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겨울철이 되면 급증하는 질환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하지정맥류’다. 실제로 병원 가에 따르면, 겨울철에 하지정맥류 환자들이 30% 이상 늘어난다. 물론 수술적인 치료를 받기에는 겨울이 더 적합하다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지만, 유독 겨울철에 하지정맥류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한다는 것이 의료진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겨울철에 하지정맥류가 더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는 추운 날씨 탓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기온보다는 지나친 음주나 하체를 꽁꽁 싸맨 두꺼운 스타킹, 레깅스 등이 결정적인 이유로 꼽힌다.
하정외과 신촌점 전정욱 원장은 “하지정맥류는 말 그대로 정맥류 질환이다. 약해진 정맥에 피가 고이는 것이 주된 원이라는 것”이라며 “겨울, 특히 연말연시에는 잦은 모임으로 지나친 음주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음주를 하게 되면 정맥혈관이 갑자기 확장되면서 약해져 늘어나게 된다. 이것이 하지정맥류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정맥류는 하체 정맥의 판막이 그 기능을 상실하면서 피가 역류해 하지에 많은 피가 쏠리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좁은 혈관에 많은 피가 몰리면서 정맥혈이 점점 늘어나게 되고, 허벅지나 종아리에서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할 정도까지 발전하게 된다.
증상이 진행되면 다리가 뻐근하게 저리는 통증이 생기거나 발목부터 퉁퉁 부어올라 아침에 신었던 신발이 저녁에는 맞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또 심한 경우에는 습진이나 피부 궤양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나 같은 자세로 하루 종일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서도 쉽게 나타난다. 또 겨울철에 두껍고 꽉 끼는 스타킹, 레깅스 등을 즐겨 입게 되면 하지정맥류가 약하게 있었던 경우에 훨씬 빠르게 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근육 이완과 수축작용을 돕는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근무 중에도 틈틈이 다리 근육을 움직여 주고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귀가 후 반신욕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금하는 것이 좋고, 잠을 잘 때에는 발아래에 베개나 쿠션 등을 받쳐 심장보다 다리가 높게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빠른 진단을 통한 조기 치료다. 하지정맥류는 한 번 발생하게 되면 지속적으로 증상이 악화되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 따라서 평소에 다리가 잘 붓고 당기거나 저리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하지정맥류를 의심해 보고 전문의를 찾을 것이 당부된다.
하지정맥류 치료는 혈관 상태에 따라 시술 방법이 결정된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운 경우에는 압박스타킹을 처방 받거나 혈관경화주사로 증상을 억제할 수 있고, 심한 경우에는 혈관 레이저 수술이나 근본 혈관 절제술 등이 적용된다.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