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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다이아몬드' 반환… 영국에 소송 낸 인도

[기타] | 발행시간: 2015.11.09일 13:41
영국 학자 "인도 식민통치는 영국의 은혜인데 감히"



인도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을 상대로 1억파운드(약 1738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반환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인도 영화계 인사들과 사업가들로 구성된 ‘빛의 산’ 그룹은 영국 여왕과 왕비들이 즉위식 때 썼던 왕관에 박혀있는 105캐럿짜리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런던 고등법원에 제기하는 내용의 법적 절차를 개시했다고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이 8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이 반환 대상이라고 지목한 다이아몬드는 코이누르(페르시아어로 ‘빛의 산’이라는 뜻)를 말한다. 1304년 역사서에 처음 등장하는 코이누르는 “이 다이아몬드를 차지하는 자는 절대권력을 누리게 될 것이다. 다만 그 주인이 남성일 경우에는 비극적인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는 전설이 전해져 온다. 인도와 파키스탄, 이란 등이 이 다이아몬드를 차지하기 위해 처절한 각축을 벌여 ‘피의 다이아몬드’라고도 불렸다.

코이누르가 영국으로 넘어간 것은 1800년대 중반이다. 펀자브 지역을 통치했던 시크교 왕국의 마지막 국왕인 둘레프 싱은 영국에 병합된 이후 복종의 개념으로 빅토리아 영국 여왕(재위 1837~1901)에게 코이누르를 바쳤다. 빅토리아 여왕은 물론 조지 6세(재위 1936∼1952) 즉위식(1937년) 당시 그의 부인이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어머니가, 그리고 1953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즉위식 때 사용됐다.



인도인들이 150년이 훌쩍 넘은 지금 시점 코이누르 반환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반환소송에 참여한 인도 레저기업 티토의 데이비드 드수자는 “세상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영국이 사실상 강탈해간 것”이라며 “영국의 인도 식민통치는 (코이누르와 같은) 인도의 재산은 물론 정신마저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이들 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영국 버밍햄의 로펌 관계자는 “무단으로 빼앗은 물건은 지체없이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영국은 해외 강탈 문화재 반환을 의무화한 ‘홀로코스트법’을 갖고 있다. 이에 따르면 국가기관이 훔친 외국 문화재를 소유하고 있을 경우 원주인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리스가 영국 대영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엘긴 마블스’(파르테논 신전의 일부)를 반환해달라고 소송을 낸 것도 이 법에 근거하고 있다.

영국 왕실과 정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영국 일부 학계는 코이누르 반환 소송 원고 측에서 내놓은 “‘식민통치의 야만성’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영국 역사학자 앤드루 로버츠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코이누르는 지난 수세기 동안 인도를 지배한 영국의 위대함에 대한 감사의 표시”라고 주장했다. 로버츠는 “영국은 인도의 근대화와 개발, 보호, 농업 발전, 언어적 통합을 이끌었으며 궁극적으로는 아시아 대륙의 민주화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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