치 못하였다.

정년의 고민과 필연적인 선택

1999년경 정년퇴직을 앞둔 시점에서 최선생은 심정이 아주 복잡하였다고 고백한다. 《퇴직후 부탁이 들어오는대로 현장평론이나 두루 쓰며 살아가든가 아니면 대련(딸집 있음) 바다가에 나앉아 낚시대나 드리우고 살든가 그래도 별 의미가 없다싶으면 자결로 삶을 마감하든가…》

연변 《문학과예술》잡지 주필로, 사회과학원 문학예술연구소 소장으로 일찍 90년대부터 현퇀급이상 간부대우며 교수급대우를 받아온 최선생이 퇴직이라는 이 인생굽이에서 이토록 실의에 빠졌다는 점 어딘가 놀랍기도 하지만 필경은 운명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이무렵 연변인민출판사 문예부에서 사업하는 고 류연산씨를 우연히 만나게 되고 연변인민출판사 해방전문학정리편찬위윈으로 친일문학편을 감당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된다. 평생 민족문학예술연구사업에 종사해온 그에게 있어서 이는 어쩌면 필연적인 선택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최삼룡선생은 그때 류연산씨가 하던 얘기를 또렷이 기억하고있었다. 《세상 사람은 다 두가지로 분류됩니다. 남자와 녀자,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똑똑한 사람과 부실한 사람 그리고 독서를 하는 사람과 독서를 안하는 사람입니다. 선생님은 진짜 책을 많이 읽는분이라는걸 잘 알고있기에 제가 감히 이런 부탁을 올리는겁니다.》

사람이 사람에 대한 믿음이 그대로 힘이 되였다. 그때로부터 최선생은 연변대학도서관과 연변도서관에 의거하여 친일문학을 수집정리하기 시작하였다. 2002년경 《만주조선인친일문학자료집》을 완성하고 이어 《중국조선족문학사》(공저 3권), 해방전조선족문학작품집 《항일가요》, 《재만조선인친일문학집》 연변문학자료집 총서 항일문학 현대시집, 김종화자료집, 작가론 《김파론》, 》해방전아동문학》(상하) 등 자료집을 완성하면서 최선생은 해방전조선족문학전문가로 변신을 해갔다.

세월속에 묻힌 생명의 진실과 만나며

최선생은 자료수집을 위해 한국연세대학과 국회도서관의 《단골》이 되였다. 그는 해방전 만선일보를 샅샅이 훑으며 산문, 아동문학, 평론, 기행문 따로 따로 수집하기도 하고 신문을 통째로도 복사하면서 자료수집에 살손붙였다. 당시의 문법과 띄여쓰기, 한문번체자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낡고 닳은 희미한 한자 하나를 확인하기 위해 확대경, 현미경을 들고 가족까지 동원하여 200여권의 사전을 들추기도 하면서 수집정리를 다그쳤다. 력사문헌을 다룸에 있어서 우선 출처나 주해가 없는 문장은 아무리 훌륭할지라도 사용금지라는 철칙을 지켜내기도 하였다.

복사를 하면서 읽고 정리하면서 편집하면서 심열하면서 출판하면서 수도없이 자료를 읽고 훑어가며 그는 놀라운 력사적진실과 만나기도 하였다. 문학도시절 《나더러 진달래를 노래하라고 하십니까…》가슴 설레이며 읊조리던 박팔양의 시, 그에게 있어서 박팔양은 절대적인 우상이였다. 그러나 력사속으로 들어가 만난 간도에서의 박팔양은 친일조직인 협화총회 상무리사를 지냈고 그것도 두번이나 창씨개명을 하여 만선일보에서는 《천마리 닭보다 한마리 학-천계일학》이라는 기사로 크게 떠들며 중용하던 인물이였던것이다. 그 력사현실을 밝혀쓴 문헌자료를 든 그의 손은 가늘게 떨리기도 하였다. 이토록 력사적 진실을 있는 그대로 파헤쳐 적어낸 《재만조선인친일문학집》은 그 중대한 발견으로 하여2009년 한국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간도에서 독립군 2000여명을 귀순시킨 유명한 친일주구 김동한을 만주국 건국 10주년 당시 장막극 주인공으로 부각하여 높이 칭송한 극작가 《우석》(필명)이 조명희 등과 함께 카프조직에서 활약하던 지도자의 한사람인 김영팔이라는것을 확인하면서 역시 걷잡을수 없는 충격을 받게 되였다.

그외에도 항일가요 《반달》의 작사자 윤극영이 만주협화회(친일협회) 회장이였고 노래 《선구자》의 작사자 윤해영은 또 《5족협화 낙토만주》(만주건국리념) 친일시를 써냈을뿐더러 유명한 항일가요 《동북인민행진곡》도 써냈으며…력사속에 얽히고 설킨 친일문학과 항일문학의 혼선을 지켜보면서 그는 《친일파가 아니라도 친일문학을 쓰고 친일파임에도 항일문학을 쓴》 력사적진실앞에 원칙과 아량이라는 이름으로 생각을 바꿔보기도 하였다고 한다.

1941년 일제의 촉동하에 쓴 《대동아전쟁과 문학인의 각오》 라는 명제글짓기에 11명 문인들이 참가하였는데 그 모든 작품을 수집해내였을 뿐더러 그는 그속에 중국조선족걸출한 대표문인의 한사람으로 추앙받고있는 김창걸선생의 작품도 들어있음을 밝혀낸다. 김창걸선생의 작품을 친일문학작품집에 올리면서 그 유족들과 후세문인들에게 큰 충격이 될것이라는 우려를 가지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학자라면 력사는 어디까지나 진실대로 밝히며 살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간도사람의 후예로서 간도사람의 자부심을 안고 살았는가?

력사자료문집을 수집정리하면서 《우리 민족은 역시 대단한 민족》임을 터득하였다고 그는 토로한다. 해방전 20, 30년대 그때의 평론글들에서 벌써 똘스또이며 도스도엽스끼, 니켈과 같은 현대시인, 현대철학가들을 언급하고있었고 그 관점과 견해들이 상당히 수준이 높았으며 문학바탕이 그토록 넓고 개방적이였다고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작품평론에서도 작품과 평론, 반평론이 활발하게 진행되였고 원칙문제에서는 대단히 자유롭고 견해가 분명한 점들을 많이 배웠다며 력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게 되였다고 한다.

아동문학에서도 언녕 생태문명의식을 다루었는바 《해방전아동문학이 도달한 문학경지》라는 글에서 그 정경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처마밑 제비가 죽으니 소학교아이가 아버지에게 관을 만들어달라고 하고는 이튿날 아침에 양지바른 언덕에 묻어놓고 장사를 지낸다.

최선생은 해방전기행문의 대표적인 작품 《백두산의 향기》(1926년 민성보조선문주필 윤하수 작), 1871년 조선황제의 어명을 받은 암행어사들이 압록강을 건너 장백현쪽으로 올라오면서 써낸 《간도개척비사》, 등사판으로 된 해방전수필집 《만주조선인문예선》, 키톨릭소년 창간호, 해방전 첫 소설집 《싹트는 대지》, 강경애의 간도사랑, 만주건국10주년 《반도사화와 락토만주》(100만자) 등 자료들을 수집하여 연변대학민족연구소 《언어문학권 제6권》으로 편찬해내였다.

그에 이어 12년간 만주조선인문학을 발굴, 정리하는 과정에서 쓴 론문, 해설문 그리고 해방전조선인문학에 대한 지정학적 고찰로 쓴 글들을 《해방전조선족문학연구》(80만자)에 수록하여 총 400만자, 20권(20세기 해방전조선족문학사료전집 해방전 자료 대부분 최삼룡선생이 자료를 수집정리하였음, ) 에 상당한 방대한 작업을 이루어냈고 해방전조선족문학연구에 튼튼한 기초를 닦아놓았다.

연변문단의 장정일평론가는 《문학적기억을 불러온 장거》라는 평론글에서 다음과같이 단언하였다.《최삼룡선생의 문헌사료집들과 연구서를 접하고 마치도 옛날 만주사람 간도사람과 만나 담소를 나누는듯한 기분이였으며 그 풍성한 문학유산과 연구력작은 지평선 아득한 옛성벽의 풍채나 다름없었다.》

《최삼룡선생의 자료수집과 연구의 방대한 작업은 우리의 얼을 우리 민족력사의 전일체사상으로 안내하는데 큰 기여를 하였다. 이 귀중한 자료들을 읽는 독자들은 누구나 우리가 사는 고장 옛간도와 만주는 결코 력사도 교양도 언어도 정체성도 없는 미개한 땅이 아니라 우리 선조들이 한세기 반동안 이민의 삶을 개척하고 자유와 행복을 갈망하면서 문명창조에 피땀을 흘렸던 사랑스럽고 자랑찬 대지였음을 느끼게 될것이다…》

최선생은 퇴직후 인생을 문학탐구과 자기 갱신을 동반하는 도전적인 제2인생을 살아왔다. 그는 이런 사료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성지식에 대해 수정할수 있는 계기를 가지게 되였으며 중국조선족의 일원으로서 간도사람의 후예로서 간도사람의 자부심을 안고 살았는가 자신에게 묻군 하였다고 한다.

이제 1%의 불꽃을 피우기 위하여

《한가지 일에 이토록 집착을 하고 산다는것은 참 바보스런 일이기도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또 우리 조선족문학사연구에서 공백을 메우는 일이라고 할 때 사명감을 밀어버릴수 없었다. 그동안 열심히 했기때문에 그냥 깨여있을수 있었고 열려있을수 있었다는것이 참으로 고마울따름이다.》

최선생은 그동안의 노력에 대해 이렇게 일축하면서 이제 인생의 마지막 1% 에네지 불꽃을 피우는것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한다. 《1%의 에너지는 영국의 저명한 당대 심리학가 애덤 잭슨. Adam dakcon의 말입니다. 그런 이야기 들었지요? 물은 100도에 닿아야만 끓습니다. 바로 1도 가 모자라도 끓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물이 끓기 위해서는 마지막 1도의 불꽃이 더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성공한 사람들은 100리길을 갈 때 99리를 갔어도 반으로 칩니다. 마지막 1리를 더 가지 않는다면 그 길은 영원히 가지 않은 길이 되기때문입나다.

참으로 옳은 말이라고 생각됩니다. 언제부터인지 저의 좌우명으로 된 말씀입니다. 바로 지금 여기 이 시점에서 저는 젖 먹던 힘까지 다 내여 이제 마지막 1%의 불꽃을 피우기 위해 계속 나무가지를 모아야 할것입니다. 그 나무가지란 바로 다른것이 아니라 선배들이 우리를 위해 만들어놓은 책, 책, 책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일주일에 한번씩 책방에 가고 한달에 몇권씩 책을 사고 일년에 10여종의 신문과 잡지를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저의 꿈입니다만) 〈최모는 작가도 아니고 평론가도 아니고 그저 독서가〉라는 말을 듣고싶습니다.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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