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김은정 인턴기자]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전 소속사 대표와 기자를 고소한 배우 이미숙(52). 그는 고소인 자격으로 출두한 경찰서에서도 마치 어느 영화제의 레드 카펫을 걷는 듯 '여배우'로서의 여유와 우아한 자태로 취재진을 압도했다.
10일 오후 2시 경찰 조사 예정이었던 이미숙은 약속시간을 15분쯤 앞두고 서울 반포동 서초경찰서에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전 소속사 대표이사 김종승, 이상호·유상우 기자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민사소송과 형사 고소장을 접수한 이미숙은 검정 밴에서 내려 경호원들의 철통 경호를 받으며 경찰서의 계단을 올랐다.
옷차림은 단정했다. 검정색 미니 드레스에 가죽 벨트로 포인트를 준 그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로 의상을 통일했다. 자칫 칙칙하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길 수 있었지만 그는 밝은 갈색으로 염색한 머리와 누드톤 립스틱으로 특유의 우아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그는 "한마디만 해달라"는 취재진의 숱한 요청에도 닫은 입을 열지 않았다. 현장에 있던 수많은 취재진이 허무한 탄성을 낼 정도로 순식간에 조사실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얼굴에 옅은 미소를 짓는 '여유'를 보였다.그의 차분한 표정과 당당한 걸음걸이는 마치 취재현장이 경찰서가 아닌 듯한 착각이 들게했다. 동시에 전 소속사 대표와 기자에게 죄를 묻겠다는 단호한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미숙은 전속 계약 문제를 두고 벌이던 전 소속사 대표와 벌이던 민사 재판에서 대표로부터 이혼 전 17세 연하의 호스트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으며 고 장자연 문건과도 관련이 있다는 폭로를 당했다. 이에 대해 이상호 기자와 유상우 기자는 방송과 보도를 통해 관련 증거가 있다고 그를 압박했다. 이른바 '연하남 호스트 스캔들'로 이미숙은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게 됐고 결국 명예훼손으로 민·형사 소송을 하게 됐다.
'폭로전'에 이미숙은 고소장을 접수하던 지난달 7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는 피고들의 허위사실 유포로 인하여 여배우로서의 삶뿐만 아니라 어머니, 여자로서의 삶이 모두 파괴되는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앞으로 저와 똑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는 힘없는 후배 연예인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었음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라고 괴로운 심경을 밝혔다.
그의 말대로 '여배우' 이미숙의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 시끄러운 법정 공방에서 벗어나 여자로서, 엄마로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오늘 경찰에 출두할 때처럼 여유로운 미소를 지을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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