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함정·헬기, 지난달 독도 접근 작전 구역 침범
한국 전투기 출격… 日에 항의 않고 '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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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위부터) 日 자위대 함정, 한국군 KF-15 전투기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함정과 탑재 헬기가 지난달 동해 공해상에서 우리 측 군사 통제선을 넘어 독도 인근까지 접근했다가 우리 전투기 등의 출격으로 퇴각한 사실이 확인됐다. 독도 문제로 한ㆍ일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벌어진 일이어서 일본 측의 의도적 도발 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군 당국은 일본이 사전 승인도 받지 않고 우리 군사 구역을 침범했는데도 이런 사실을 쉬쉬하며 일본 측에도 별다른 항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4일 "지난달 21일 독도 동쪽 공해상 30마일(약 50㎞) 지점에서 우리 작전인가구역(AAO)을 침범, 항해하는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4,200톤급 구축함을 우리 군이 발견해 링스 헬기와 F-15K 전투기 4대, 우리 경비함 1척을 출동시켰다"며 "일본 구축함은 우리 측의 통신 검색 후에 AAO를 벗어나 예정된 항로로 물러갔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당시 일본 함정에 탑재된 링스 헬기가 선박 근처에서 두 차례 뜨고 내리면서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내로 들어온 적은 있지만 독도를 향한 것은 아니었다"며 "우리 군이 일본 측에 KADIZ 무단 침범 사실을 알리는 경고 통신과 함께 초계 비행하던 정찰기와 전투기 등을 급파하자 일본 측은 헬기들을 함정에 착륙시킨 뒤 AAO를 벗어났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가 일본 함정에 대해 통신 검색을 한 결과 일본 측은 '블라디보스토크로 훈련을 위해 가는 중이고 적대 의도가 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고 덧붙였다.
KADIZ는 우리 영공은 아니지만 이 구역에 다른 나라의 항공기가 들어왔을 때 즉각 대응하도록 만들어놓은 군사 작전 개념의 구역으로, 타국 항공기가 진입하려면 우리 측에 미리 통보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AAO 역시 우리 군 당국이 원활한 작전 수행을 위해 영해 밖에 임의로 설정해둔 지역이다. 이와 관련, 다른 군 소식통은 "일본 자위대 함정이 KADIZ로 진입한 사례는 최근 5년 내에 없었다"며 "일본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 당국자는 "우리 군은 일본 함정을 검색한 뒤 우리 측 매뉴얼대로 대응했다"며 "상황이 종료된 뒤 더 이상 항의 등 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 5월에도 해상보안청 헬기를 독도 상공에 접근시키는 등 보안청 헬기를 이용한 항공 시위를 매년 한두 차례씩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경제 권경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