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취한 젊은 남성이 인근을 지나가는 전동차 운전자를 상대로 행패를 부리고 있다.
베이징 한인 밀집지역인 왕징(望京)에서 만취한 젊은 남성이 백주대낮에 길거리 행인을 폭행한 것도 모자라 차량을 탈취해 광란의 질주를 벌여 여러 대의 차를 파손시키고 행인 1명을 숨지게 했다.
베이징 지역신문 베이징완바오(北京晚报)는 지난 18일 오전 9시, 왕징 왕화로(望花路)와 화자디가(花家地街) 교차로 부근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의 전말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택시기사 장(张)모 씨는 승객 2명을 태우고 왕화로와 화자디가 교차로 부근을 지나던 중 맞은편에서 빠르게 질주하는 다중(大众) 승용차와 부딪쳤다. 승용차 기사 한(韩)모 씨는 사고 후 차에서 내려서는 장 씨에게 폭언을 퍼붓기 시작했다.
장 씨는 "처음에는 무서워 내리지 못했는데 상대방의 계속되는 욕설, 폭언에 도저히 참지 못해 차에서 내려 그와 마주섰더니 술냄새가 강하게 풍겼다"며 "(자신을) 때리진 않았지만 차 트렁크에서 쇠파이프를 꺼내 택시 곳곳을 파손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한 씨는 이를 시작으로 도로 중앙에서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다. 마주 오던 검은색 아우디 승용차를 막아서 욕설을 퍼붓는가 하면 여성 행인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옆을 지나가던 전동차를 세우고는 운전자에게 폭언을 퍼붓다가 발로 전동차를 파손시키고 폭행까지 했다. 이를 보다 못한 행인들은 곧바로 한 씨에게 달려들어 땅에 눕히고는 집단 폭행했다.
이후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해 상황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그런데 경찰이 아우디 승용차 운전자를 상대로 현장조사를 하는 사이, 바닥에 쓰러져있던 한 씨가 갑자기 일어나 아우디 승용차를 타고 도주했다.
▲ 한 씨의 광란의 질주로 파손을 입은 승용차와 택시.
한 씨는 길가에 세워져 있던 택시, 승용차를 잇따라 들이박으면서도 계속 도주했고 팡단위안(方舟苑) 주택단지에 이르러서는 전동차를 몰고 가던 주부 1명과 인근에 있던 노인 1명을 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한 씨의 '광란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고 쓰위안차오(四元桥) 서남쪽 주유소 부근에서 쉐보레 승용차와 충돌하고서야 멈췄다. 한 씨는 뒤쫓아온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검거됐는데, 검거 당시에도 술에 취해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이같은 광란의 질주로 인해 승용차 7대가 크게 파손되고 노인이 현장에서 사망했으며 가정주부가 부상을 입었다.
경찰은 현재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온바오 박장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