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골프의 ‘블루칩’으로 떠오른 아마추어 김효주(17·대원외고2)의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김효주 특별 전형’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 경우 시드전 면제나 2년간 투어 활동 의무조항 개정 등이 거론되고 있다.
강춘자 KLPGA 수석부회장은 20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칫하면 최고의 선수를 국내에서 뛰지도 못하게 하고 해외로 내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만큼,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논의한 뒤 문제의 소지가 될 만한 규정이 있다면 개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강 부회장은 그러나 “이번 이사회는 김효주 문제에 국한된 사안이 아니라 우수한 국내 선수들에게도 적용된다”면서 “구자용 KLPGA 회장도 관련 규정을 적극 검토해 고칠 것은 고쳐 나가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KLPGA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일본이 김효주에 대해 ‘특별전형’ 카드를 내세우며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무대를 넘나들며 프로 언니들을 울린 김효주의 프로 전향 시기와 프로 데뷔를 어디서 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JLPGA 투어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김효주에게 7월6일까지 선수 등록을 마치면 시드권 부여를 위한 나이 제한 완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김효주가 JLPGA에 선수 등록을 하면 아마추어 자격이 상실돼 한국 국가대표 자격도 반납해야 한다.
김효주의 코치 겸 매니저인 한연희 전 국가대표 감독은 20일 “아직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일본 측이 제안한 기간까지 아직 2주 정도 남은 만큼 충분히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만일 KLPGA에서 김효주에게 ‘시드전 면제’ 결정을 내려 준다면 국내에서 프로로 데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대한골프협회(KGA)는 김효주 거취와 관련, KLPGA 측과 협의할 용의가 있음을 시사했다. 김동욱 KGA 부회장은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출전하도록 모든 방법을 동원해 설득할 뜻을 밝혔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