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 아이폰 등 고가 스마트 기기의 보급 확대로 자산유동화증권(ABS) 시장이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21일 관련 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마튼폰 덕분에 단말기 할부판매 대금이 늘어난 이동통신사들이 잇따라 단말기 할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 발행에 나서고 있다.
ABS는 부동산 등 자산이나 매출채권 등 앞으로 들어올 예정인 현금을 담보로 돈을 빌리기 위해 발행하는 증권을 말한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에서 발행된 ABS는 총 13조523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조4933억원)에 비해 80.5%나 늘었다.
올들어 9개월 간 발행된 ABS만 2010년과 지난해 전체의 ABS 발행액인 11조1233억원, 12조5982억원을 각각 넘어섰다.
이처럼 올해 ABS 발행이 크게 늘어난 것에는 이동통신사들의 덕이 컸다.
올들어 9월까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3개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할부금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ABS는 총 7조7630억원으로 ABS 전체 발행액의 57%를 차지했다. 신용보증기금 또는 기술보증기금이 발행한 채권담보부증권(CBO)을 제외한 일반 ABS 11조2677억원 중에서는 3분의 2가 넘는 무려 69%가 이동통신사의 단말기 할부금 ABS 였다.
이 가운데 SK텔레콤의 단말기 할부금을 기초자산으로 한 ABS가 3조719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SK텔레콤의 단말기 판매를 주로 맡고 있는 SK네트웍스가 실질적인 ABS 발행 주체다.
LG유플러스가 2조293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단말기 할부금을 토대로 ABS를 발행하기 시작했으며 올해 가입자 증가세 등에 힘입어 발행액을 크게 늘렸다.
KT도 같은 기간 1조7510억원 어치의 ABS를 발행했다. KT는 올해 처음으로 단말기 보조금을 토대로 ABS를 발행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의 ABS 발행이 본격화된 것은 스마트폰 열풍에 따른 단말기의 고가화와 무관치 않다. 전자 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에서 판매된 휴대전화 단말기 약 550만대 가운데 90%가 넘는 약 500만대가 스마트폰이었다. 지난해 스마트폰 판매량이 분기당 400만대 수준이었음에 비춰 약 25% 늘어난 셈이다.
통상 스마트폰은 일반 피처폰에 비해 3배 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휴대전환 단말기 가운데 상당수가 할부 방식으로 결제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이동통신사 입장에서는 단말기 할부금도 불어나는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중에서도 고가에 해당하는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것도 할부금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며 "LTE 단말기에 대한 마케팅 경쟁 탓에 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도 ABS 발행이 증가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의 CBO 또는 건설사들의 분양대금 담보 채권 등이 ABS 시장의 주축이었지만 이제는 3개 이동통신사가 ABS 시장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이통사 단말기 할부금 늘어, 자산유동화 봇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