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478명 목숨 빼앗은 '매슈'… 오늘 새벽 美플로리다에 상륙
비상사태 선포… 200만명 피난
초강력 허리케인 '매슈(Matthew)'가 7일(이하 현지 시각) 새벽 플로리다주(州)에 상륙하면서 미국 동남부 해안 지역 주민 200만명이 대피하는 등 비상사태가 벌어졌다.
매슈는 미국에 상륙하기 전인 지난 4~5일 허리케인 등급 5단계 중 둘째로 강력한 4단계(최고 풍속 시속 250㎞)의 가공할 강풍과 폭우로 카리브해 연안 국가들을 휩쓸었다. 아이티는 최소 478명이 사망하고 1만5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등 나라 전체가 폭격을 맞은 듯 폐허가 됐다.
'매슈'에 휩쓸린 플로리다… 주지사 "안 피하면 죽는다" - 7일(현지 시각) 미국 플로리다주(州) 케이프커내버럴에 있는 가로수들이 초강력 허리케인‘매슈’가 쏟아낸 강풍과 폭우로 세차게 흔들리고 있다. 카리브해(海) 국가들을 휩쓴 매슈는 미국 상륙 직전 3단계 허리케인(풍속 시속 178~208㎞)으로 다소 약해졌지만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에는 1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것으로 관측됐다.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매슈 상륙 전인 6일 플로리다주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연방 정부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플로리다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 동남부 4개 주가 전날 자체 비상사태를 선포한 데 이은 추가 조치였다. 이 지역들은 주 방위군 5000여명이 배치되는 등 준전시(戰時) 상황을 방불케 하는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 매슈는 미국 4개 주에 2~3일간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 매슈는 미국에 상륙할 당시 허리케인 3단계, 최고 풍속 시속 193㎞ 수준으로 약해졌지만 미국 국립 기상청은 "플로리다에 상륙한 허리케인 중 118년 만에 가장 강력한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주지사는 7일 오전 10시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재 60만 가구가 정전 상태이며, 북동부 잭슨빌 지역에 심각한 홍수가 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심각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매슈는 고작 절반밖에 지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이기훈 기자 mong@chosun.com] [뉴욕=김덕한 특파원]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