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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석양아래, 아버지와 큰아버지(외3수)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6.02.14일 09:54

김창영

  일흔다섯살의 아버지와

  다섯해 봄을 더 맞은 큰아버지가

  석양을 온 몸에 받으며

  이야기 나눈다



  주거니 받거니

  잘 맞물려 서로 고개 끄덕이는 모습

  세월의 오랜 때가 묻어나는

  한폭의 풍속화이런가

  보는이의 가슴이 따스하다



  당신들께 당신은 없고

  오로지 가족 위해 살아오는 동안

  굽은 허리 모자라

  어느날 어느날

  앞서거니 뒤서거니

  귀가 먹은

  아버지와 큰아버지

  이야기 나눈다



  주절주절 아버지 하는 이야기

  귀 아니여도 다 알아듣는 큰아버지와

  소곤소곤 큰아버지 하는 이야기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아버지



  석양아래 마주앉아

  당신들만의 이야기 나누는

  아버지와 큰아버지 모습

  오늘은 색바래지 않은 명화로

  내 가슴에 각인되였다



  아버지

  귀가

  고장이 났다

  누군가를 마주할 때마다

  온몸 도사리고

  놓칠세라

  소리들을 다잡아보지만

  막무가내다



  철저히 혼자가 됐다

  둘이나 되는 아들놈도 외면하고

  그게 더 편하다는

  아집의

  당신만의 방식



  소리들이 비껴간다

  관심밖이다

  조용해서

  조용히

  세상을 웃는

  아버지의 귀



  구도의 길

  어둠속에서 내딛는 마지막 한걸음

  두려움이 자취를 감추네

  고독의 끝자락에 웅크리고있던 무지가

  없었던듯 흔적없이 사라지네

  마침내 삶의 흐름과 하나되여

  진실로 깨여나네

  마지막 한걸음 위한

  천천만만 걸음걸음

  내가 보이네

  꽃이 피였다가 떨어지네



  목에 생선가시 찔리우고

  목에 생선가시 찔린 그날 저녁

  온 밤 잠에 들수 없었다

  비몽사몽간 아침 밥 설치고

  구강병원에 가서 찔린 가시 뽑아내고야

  안도의 숨을 쉴수 있었으나

  그후 며칠동안 계속된 아픔은

  나를 포함한 소위 사람들이

  생살로 가시 가시 가시를 보듬고도

  찔리지 않는 법 알고있고

  평생 자기 몸의 크기만큼 한몸되여

  가시 가시 가시들을 키워가는

  물고기에 미치지 못함을

  따끔따끔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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