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나우뉴스]
볼리비아 정글 체험을 위한 캠핑을 하다가 길을 잃은 이 청년은 9일 만에 구조됐다. (사진=악투알리닷)
볼리비아의 밀림에서 길을 잃었다가 9일 만에 구조된 청년이 뒤늦게 중남미 언론에 소개됐다. 청년은 원숭이들의 도움으로 밀림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밝혀 관심을 끌고 있다.
칠레 청년 마이클 코로세오(25)는 지난 2월 볼리비아 마디디 국립공원으로 패키지여행을 떠났다. 울창한 밀림에 위치한 이 공원은 밀림체험을 원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곳이다.
하지만 밀림에서 캠핑을 시작한 2월 27일 청년은 바로 실종됐다.
청년이 실종된 경위는 분명하지 않다. 볼리비아 보호지역관리서비스는 "청년이 화장실에 갔다가 길을 잃고 실종됐다"고 밝혔지만 정작 청년의 말은 다르기 때문이다.
청년은 "갑자기 공포가 엄습하더니 어디선가 달리라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서 뛰다 보니 길을 잃었다"고 했다.
납득하기 힘든 얘기 같지만 패키지여행을 주관한 여행사 측의 증언을 보면 청년의 말이 거짓말 같지는 않다.
여행사 측은 "밀림에 들어가면 보통 첫 날 밀림의 신에게 인사를 하는 의식을 올린다"면서 "청년은 이 의식을 거부하고 실종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길을 잃은 청년은 밀림을 헤맸다. 인적을 찾아 걷고 또 걸었지만 언제나 제자리였다.
밀림을 빠져나오지 못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청년에게 도움을 준 건 원숭이들이다. 청년은 "우연히 만난 원숭이들이 나무 위에서 열매를 던져주어 허기를 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원숭이들은 먹거리만 도움을 준 게 아니다. 다람쥐 쳇바퀴 돌듯 제자리를 맴도는 청년에게 원숭이들은 가이드 역할을 했다.
실종 9일 만에 청년이 구조된 것도 원숭이들 덕분이었다.
원숭이들은 밀림체험 첫 날 길을 잃은 곳으로부터 약 1km 지점까지 청년을 안내하곤 사라졌다. 극적으로 구조대에 발견된 청년은 온몸에 �J힌 상처가 많았고 잔뜩 모기에 물린 상태였지만 건강은 비교적 양호했다.
청년의 밀림 실종기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 소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볼리비아 언론은 "청년의 말처럼 원숭이들이 사람을 도왔다면 매우 흥미로운 일"이라면서 "올해 개봉될 예정인 비슷한 내용의 영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는 1981년 볼리비아 밀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출처: 서울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