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기자] "나와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 유심히 본다. 정말 대단하다".
올해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복덩이는 단연 좌완 쉐인 유먼(33)이다. 유먼은 16경기에 등판, 104⅔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며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에 밝은 성격으로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지내 팀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최고 구속 150km에 이르는 강력한 직구와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끌어 내는 피칭을 하는 유먼은 대한민국 최고의 좌완 투수 한화 류현진(25)과 흡사한 투구 패턴을 보여준다. 시즌 탈삼진 순위 역시 류현진이 117개, 유먼이 84개로 나란히 1,2위에 자리한다.
그래서 유먼의 별명 가운데 하나는 '류먼진'이다. 15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유먼은 자신의 별명을 듣자 "처음 듣는다"고 크게 웃더니 "류현진의 피칭을 보는 건 정말 즐겁다. 메이저리그 급의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선수다. 지구 반대편에서 나와 비슷한 스타일의 투수를 만났다는 게 정말 흥미롭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유먼의 류현진 추켜세우기는 계속됐다. 그는 "류현진이 등판하면 유심히 지켜본다. 정말 배울 게 많다"면서 "일단 공격적인 피칭으로 타자를 몰아세운 뒤 서클 체인지업으로 타자의 스윙을 유도하는 게 나랑 비슷하다. 또한 마운드에서의 집중력, 야구에 대한 태도 등 나무랄 데 없는 선수"라고 말했다.
아직 유먼과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하지만 오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릴 올스타전에서 각각 이스턴리그와 웨스턴리그의 선발투수로 등판, 맞대결을 펼친다. 류현진은 팬 투표를 통해, 유먼은 부상으로 빠진 팀 동료 송승준 대신 올스타로 선발돼 마운드에 오른다.
유먼은 류현진과의 첫 맞대결을 한껏 기대하고 있었다. 그는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을 부러워하며 "류현진이 던진 다음에 마운드에 올라가면 그가 밟았던 발자국을 그대로 밟으면서 던져 볼 것이다. 그렇게 한다면 그의 삼진 능력이 내게로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평균자책점 2.49의 유먼과 평균자책점 2.81의 류현진은 각각 좌완투수 평균자책점 1,2위를 다투고 있다. 반대로 탈삼진은 류현진이 1위, 유먼이 2위다. 닮은 꼴 두 좌완투수의 첫 맞대결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 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