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자들에게 곤란한 사생활 관련 질문을 던져 답한 이에게만 상금을 지급하는 페루 퀴즈쇼 '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 한 장면.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해 큰 파장이 일고 있다./'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 방송화면
[스포츠서울닷컴 | 문다영 기자] 출연자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페루 TV 퀴즈쇼로 인해 한 여성이 남자친구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프로그램 방식에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23일 페루 브라이언 로메로 레이바는 여자친구 루스 탈리아 사야즈(19)를 살해하고 에콰도르로 도주하려다 체포됐다.
여자친구를 살해한 이유는 퀴즈쇼 때문. 사야즈는 방송에 출연해 "과거 나이트 클럽에서 일한 적 있다. 매춘 경험도 있다"고 고백했고 방송을 통해 이 사실을 안 레이바는 분노에 이성을 잃고 말았다.
이 퀴즈쇼는 페루어로 진실의 가치를 뜻하는 '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라는 프로그램으로 페루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문제는 이 쇼의 방식이 여느 퀴즈 프로그램처럼 일반상식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출연자의 개인사를 다룬다는 것이다. '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 출연자들은 개인적인 질문 21가지에 모두 솔직하게 답할 때 5만 솔(약 2100만원)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프로그램은 점점 더 자극적인 질문을 하게 되고 출연자들은 상금에 눈이 멀어 치부를 드러내는 것이다.
사야즈 역시 지난 7월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매춘, 나이트클럽 댄서 아르바이트 등 치부를 자신의 부모와 남자친구가 지켜보는 가운데 고백했다 변을 당했다.
애초 '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가 일반인들의 사생활을 파헤치는 방식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터라 이번 사건으로 인해 폐지론이 들끓고 있는 상황이다. 페루에 앞서 콜롬비아에서 방영됐던 '엘 발로 드 라 베르다드'와 같은 형식의 프로그램 역시 출연자가 자신의 남편을 살해하기 위해 청부 살인자를 고용한 것과 마약을 밀수한 것을 고백하는 바람에 폐지된 바 있다.
dymoon@medi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온라인이슈팀 issue@medi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