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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노래》75.반년만에 학교문을 닫다

[길림신문] | 발행시간: 2011.03.24일 22:01
나를 제일 머리 아프게 하는것은 학생모집이였다. 아무리 텔레비죤에 광고를 내고 신문에 광고를 냈지만 별로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학교란 학생을 모집 못하면 생명력이 없는것이다. 게다가 몇명 안되는 학생들을 매일 실어가고 실어오는데 드는 비용만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동생은 차라리 문을 닫는것이 좋겠다 한다. 나도 동감이 갔다. 돈을 벌지도 못하며 매일 출근하느라고 고생, 자질구레한 일로 스트레스를 받고. 갖은 비용을 둘러대느라고 자금까지 딸리다보니 너무 힘이 부쳤다.


나같은 경우는 우리 집 글방으로 다니는 학생도 몇십명 되는데 하필 되지도 않는 학교를 꾸려가느라고 고생할건 뭔가? 남편도 학교를 그만두는데 대찬성이다. 그래서 남은 학생들도 죄다 글방으로 데려오고 학교문을 닫어버렸다.굉장하게 개업식을 치르고 반년이 지난 뒤였다.

모든 뒤처리는 아주 쉬웠는데 차가 문제였다. 두집에서 같이 샀으니 한쪽에서 물러날 경우 차를 처리해버려야 한다. 원장님은 내가 물러나겠다고 하니 성은 내지 않았지만 얼굴색이 변해지는것이였다. 아마 이렇게 빨리 그만둘거면 애당초 합작도 하지 말았을걸 하고 후회하는것 같았다.


나도 처음에는 희망을 갖고 시작했는데 일이 이렇게 될줄이야. 나는 그동안 학교를 유지하려고 갖은 애를 다 썼지만 되지 않는걸 나로서도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그렇다고 되지 않는 학교를 빚을 내면서까지 유지할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그러니 원장님한테 량해를 구할수밖에 없었다.


나는 별수 없는 일이니까 차부터 처리하자고 건의하였다. 원장님과 최리사님도 모두 동의하지만 누구도 차값이 얼마 되는지 몰랐다. 새것으로 살 때에는 12만원을 줬지만 반년 지난 다음 차값이 얼마나 떨어졌는지 알수가 없었던것이다.


우리가 차를 팔겠다고 선포해서 며칠이 안되여 후임 리사님이 차를 사려는 친구를 데리고 왔다. 그 친구는 차를 한바퀴 돌아보고는 7만원에 사겠다는것이였다. 나는 너무 어처구니 없어 말이 나가지 않았다. 아무리 자동차는 사는날부터 값이 내려간다고는 하지만 우리가 정히 써서 아직 새것과 다름없는 차를 7만원밖에 안된다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나는 여기에서 헛소리를 듣지 말고 권위 있는 기관에 가서 정확하게 물어보자고 하였다. 그런데 어디에서 중고차 값을 평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원장님은 우리의 차가 《금컵》표이니까 연길에 있는《금컵》표대리점에 가 물어보자고 한다.


날을 맞추어 함께 갔더니 대리점의 일군이 하는 말이 딱히는 몰라도 우리 차가 8, 9만원은 갈것이란다. 내가 대신 팔아줄수 없겠는가고 했더니 사겠다는 사람을 수소문해줄수는 있어도 팔아주기는 힘들단다.


차는 빨리 팔아야 되겠는데 도대체 어디에 가 어떻게 팔아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였다.

고민하던끝에 무심결에 공부를 하러 온 학생한테 털어놓았더니 왜 연길자동차교역시장에 가져다 팔지 못하는가 한다.그 학생은 자기 삼촌이 그 시장에 늘 다니며 차를 사고 팔고 한단다.그 학생의 삼촌한테 전화를 걸어 차의 정황을 상세하게 얘기했더니 9만 5000원을 불러서 9만원에 팔면 된단다.


평생 양말 몇컬레를 팔아보고는 장사라고는 해보지 못한 나는 자동차장사에 나서게 되였다. 원장님과 최리사님 그리고 우리 부부가 6월의 마지막 주말에 처음으로 교역시장에 가서 온 오전 지켜서 있었지만 묻는 사람은 있어도 사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 다음 주말에는 우리 부부가 차를 팔러 갔는데 그냥 그 본새였다. 그 시장에서 우리는 지(迟)씨성을 가진 한족청년을 만났다. 그는 이 자동차교역시장의 일군이였다. 내가 몸도 불편한데 어떻게 계속 팔러 다니겠는가 하면서 자기를 믿고 차를 교역시장에 남기면 책임지고 팔아주겠단다. 첫 면목이지만 어찌나 성근하게 말하는지 믿음이 갔다.

돌아와서 원장님에게 차를 연길교역시장에 맡기면 어떻겠는가고 말씀드렸더니 차를 써야 되기때문에 절대 안된단다.

차를 시장에 내놓지도 않고 어떻게 팔수 있겠는가. 그래도 원장님이 안된다고 하니 나는 그대로 두는수밖에 없었다.그로부터 한달이 지난후 원장님은 안되겠던지 나더러 차를 교역시장에 맡겨보라는것이였다. 하지만 일주일내에 팔리지 않으면 나더러 7만원에 사라는것이였다.


차가 필요 없는 사람한테 차를 사라니 어이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런 태도표시도 하지 않고 먼저 차를 팔아보려 하였다.

우리부부는 자동차교역시장에 차를 팔러 갔다가 온 오전 헛 기다리다말고 학생모집광고를 내기 위하여 연변교통방송국에 찾아갔었다.

방송청사에 들어서니 웬 젊은 조선족각시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는 내가 불편한 몸으로 학교를 꾸리고있다는것을 알고 아주 열정적으로 대해주면서 일체 수속을 대신 밟아주면서 이것저것 자꾸 물어본다. 아마 휄체어에 앉은 사람이 무슨 사업을 한다고 하니 신기하게 느껴졌던 모양이다.

그는 나한테 좋은 인상을 가졌던것 같다. 이튿날 아침 내가 여덟시가 좀 지나 교역시장에 당도하자 그녀는 남편인 지씨더러 나를 돕게 하였던것이다. 알고보니 그들도 우리부부처럼 민족단합커풀이였다. 나는 그점에서 더 믿음이 앞서면서 지씨한테 차를 맡겨 팔려고 하였다.

남편은 아니였다. 만난지 며칠 안되는 사람한테 차를 맡길수 없다는것이였다. 옛말에 의심스러운 사람은 쓰지 말고 사람을 쓰면 의심하지 말라고 하였다. 우리가 스스로 차를 팔지 못하는이상 돕겠다는 사람이 있을 때 한번 믿고 맡겨보자고 우겼더니 남편도 별수 없이 동의하는것이였다.


무더운 8월초, 우리는 차를 가져다 지씨한테 맡겨놓았다. 일주일이 지나도 사려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았다.

나는 원장님한테 전화를 하여 일주일은 어림도 없다고 알렸다. 자동차는 필경 일용품이 아니니까 그렇게 쉽사리 팔리지 않을것이 분명하였다. 8, 9만원이나 되는 차를 놀이감 사듯이 쉽게 살수 있는 사람이 우리 연변에 몇이나 있을가. 미국사람들은 돈이 많으니 어떨지 몰라도 우리 이곳 사람들은 아마 보고 또 보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집식구들과 많은 토론을 거처야 살수 있을것이다. 그러니 시간이 많이 걸릴수밖에.


원장님은 그렇다면 열흘쯤 더 팔아보란다. 전번에는 팔리지 않으면 7만원에 나더러 사라고 하던것이 이번에는 생각이 바뀌였는지 그런 말은 입밖에 내지도 않는다. 그리고 우리가 원장님네보다 1000키로를 더 달렸였으니 양로비, 기사봉급, 더 뛴 키로수를 돈으로 계산해서 자기한테 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 뛴 부분은 기름 값으로 이미 계산하였는데 그따위들을 왜 또 계산하라는지 통 알수가 없었지만 나는 차를 먼저 팔아버리고 보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최원(다음기에 계속)

편집/기자: [ 김청수 ] 원고래원: [ 길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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