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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옹과 그의 가족이 꼭 하고 싶다는 얘기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0.11.24일 10:33
연변 최고령당지부서기 최철옹가족을 만나

《지금 생각하면 그때 우리가 얼마나 철이 없었소?》

11월 22일, 필자는 량수진에 《대단한 로부가 있다》는 소개를 받고 두번째로 《량수토배기》- 최철옹을 찾았다.

《이 사진을 빵다(확대)해서 걸어 놓고 봤으면 좋겠다이! 》

《사진값이나 빨리 드립소, 값이 많이 들었겠는데》

《양- 알았소, 저 로친이 오늘 아침에 밥을 한다는게 물을 안 넣고 해서 내가 다시 했다이, 지금 너무 기쁘니 기억력이 돌아서는 모양이오. 허허.》

필자가 전번에 찍은 사진을 드리자 로부간이 서로 빼앗아 보면서 말을 주고 받는다.

《전에는 역빨라서 장사도 잘했는데 지금은 기억력이 전혀 없다이.》

로친(전형란, 82)이 치매에 걸렸는지 걱정된다는 령감(최철, 83)의 말이다.

한뉘 일로 늙은 로친이 지금 복을 받을만하니 기억력이 상실되여 돼지고기 사러 시장에 갔다가도 뭘하러 왔던지 몰라 빈손으로 돌아온다며 최철옹이 답답해한다.

이들의 만남ㅡ절 한번에 부부인연

《지금은 싹 잊어져 모르겠습꾸마.》

두분이 어떻게 만났는가는 물음에 로친이 머리를 저으니 령감이 나섰다.

1948년, 최철이 량수중학교에 다닐때다. 8월의 어느 날. 수업도중에 매형이 와서 집에 볼일이 있다며 가자고해서 집에 갔더니 바로 뒤집 전형란의 아버지가 방에 계셨단다.

《저분에게 큰 절을 올려라.》

무턱대고 큰절을 올리라는 아버지의 명에 아무 영문도 모르고 절을 올렸더니 아버지가 이만 됐다며 그와 형란이가 약혼을 했단다. 그때만 해도 남녀칠세 부동석이라 최철은 뒤집처녀와 말해 본적이 없었다.

《중학교에 다닐때(48년 12월 2일)에 결혼을 했소. 로친이 우리집에 와서 많이 고생했소.》

로친을 아끼는 령감의 넉두리다.

소학교교장과 《꼬리 없는 소》

중학교를 졸업하기전에 현 교사양성반에 참가하고 소학교 교사로 배치받은 최철은 한뉘 소학교교장과 당지부서기로 교육사업에 열과 성을 다했다. 재직때 교육선진공작자로 많은 영예를 따냈고 《전국교육고찰단》 일원으로 남들이 못한 전국나들이도 했다.

리직휴양후에는 지금까지 20여년간 량수진리직휴양지부 당지부서기직을 맡고 열심히 일한데서 올해 1월에《길림성리직간부선진개인》영예를, 10월에는《길림성리퇴직간부경험교류대회》에 출석하였다. 지금까지 최철옹은 연변에서 최고령 현역 당지부서기란다.

5남매중 큰딸인 전형란은 집재산이란 숟가락 세개뿐인 가난한 집에 시집와서 유일한 로동력으로 3대(11명)가 한집에서 사는 대가정을 운영하며 온갖 고생을 다했다.

기껏해야 30여원밖에 안되는 남편의 로임에만 매달려 살수 없는 처지에서 그녀는 《꼬리없는 소》라 불리며 공수가 많이 걸린다는 일은 무슨 일이고 가리지 않았다. 제방을 쌓는 일에서 남자들과 함께 목도를 하고 어지럽고 힘든 돼지사양에 자진해 나서기도 하였다.

부녀대장사업을 맡고 열심히 일해 1960년에 입당을 하고도 가정생활압력을 못이겨 사회주의교육운동 때인 1964년에 공작대를 찾아가 《가정때문에 당원의 명예를 팔것 같다》며 《당원이 아니더라도 당원만큼은 하겠다》며 퇴당을 했다는 그녀, 우로는 중풍으로 똥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시부모를 모시고 아래로는 자식들의 공부 뒤바라지를 하면서 끝끝내 가정을 지켜냈다. 그래서 최철옹은 로친의 치매가 젊어서 너무 일했기 때문이라며 가슴이 아파했다.

꼭 하고 싶다는 얘기들

《이것이 아버지의 명함입니다.》

최창해(3남중 둘째), 최송죽(2녀중 큰딸):

《우리 엄마를 꼭 신문에 내 줍소, 그렇게 고생하며 우리 5남매를 몽땅 출세시킨 엄마가 정말 대단합니다.》

《세상에서 우리 부모만한 부모가 없습니다.》


남동생 창해의 말에 누님 1977년에 할빈의과대학을 졸업한 송죽이 부언한다.

《우리 아버지는 지금까지도 자식들 앞에서 없다거나 달라는 말씀을 안합니다. 몸이 편치 않아도 별일이 없다기에 나는 전화말소리를 듣고 건강여하를 진맥 합니다.》

《아버지는 늘 당신의 돈주머니를 품니다. 80고령이면 향수할 땐데도 손군들게 장학금을 발급하는 분이 어디에 있습니까? 지난번에도 성에서 받은 상금(천원)이라며 두 손군에게 장학금이라 500원씩 나눠줬습니다.》

그랬다. 최철옹은 사람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라며 《젊어서는 말주머니를 풀고 늙어서는 돈주머니를 푼다.》 성에서 받은 상금을 장학금으로 몽땅 지불하고도 성에서 받은 상금이라며 동네로인들게 술대접을 했고 로인절이나 교원절에도 오히려 자기 돈주머니를 풀어 동네분들을 대접한단다.

전형란


《그때 하도 곤난하니 다퉜겠지, 시부모님을 노엽힌 내가 도깨비지…》

《그래서 제가 늙어 봐야 안다니깐, 지금 보면 몽땅 후회 된다오.》

《뭐니뭐니 해도 자식들이 잘돼서 기쁘고 가정이 화목해서 기쁘꾸마!》

최철

《무조건 부모편을 들다 보니 부부싸움도 많았소, 시아버지의 대소변시중을 드는 며느리의 고생도 모르고, 지금 보면 다 내 잘못이오.》

《억울했던 일이 어째 없겠소? 상급에서 시키는대로 화단에 묘목을 심느라고 <모주석만세> <공산당만세>를 쓴 화단을 파했다고 반혁명부자로, 조선교육잡지를 주문했다고 조선특무로, 큰아들 결혼때 지식청년들에게 옷감을 부탁해 사왔다고 모주석이 파견한 지식청년을 부려먹었다며 투쟁받던 일을 생각하면 억울하지… 허나 좋지 않던 일들을 기억해서 무슨 도움이 있소?》

《건강이란 첫째는 심리상태가 좋아야 하고 둘째는 정기적으로 신체검사를 받아야 하며 셋째는 늘 활동해야 하오. 나는 매일 걷고 자전거를 타고 사방을 돌며 활동하오.》

《지금 후회되는것이라면 대학에 안가고 소학교원을 택한것이요. 다른 단위에 있었더라면 한어라도 잘 배웠겠는데, 지난번에 장춘에 가서 할말은 많았는데 한어를 잘 모르다보니…》

《가슴아픈 일이라면 젊은이들이 로인들에게 자식을 맡기고 집을 떠나는것이요. 로인들이 아이들을 제대로 관리 못하니 나쁜 길에 들어선 아이들이 얼마나 많소?》

《조선족의 씀씀이도 문제요. 내가 볼라니 이 부근의 노래방에 가는 사람들중 한족은 별로 없소. 원래 량수의 장사군들은 거의다 조선족이였는데 지금은 다 한족들이오. 한족들의 <너네 조선족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와서 우리에게 다 바친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아프오.》

《……》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 》이라 한다.

필자는 가족간에 서로 사랑하고 반성하며 존중하는 아름다운 모습에서 이 가정의 《만사성》을 알수 있었고 사회, 민족, 후대에 대한 책임감에서 꼭 하고 싶다는 최철옹의 말씀을 듣고 퍼그나 마음이 개운치 않았다.

편집/기자: [ 오기활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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