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나남뉴스
배우 이동건이 과거 불의의 사고로 동생을 먼저 떠나보낸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았던 아픈 경험을 털어놨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이동건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상담받는 모습이 담겼다.
이날 방송에서 이동건은 의사에게 음주가 잦다고 고백하면서 "솔직히 매일 마시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런 나쁜 음주습관이 1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힌 그는 '술 문제로 치료나 상담을 받아본 적 있냐'는 의사 질문에 "사실 아주 오래 전 가족 문제로 PTSD 판정을 받았다"며 "병원에서 한두 달 정도 입원했는데, 그 과정이 나한테 도움이 된다고 느끼지 못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과거에 겪었던 일에 대해 조심스레 질문하는 의사에게 이동건은 "가족을 잃은 경험이 있는데 동생이었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났기에 거의 자식처럼 생각했던 것 같다"며 "그때는 맨정신으로 있는 게 힘들다는 착각을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올리기 싫은 일이 자꾸 떠오르니까 그걸 마비시키고 싶었던 것 같다"며 "지금 돌이켜보면 술이라는 도구를 잘못 사용하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전했다.
앞서 약 15년 전 이동건의 동생은 호주에서 유학을 하던 도중 다른 남성 2명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냉정하지 않고는 살 수가 없었다
사진=유튜브 'SBS Entertainment' 채널
'상실감이 컸을 것 같다'는 의사의 공감에 이동건은 "슬픔보다는 배신감, 황당함 같은 게 컸다. 세상에 대한, 신에 대한 굉장한 배신감을 느꼈다"며 "극도로 냉정함을 유지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고는 견디기가 힘들었다. 아예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살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었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상담을 맡은 의사는 사전에 진행된 검사 결과를 확인하면서 "평균적인 점수의 폭보다 훨씬 낮다"며 "자기감정을 억압해서 못 느끼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솔직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본인도 못 느낄 만큼 단단히 드라이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동건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기 위해 극도로 노력한다. 감정적으로 힘들 때마다 혼자 해결하려고 했던 것 같다"며 "스스로 원해서 그렇게 됐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해당 사건 이후 극도의 냉정함을 갖게 됐다는 이동건은 "그러지 않고 견디기 힘들었다. 감정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하지 않으면 살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이동건의 모친은 "제 슬픔만 생각하고 아들의 슬픔은 못 챙겼던 거 같다. 미안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또한, 이동건의 그림을 통해 드러난 심리는 ‘불안’인 것으로 확인됐다. 의사는 “감정을 계속 누르고 있지만, 이 누르고 있는 에너지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며 이동건의 심리 상태에 대해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