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돈 되는 도메인’ 선점경쟁 후끈
기업, 단체들이 인터넷 영토 확장을 위해 '돈 되는' 도메인 선점경쟁이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자사 서비스를 쉽게 알릴 수 있는 도메인을 잇달아 채택하고 있다. 전 세계 인터넷 도메인을 관리하는 국제인터넷관리기구(ICANN·이하 아이칸)는 일반 최상위 도메인(gTLD)의 자유화에 나서 6월까지 1차 신규신청을 받아 영어, 한글 등 8개국어 1930건을 접수받았다.
1985년 '.com'을 처음 내놓은 뒤 '.org' '.biz' '.net' 등 22개의 일반 최상위 도메인과 '.kr' 등 190여 개의 국가 도메인만 허용하던 아이칸이 브랜드, 기업명, 지명 등 일반명사로 확대한 것이다.
■국내 가장 비싼 도메인 500만弗
업계에서는 그동안 인터넷 도메인 sex.com 1300만 달러, Fund.com 999만달러, korea.com 500만달러 등 고가에 팔린 것을 감안해 도메인을 선점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번 아이칸의 gTLD 자유화로 최근 사이트 이름이나 서비스, 제품 특성에 맞게 '.me' '.tv' '.re' '.pl' 등을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다양한 도메인이 등장하면서 인터넷주소 선점 2라운드에 돌입하고 있다.
CJ E&M은 신규서비스 '인터레스트.미'(www.interest.me)를 선보이며 '.me' 도메인을 적용했다. CJ E&M은 '.me' 도메인이 '몬테네그로'의 국가도메인이지만, 영어 단어 그대로 '나' '나를' 등으로 해석해 관심사를 공유하는 서비스와 어울리는 도메인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펫러브즈미' (http://www.petloves.me), 소셜 뮤직 서비스 '리슨미' (http://lisn.me)도 '.me' 도메인을 사용했다.
동영상 서비스로 유명한 '판도라TV'(www.pandora.tv)는 '투발루' 국가도메인인 '.tv'를 최상위 도메인으로 잡아 서비스와 좋은 매치를 시켰다.
향후 아이칸의 최종 승인이 나면, '.samsung' '.hyundai' '.kia' 등 최상위 도메인 사용이 가능해져, 기업이나 단체들은 개성적이고 기억하기 쉬운 인터넷 주소가 늘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업계 창의적 도메인 선점
CJ E&M 온라인사업본부는 '인터레스트.미'가 앞으로 CJ E&M의 최상위 도메인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고 밝혔다. CJ E&M은 방송 부문을 시작으로 향후 전 사업부문의 산하 도메인을 'xxx.interest.me' 형식으로 변경해 콘텐츠 간 시너지를 강화한다. 채널 tvN 도메인은 'tvN.interest.me', 프로그램 겟잇뷰티는 'Getitbeauty.interest.me'와 같은 방식으로 교체한다.
또 '스타일쉐어' (http://stylesha.re)는 '레위니옹' 국가도메인인 '.re'를 활용해 'style share'라는 완성된 단어를 만들어 사용 중이다. '미로니' (http://mironi.pl)는 폴란드의 국가 도메인인 '.pl'을 사용하고 있다. 음악 서비스인 만큼 음악을 듣는 'play'와의 연관성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칸은 '도메인 사냥꾼(사이버스퀘터)'이 먼저 등록하고 거액에 되팔지 못하게 최상위 도메인을 신청할 때 18만5000달러(약 2억원), 매년 유지비 2만5000달러를 내게 했다. 이에 대해 스마트한글주소원은 아이칸에 비싼 돈을 지불하지 않고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한글 인터넷 주소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시청.서울' '홍보실.대구' 등 한글 인터넷주소를 무료나 저렴하게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