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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 암덩어리 제거하러… 로봇, 몸속으로 들어가다

[기타] | 발행시간: 2017.03.25일 12:06
진화하는 미세 수술 로봇

정맥주사 등으로 투입

나노미터 크기의 로봇, 동시에 수백만개 들어가 암세포만 골라 공격… 방사선보다 부작용 적어

몸속 면역세포도 로봇?

면역세포에 항암제 심어 암세포 쪽으로 이동 유도… 거부반응 없는 게 장점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개봉한 독일 애니메이션 영화 '리틀메딕: 몸속탐험대'에는 몸이 작아진 주인공 '나노'가 초소형 캡슐을 타고 사람 몸속을 돌아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적혈구보다 작은 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크기로 줄어든 주인공은 심장과 척추 등 구석구석을 다니며 캡슐 장비로 각종 세균에 맞서기도 한다.

영화에서나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던 일이 최근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영화에서처럼 사람 몸을 줄이는 건 여전히 어렵지만 마이크로미터, 더 작게는 나노미터(㎚, 1㎚는 10억분의 1m) 단위까지 작은 수술 로봇이 등장하고 있다. 미세 수술 로봇은 사람 손이 쉽게 닿을 수 없는 환부까지 침투해 암세포를 제거하고 약물을 투여해 병을 치료함으로써 기존 의료 기술이 가졌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음파·자석으로 몸 안 미세 로봇 조종

미세 수술 로봇은 처음에는 기존 로봇처럼 구동장치와 베어링 등 기계 부품이 축소된 형태로 들어갔다. 이로 인해 크기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나노 기술의 발달로 최근엔 지름 1㎜ 혈관보다 작은 마이크로 로봇까지 나왔다.

지난해 박재형 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은 금과 티타늄으로 만든 마이크로 로봇을 정맥주사로 혈관에 주입했다. 연구진은 외부에서 초음파로 로봇을 움직였다. 초음파를 따라 암 조직 근처에 도착하면 일시에 화학물질을 내뿜어 암 조직을 죽이는 방식이다. 방사선이나 화학약품을 이용한 항암치료는 암세포뿐 아니라 주변 세포까지 죽이는데, 마이크로 로봇은 종양만 골라 죽여 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는 외부에서 자석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미터 크기 로봇 '바이롭(ViRob)'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평소 혈관을 다니면서 미세 팔로 혈관벽을 청소하다가 종양을 발견하면 약물을 투여해 치료한다. 병에 걸렸다고 의심되는 부분을 만나면 해당 조직의 정보를 외부 컴퓨터에 전송하기도 한다.


◇박테리아·면역세포도 암치료에 활용

미세 수술 로봇은 인체에 무해한 박테리아나 면역세포처럼 살아있는 세포로 만들기도 한다. 세포는 일단 크기가 마이크로미터 수준으로 작으면서도 인체에는 무해하기 때문이다.

2006년 미국 카네기멜런대 연구팀은 치료 약물이 담긴 구(球) 모양 캡슐 주변에 박테리아를 여러 개 부착하는 방식으로 박테리아와 로봇의 결합체를 만들기도 했다. 두 단어를 합쳐 박테리오봇이라고도 부른다. 간단히 말해 운동능력이 있는 박테리아들이 택배 기사처럼 약물을 담은 캡슐을 환부 앞까지 가져가 뿌리는 방식이다. 박테리아는 채찍 모양 편모를 휘둘러 움직이기 때문에 기계로봇과 달리 배터리가 필요하지 않다.

면역세포로 만든 로봇은 면역 거부반응이 없다는 점이 장점이다. 대식세포와 같은 면역세포들은 외부에서 병원체가 들어오면 외부 물질로 인식해 공격을 한다. 암세포도 마찬가지다. 과학자들은 이런 면역세포 안에 나노미터 크기 항암제 알갱이와 철 입자를 여러 개 심어 살상 효과를 높였다. 외부에서 자석으로 철 입자가 들어있는 로봇 수백만개를 암 조직으로 유도한 뒤 항암제를 투여하는 방식이다. 전남대 박석호 교수는 지난해 이와 같은 방법으로 대장암과 유방암 세포를 60%까지 없애는 데 성공했다.

◇줄기세포를 환부로 인도해 병든 세포 대체

줄기세포도 질병을 치료하는 미세 로봇에 이용되고 있다. 줄기세포를 원하는 조직까지 가져가 특정 세포로 분화하도록 유도하는 기술이다.

현재 전남대 로봇연구소에서 줄기세포 로봇을 이용해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무릎 연골 재생 효율을 높이는 연구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환자의 무릎에 주사기로 줄기세포를 주입했다. 하지만 실제 무릎 관절까지 가서 연골로 분화되는 줄기세포는 극소수였다. 대부분은 엉뚱한 곳으로 가거나 소실됐다. 전남대 연구진은 줄기세포에 자석 입자를 심었다. 이후 외부에서 자석을 움직여 몸 안의 줄기세포를 무릎 관절까지 정확히 인도했다.

박종오 전남대 로봇연구소장은 "줄기세포 로봇을 이용하면 관절염 치료 효율이 지금보다 수십배 올라갈 수 있다"며 "미세 수술 로봇 기술은 세계적으로도 아직 시작 단계여서 우리나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인준 기자 pen@chosun.com]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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