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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은 요즘 20도 초여름… 일본에선 스키장 눈 녹아 난리

[기타] | 발행시간: 2015.12.16일 09:37
[세계 곳곳 이상 고온]

새순 돋고 겨울서핑도 등장, 구스다운 등 겨울옷 업체 매출 최대 60% 감소 우려

동유럽도 이례적 영상 기온… 전문가 "수퍼 엘니뇨 때문"

지난 13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프로즌 본사이(Frozen Bonsai) 하프 마라톤' 참가자들은 대부분 탱크톱에 반바지 차림이었다. 겨울 눈 덮인 공원 길을 달린다는 대회 취지가 무색했다. 대형 보온 용기 10개에 담겨 있던 핫초코는 채 한 통도 비우지 못했다. 자원봉사를 나온 고교생 에인절 챙(16)양은 "작년엔 눈 쌓인 나무 밑에서 손을 호호 불며 핫초코를 나눠 드렸는데 올해는 전혀 다른 대회 같다"고 했다.

이날 뉴욕 지역의 최고기온은 섭씨 20도(화씨 68도)로 지금까지 관측된 12월 최고기온인 1923년 12월 13일의 16.7도(화씨 62도)를 큰 격차로 경신했다. 14일도 18.4도(화씨 65도)까지 올라 일주일째 최고 기온이 15도를 넘나들었다. 낙엽을 떨구고 겨울나기를 준비하던 센트럴파크의 나무에서 움이 트는 모습도 목격되고, 뉴욕 브루클린의 라커웨이비치에는 '겨울 서핑'까지 등장했다. 서핑 스쿨을 운영하는 마이클 레인하트씨는 13일 "20여 명이 여름 서핑과 똑같은 장비를 갖고 바다로 나갔다"고 현지 언론에 전했다.

지난해 12월엔 지겹도록 쏟아붓던 눈도 아직 내릴 기미가 없다. 뉴욕시엔 14일 밤 눈이 아니라 여름 소나기를 연상시키는 비가 다음 날 새벽까지 내렸다. 뉴욕시보다도 더 춥고 눈이 많은 뉴욕주 북부 버펄로에도 눈이 내리지 않아 '가장 늦게 내린 첫눈' 기록을 언제까지 경신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보통 11월 초에 첫눈이 내리는 버펄로에서 1인치(2.54㎝) 이상의 눈이 가장 늦게 내린 기록은 1899년 12월 3일이었다. 뉴욕뿐 아니라 시카고, 보스턴, 필라델피아 등 미국에서 인구 밀도가 높은 동북부 지역이 모두 이상 고온 현상을 보여 미국 인구의 75%가 15도가 넘는 겨울 날씨를 체험하고 있다고 CNN이 보도했다. 낮 기온이 22도까지 올라간 수도 워싱턴 D.C.에는 때 이른 벚꽃이 피었다. 워싱턴D.C.의 명물인 벚꽃은 보통 매년 4월에 핀다.

겨울 산업의 지형도도 바뀌고 있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렸던 두꺼운 구스다운 등은 된서리를 맞았다. 유통업체들은 재킷, 스웨터 등 겨울옷에 대해 대대적인 연말 세일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유통업계에서는 기온이 화씨 1도(섭씨 0.34도) 오를 때마다 겨울 의류 매출이 3~5%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올해는 지난해보다 매출이 최대 60%까지 감소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기상 분석 업체 웨더트렌즈의 빌 커크 대표는 "지난해엔 연말에 50% 할인했다면 올해는 75% 할인을 기대해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눈삽, 제빙기 등 제설 장비를 판매하는 매장은 겨울용품을 가득 쌓아놓은 채 아무 대책 없이 첫눈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 가정 절반이 난방 연료로 쓰는 천연가스 가격도 공급 과잉까지 겹쳐 1992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도 넘는 날씨가 이어진 15일 일본 중부 기후(岐阜)현의 스노웨이브파크 시라토리코겐 스키장. 슬로프에 쌓인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났다. 기후현과 맞닿아 있는 나가노현의 스가다이로코겐 스키장도 지난 11일 개장했지만 예년 평균 20㎝씩 쌓이던 눈이 3㎝밖에 쌓이지 않아 인공눈을 뿌리면서 운영하고 있다. /트위터

미국뿐 아니라 일본·유럽도 기상이변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11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伊勢)시 일부 지역에서 정오 기온이 25도까지 올랐고 고치현에서는 12월 관측 사상 최고인 시간당 80㎜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일본 미야기현 지역의 스키장은 10일 전후로 일제히 개장할 예정이었으나 포근한 날씨 때문에 오는 19일 이후로 미뤘다. 일본 나가노현의 스가다이로코겐 스키장은 지난 11일 예정대로 개장했지만 예년 평균 20cm씩 쌓이던 눈이 3cm밖에 쌓이지 않아 인공눈을 뿌리면서 운영 중이다. 유럽의 춥고 눈 많은 리투아니아도 영상 기온이 유지되면서 꽁꽁 얼어붙어야 할 호수에서 오리 떼가 놀고 있다.

기상 전문가들은 세계적 고온 현상의 원인으로 엘니뇨를 지목한다. 엘니뇨는 적도 부근 무역풍이 약해지면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이상 기후를 유발하는 현상으로, 올해는 특히 심각한 '수퍼 엘니뇨'가 발생해 여름 폭염과 겨울 이상 고온을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2015년의 지구 평균 기온이 역대 가장 높은 해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욕=김덕한 특파원 ducky@chosun.com]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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