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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가 불리워지기까지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0.12.24일 11:07
10년전 버려졌던 가사에 구사일생으로 만들어진 노래


젊어졌다고 예뻐졌다고 보는 이들 그 칭찬에 기분 좋네요


식습관 생활습관 바꾸었더니 피부도 얼굴색도 좋아졌나봐


그렇구 말구 마음이 젊어지니

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 정말 행복합니다.


요즘 신곡 《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는 연변불로송합창단 100여명 단원들이 송구영신의 한 절목으로 신나게 부른다. 이 노래는 올 하반년 연길시내 여러 노래교실에서 보급하는 신곡으로서 연변인민방송국 매주일가로 추천된다는 설까지 나돌만치 인기가 높다.


12월 23일, 《연변조선족문하발전촉진회판소리연구소》 연구원이며 《중국조선족민간음악집》을 펴내 주정부로부터 《장백산》문예상을 수상한 김봉관(도문시문화관 전임관장)에 따르면 《이 노래는 음악상에서 간단하여 배우기도 쉽고 부르기도 쉬우며 호흡을 길게 빼지 못하는 로인들의 생체실정에 맞는 건강을 찾으려는 현대로인들이 부르기 싶어하는 좋은 작품으로서 널리 보급할 가치가 있다.》


허나 독자들은 아마도 이 노래창작에 숨겨있는 내막을 모를것이다.


10년만에 부활된 가사


이 노래의 작사자는 박상룡(75)이다. 그는 70에 《제2인생》을 시작하였다.

도문시라지오텔레비방송국 부주필로 1997년에 정년퇴직한 그는 퇴직후 《축성여석(성쌓고 남은 돌)》 타령에 빠져 모든것이 귀찮다며 《말라꽹이》 몸관리에만 신경을 썼다. 귀찮다 못해 심지어 오랫동안 아끼고 수장해온 스크랩, 영예증서, 도서들마저 《여석》이라며 불살라 버렸다.

그러나 자타에 대한 이런 저런 불평으로 늘 불쾌하다보니 남 먼저 시작한 뉴스타트, 보건기공도 날마다 커만 가는 《약보따리》를 어쩔수 없었다. 그의 이런 생활이 10년을 자리했고 신체는 점점 말째였다.

2007년 여름 어느날, 필자는 우연히 박상룡을 만났다. 그는 필자보다 10년 년상인 선배다. 서로간 얘기가 오가던 중 필자는 그의 《축성여석》타령에《글 쓰는 사람에게는 정령이 없다》며 《후반전에 멋진 꼴을 넣자》고 선전(宣戰)했다.

그번 만남이 그의 제2인생의 활력소와 비타민이란다. 워낙 허무하게 살고싶지 않다는 그는 인생의 가치를 찾아 다시 필을 들었다.


2009년 11월 3일, 필자가 원고약속으로 댁에 찾아갔더니 그는 한창 붓글씨쓰기에 여념이 없었다. 서로간에 이러쿵 저러쿵 서예를 론하던중 그가 련습지로 쓰다가 내버린 종이장에 씌여진 《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는 가사 초고가 눈에 띄웠다. 음미해 보니 정말 훌륭한 가사였다.


《왜 이 좋은 가사를 처박아 둡니까?》


《그까짓거, 그 가사는 내가 10년전에 썼다가 내버린것이요.》


《백락이 천리마를 발견하거든, 이 가사를 내게 맡기십시요.》


필자가 그 가사에 몇글자를 가미한후 가사묶음전문지인 《해란강여울소리》에 발표했더니 작곡가들의 눈도장에 찍혔다.


노래가 만들어지고 불리워지기까지


지난 5월 15일, 필자는 오영선생님이 그 가사에 곡을 달아 어느 잡지에 실었다는 소식을 모른채 연변일보사 구관호(문예애호가)기자를 만나 가사를 자랑했다. 그가 자기가 작곡하겠다며 가사를 달라고 하기에 필자는 5월 20일에 전화로 가사를 전달하였다.

5월 27일, 구관호한테서 전화가 왔다.


《오선생님, 왜서 일을 부탁해놓고 차문이 없습니까?》


《아니, 무ㅡ슨 일인데? 》


《전번에 곡을 부탁하지 않았습니까? 이미 작곡을 다했는데 그쪽에서 소식이 없어서…》


《벌써?》


《나는 오선생님의 전화를 받는 시각부터 작곡을 시작했고 인츰 끝냈습니다. 가사가 좋더구만요...》


필자는 작곡이 작사보도 더 힘든것으로 알았는데 생각밖에 벌써 작곡을 끝냈단다.

다음은 작사자와 작곡가의 만남이다. 전화로 이쪽은 로인이니 구선생이 올수 없는가 물었더니 자기에게 자가용과 손풍금이 있으니 도문에 오겠단다.


반가운 대답이였다. 그런데 정작 온다고 하니 그의 작곡이 작사자의 마음에 들겠는가 하는 것이 나로서도 우려되였다. 물론 나는 심부름군이지만 작곡이 만족되지 않으면 작사자의 태도표시가 난이할것 같았다.

그런데 신심으로 가득찬 구선생이 앉자마자 손풍금을 쳐대며 자탄할 줄이야. 박선생내외분도 곡이 좋다며 박수를 쳐댔다. 두분이 가사와 작곡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것도 잠깐이였다.

이윽고 푸짐한 술상이 올랐다. 구선생과의 술상은 필자도 처음이다. 그는 너무나도 소탈하였다. 박선생이 술을 못 마시다 보니 우리 둘이 이래서 한잔 저래서 한잔 하면서 빼갈 두병을 굽내고 맥주까지 마였다.

음주운전을 하지 말라는 우리들의 권고에 구선생이 《이때까지 술을 마시고 차를 몰아도 실수한적이 없습니다. 시름을 놓으시오.》며 큰소리를 친다.

술상을 물린후 시간을 지체하며 그가 술을 깨도록 우리가 여러가지 방법을 써도 소용이 없었다.


《오선생의 접대를 받은걸로 합시다. 지금 떠나면 교통경찰의 눈을 피하기가 제일 좋은 적시입니다. 절대 시름을 놓으세요.》


우리는 어쩌는수 없었다.


구선생이 떠난뒤 어쩐지 마음이 불안하였다. 한 밤중에 핸드폰을 쳐도, 이틑날, 사흩날… 계속해도 《꽌지》다.

6월 4일 아침, 필자는 연변병원골과의사로 근무하는 조카한테 전화로 물었다.


《골과에 혹시 구관호라는 환자가 없니?》


《그 환자가 며칠전에 입원한 내 환잡니다…》


모든것이 우리가 걱정한 그대로였다.

그날 구관호는 자기 차도에 들어선 마주오는 대방차에게 길을 비켜준다는것이 그만 행차안내표시판(콩크리트기둥대)을 들이박아 차가 세고패나 구을러 망가지고 휴대폰이 박산났단다.


그래도 불행중 다행이였다. 조카의 말에 의하면 뼈가 크게 상하지 않아서 보름간 치료를 받다가 집에가서 한달간 움직이지 않고 누워있으면 별일이 없단다.


6월 4일 필자가 병문안을 갔을 때다. 구관호는 침대에 누운채로 만면에 웃음을 띄우고《하느님이 나를 보호합니다. 이것으로 내 올해 아홉고개(59살)를 잘 넘기게 되였습니다》며 소탈하게 웃었다.


그의 부인의 말이다.


《음주운전의 고통을 느껴봐야 합니다. 인사불성이 돼가지고도 아코데(손풍금)가 일 없는가고 묻더군요…》


《손가락으로 박자를 치며 <젊어 졌다고, 고와 졌다고> 하던데 무슨 뜻인지 몰라서 그저 헛소리를 치는구나 했습니다.》


혼미상태에서도 손풍금을 찾았다는 그, 《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를 불렀다는 구관호의 얘기에서 한 음악애호가의 집념을 알게 되였다.


구관호의 명은 이렇게 구사일생의 명이였고 《내 여생 한없이 즐겁습니다》는 이런 역경속에서 만들어진 《즐거움》이다.

편집/기자: [ 오기활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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