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산악지역에서 한국인 8명 등을 태우고 비행하다 암벽과 충돌해 14명의 사망자를 낸 헬리콥터는 사고 전 고도를 높이다 구름에 가린 암벽을 보지 못한 채 정면 충돌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연합뉴스>가 11일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미겔 페르난도 나바레테 로하스 페루 쿠스코주 경찰청장 직무대리는 10일(현지시각) “사고 헬기 조종사는 사고기를 몰고 가며 고도를 높이다 구름 속에 가린 암벽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암벽에 그대로 충돌했으며 이는 암벽 상단에 남아있는 검은 자국이 그 증거”라고 지적했다.
사고 당시 헬기에는 2명의 조종사가 타고 있었지만 둘 다 구름에 가려져 있던 암벽의 존재를 발견하지 못했고, 이것이 결국 사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또한 페루 당국이 공개한 사고현장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사진에는 사고 헬기가 부딪힌 것으로 추정되는 거대한 암벽과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사고 헬기의 잔해들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암벽 상단에는 헬기가 충돌해 폭발하면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시꺼먼 자국이 두렷이 남아 있다.
이는 사고 헬기가 먹구름 속에 가린 암벽을 피할 틈도 없이 정면 충돌했을 것이라는 그간의 사고조사 내용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날 희생자들의 시신이 모두 수습되면서 이들의 신원 확인작업과 장례절차에 관한 협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인원은 여권 등을 통해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1명과 외국인 3명 등 총 4명이다.
페루 당국은 신원이 확인된 4명을 포함해 희생자 시신 전부를 사고 현장에서 수 시간 가량 떨어진 쿠스코시로 보내 임시 안치한 뒤 신원확인 작업을 마칠 계획이다.
신원 확인절차는 1차로 신분을 공식 증명할 수 있는 여권 등이 활용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피해 직원의 기업 동료들이 육안으로 직접 확인하는 방법도 검토되고 있다.
또 11일 중으로 희생자 유족들이 속속 도착하는 만큼 이들이 직접 신원을 확인하도록 하고, 신원 확인이 어려울 경우 피해자와 유족 간 유전자 대조를 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한국대사관도 쿠스코 현지 장례업체들과 비용 협의, 당국 협조 속에 피해자 시신을 본국으로 보내기 위한 서류 준비 등 본격적인 장례절차 준비에 들어갔다. 대사관은 모든 신원 확인이 끝나는대로 시신을 한국으로 운구할 계획이다.
- 데일리안 스팟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