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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새 우는 예술의 언덕을 찾아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2.07.12일 15:44

“미안합니다…”

  7월 9일 오후, 김일광선생과의 만남은 이렇게 사죄의 말로부터 장식해야 했다. 느닺없는 폭우에 예정한 시간을 대책없이 흘려보내고 뒤늦게야 약속장소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그냥 얼굴에 철판을 깔고 소낙비를 핑게잡아 도로에 고인 물이 무릎을 치고, 물판을 달리던 승용차가 발동이 꺼지고… 어찌고 저찌고 소금 치고 꿀 바르며 너스레를 떨어볼 생각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금방 건너온 선생의 말에 그만 꿀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아닙니다. 제가 오히려 미안합니다. 크게 한 일도 없는 사람을 만나겠다고 이렇게 비속을 오시게 하다니… ”

  굵직한 중음으로 건너오는 세련된 목소리에 저도 몰래 위압을 느낄법도 한데 짜증 대신 오히려 필자를 위안하는 말이라 자연히 면괴스러워졌다.

  아하, 이를 어쩌면 좋지? 그야말로 “치명적인 한방(?)”에 몸둘바를 몰라 두손만 비비는데 용케 선생과의 만남을 주선해준 황권학주임(연변텔레비죤방송국 총편사무실)이 사무실 맞은켠 회의실로 우리들을 안내해 다행히 어색한 순간을 피할수가 있었다. 조용하고 정가로운 회의실은 이야기를 나누기에 제격이였다.연변라지오영화텔레비죤방송예술단 국가 1급배우 김일광선생을 만나

“예술에 대한 감수성이라고 할가요. 그게 좀 남들보다 뛰여났나 봅니다.”

  1961년 2월 11일, 연길시에서 태여난 선생은 연변한어사범학교에서 음악지휘로 있던 아버지와 유치원 교양원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린 시절부터 음악에 남다른 취미를 가졌다고 한다. 소학교는 물론 중학교시절에도 줄곧 학교문예써클에서 시랑송, 웅변과 무용을 비롯해 호른 등 악기까지 다룬 알짜배기 “문예학생”이였단다.

  중학교를 졸업하고 당시 연길시비닐인쇄공장에 취직한 선생은 연변예술학교에서 작곡전문연수를 하면서 짬짬이 여가를 타 작곡공부에도 열중했다. 1981년 주문련에서 조직한 가요창작강습반에 참가하여 “방직공우리누나”라는 가사에 곡을 입혔고 이 노래는 파격적으로 “연변문예(연변문학 전신)”에 발표되면서 우수작품이란 영예를 따냈다. 예술에 대한 선생의 갈망은 곧이어 미술, 분장, 촬영 등 무대예술 령역으로까지 확장됐다.

  1984년 연변인민방송국에서 꾸린 종합예술강습반에 참가했던 선생은 이듬해 시험에서 제1호로 합격되며 연출조 성우로 연변인민방송국에 입사한다.

  “드디여 내꿈이 실현됐구나 하는 흥분에 어쩔바를 몰랐습니다. 결심을 내리고 학습에 노력했고 그 와중에 선배들로부터 많은 도움과 사랑을 받았습니다.”

  강태억연출과 리창균, 주춘복, 정광 등 선배들의 가르침을 받으면서 선생은 기량 닦기에 정성을 몰부었다. 1987년에는 장춘영화촬영소에서 배음훈련과 표현 등 종합과목을 익히기도 했다. 또한 해마다 100여부 방송극의 배음을 맡으면서 스스로 성우로서의 자질을 몸에 익혔다. 극본에 코를 박고 매 인물의 특성과 개성 연구에 각고의 노력을 쏟았다. 그 보람으로 일약 중견성우로 도약했고 그의 천부적은 음악적 기질에 감동한 선배성우들은 그에게 “음향효과”까지 덤으로 선물했다.

  “종합예술에서도 가장 매력이 있는게 바로 이 음향효과랍니다.”

  “음향효과”라는 말이 나오자 차분하게 이야기를 해오던 선생의 모습은 전에없이 흥분된 표정으로 돌변했다. 혹시 가장 애착이 가는 예술분야가 “음향효과”가 아니냐고 넌지시 질문을 했더니 그냥 미소를 짓는다.

  음향효과 담당 처녀작 “소교의 비극(라지오련속방송극)” 제작에서 국민당통치구역의 술집분위기를 재현하고저 당시로는 “금지구역”으로 돼있던 디스코음악을 도입했던 일, 대형련속방송극 “조남기장군”을 제작할 때 자신의 겨울철 동년시절의 아픈 추억을 회상하여 춥고 어수선했던 겨울을 재현하는데 성공했던 일, 그리고 “청춘극장”에서 30년대 “애국가”를 당시의 현실에 맞게 재현했던 일… 등 에피소드들은 요즘 선진적인 계기에 의거해 음향효과를 재현하는 동료후배들에겐 그야말로《아리비안나이트》같은 이야기다.

노력과 분투를 투톱으로 각종 예술분야를 공략해온 선생의 넘보기는 여기서 주춤한것이 아니라 또 소품무대까지 진출한다.

  우리들이 익숙히 알고있는 소품《돼지약》이 바로 선생이 출연한 소품중의 하나다. 1986년 연변TV음력설야회에서 오학철, 김정자와 함께 연기한《돼지약》은 당시 연변구연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일약 선생을 인기소품배우의 반열에 올려놓기도 했다.

  그만큼 일벌레로도 통하는 선생에게 불행이 닥쳤다. 2006년 연변TV방송국 음력설야회제작에서 소품연습으로 바삐 보내던 어느날 갑자기 몸이 힘들어 검진을 받았더니 당장 입원수술을 하란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것이 연기였다. 의사의 권고를 뿌리치고 점적주사를 맞으면서 촬영을 견지했고 그뒤 입원치료를 받고 한달만에 또다시 정든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선생에게는 일터보다 더 소중한것이 없다. “드라마제작에 몰붓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선생은 전국방송극1등상, 전국조선어라지오TV우수프로상, 한국KBS텔레비죤부문 최우수상 등 영예를 수차 따냈고 사업에서는 선진사업일군에도 여러번 평의되며 국가해당기관과 단위지도부로터 재능과 업무에서 높은 긍정을 받았다.

  최근에는 또 TV드라마와 다큐멘터리의 음향효과도 봐주면서 현대영상예술의 령역을 “침범”하고있다는 선생, 어떤 때면 일에 쫓겨 북쪽에 있는 라지오방송청사와 남쪽에 있는 TV방송청사를 찾아 하루에도 몇번씩 방송국울안을 달아다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모습을 다시 돌이켜보로라면 저도 몰래 실소를 금할수가 없다고 한다.

  취미로는 유일하게 음악을 즐긴다고 하지만 그 음악 역시 이제 어느 작품에서의 음향효과의 한 부분으로 다시 태여날것을 생각하니 결국 선생의 취미는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취미가 일이다니? 참 고약한 생각이지만…

  /조글로 신철국

  김일광 략력

  1961년 2월, 연길시에서 출생

  연변라지오영화텔레비죤방송예술단 국가 1급배우

  1985년 연변인민방송국 입사

  다년간 성우로 근무해오면서 2000여편 작품의 배음, 음악효과 담당

  전국방송극1등상, 한국KBS텔레비죤부문 최우수상 등을 비롯 여러 해내외상 수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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