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을 집중하고, 발사!’
스크린에서 발사된 탄환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명중한다. 명령을 입력시키는 키보드도 없고 조이스틱(joystick·비디오 게임 등에 사용되는 입력장치)도 없다. 여느 비디오 게임과는 다르다. 사용자는 머리의 헤드셋을 통해 손을 사용하지 않고 생각만으로 동작을 조종한다.
뇌파를 디지털 정보로 바꿔 컴퓨터를 조종하는 기술이 현실화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새너제이의 벤처기업인 ‘뉴로스카이(NeuroSky)’는 뇌파로 무기를 발사하거나 게임 속 캐릭터를 움직이는 헤드셋(사진)을 개발해 시판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정신을 집중하면 뇌파가 활성화되고 이를 헤드셋에서 감지해 컴퓨터로 무선신호를 보내는 방식이다. 영화와 마술 세계에서 초능력자가 염력으로 물체를 이동시키는 상황이 가상현실인 비디오 공간 속에서 실제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마인드 컨트롤 게임의 출시는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뉴로스카이는 2009년 ‘스타워즈 포스 트레이너’를 내놓았다. 헤드셋을 끼고 정신을 집중하면 팬이 돌아가 튜브 속으로 볼이 굴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게임이다. 또 탁구공을 떠오르게 하거나 회전시킬 수도 있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제다이 기사들이 스승 요다로부터 받는 정신집중 교육 장면에서 이름을 땄다. WSJ는 “이 같은 마인드 컨트롤 게임이 아직은 초기단계지만 지적능력을 강화시킬 수도 있고 의학적 치료에도 도움을 준다”고 전했다.
뉴로스카이는 불안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주의력 결핍 장애 등의 치료과정에 마인드 컨트롤 게임이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1700여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마인드 웨이브 모바일 헤드셋을 이용한 컴퓨터 게임을 개발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벤처기업인 에모티브 시스템스도 뉴로스카이와 유사한 헤드셋을 개발해 마인드 컨트롤 게임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회사는 유명 게임을 자사 헤드셋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해 시중에 내놓고 있다.
또 마우스나 키보드를 대신해 컴퓨터를 제어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함께 출시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인 마이클 브로디는 “환자들이 정신집중 게임에 적응할 경우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로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