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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기자 압구정 성형 상담해보니 "치아만 말고…"

[기타] | 발행시간: 2012.10.31일 15:01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성형권하는 '대한민국']병원마다 가격 '천차만별', 위험성 먼저 말하는 곳 없어]

30일 오후 2시 30분 3호선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우리나라 '성형 1번지'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플랫폼에서 지하도 출구로 나오기까지 여러 장의 성형외과 광고가 붙어있었다. 10여 명의 중학생들이 한 성형외과 벽면광고 앞에 모여 '비포 앤 애프터(before and after·성형 전 후)'사진을 신기한 듯 바라봤다. 출구로 나오니 광고보다 훨씬 더 많은 성형외과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압구정 일대 성형외과 병원들(사진에 나온 병원들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인근 A성형외과를 들렀다. 최근 유행하는 양악수술(턱의 위치나 모양을 변형시키는 수술)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말했다. 예약을 하지 않고 왔기 때문에 약 1시간의 대기시간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평일 오후에도 불구하고 10여 명의 대기자가 상담 및 치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군데군데 마스크를 쓴 젊은 여성들이 있었다. 남성 내원자들도 절반을 차지했다. 외국인 내원자도 2명이나 눈에 띄었다.

한 대기자는 "이 병원이 양악수술이나 안면윤곽수술로 유명하고 서울에 분점만 3~4군데 정도"라고 귀띔했다. 유명세를 증명하듯 대기실 한쪽 벽면에는 내로라하는 유명 연예인들과 의료진이 함께 찍은 사진들이 걸려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병원을 찾은 김모군(19)은 "심한 주걱턱이라 양악수술을 상담받으러 왔다"며 "이 수술을 받고 얼굴이 보기 좋아진 사례자들을 보고 난 후 성형외과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기자 이모군(19)은 "연예지망생인데 아무래도 외모가 중요하다보니 안면윤곽술 상담을 받으러 왔다"며 "주변에 안면윤곽 수술이나 양악수술을 받은 친구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대학 1학년인 이군은 "휴학한 후 일을 해서 수술비용을 마련했다"며 "압구정이나 강남이 성형수술로 워낙 유명해 대구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기다린지 30분 후. 성형수술을 위한 일련의 '상담서비스'가 이뤄졌다. 먼저 안면부 CT 촬영을 마친 후 상담실로 이동했다. 3.3㎡(1평) 남짓한 상담실에서 전담 상담실장과 함께 '수술을 왜 받으려고 하는지, 수술 일정은 언제로 예상하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 한 후 의료진과 상담이 이어졌다. 진료실 책상 위에는 담당의사의 화려한 학력과 경력 등이 빼곡히 적힌 차트가 보기좋게 놓여 있었다.

의사는 방금 전에 촬영한 CT 사진을 보며 일반인과 다른 점이나 비대칭인 안면부위에 대해 하나하나 짚었다.

의사는 "윗턱이 앞으로 나온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뒤로 더 넣어야 한다"며 "치아 교정만으로는 효과를 보기 어렵고, 양악수술을 함께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이 의사는 이어 "여기에 더해 사각턱을 깎는 수술을 하면 훨씬 더 갸름하게 보일 수 있다"며 코 주변도 함께 수술할 것을 권유했다.

↑압구정역 벽면에 즐비한 성형외과 광고들

◇시술도 가격도 병원마다 천차만별

의사와 상담을 마친 후에는 좀 전의 상담 실장이 수술에 대한 상세내용을 설명했다. 수술에는 보통 3~4시간이 걸리며, 2주간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수술 비용은 천문학적이었다. 양악수술 1400만원, 턱수술 200만원, 코주변 수술 200만원, 치아교정 600만원 등 총 2400만원의 견적이 나왔다.

웬만한 직장인 연봉에 버금가는 비용에 부담감을 표시하자 "양악수술은 구강외과, 성형외과, 마취과 등의 여러 의료진이 협력해야 하는 어려운 수술"이라며 "우리병원은 이 분야에서 탁월함을 이미 인정받았고,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고 있어 매우 안전하다"고 설득 했다.

높은 가격에 망설이자 상담실장은 "300만원까지는 가격 인하가 가능하다"며 "일단 수술을 받고 나면 회복할 때까지 병원에서 모든 지원이 가능하며 훨씬 달라진 모습에 만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성형외과를 나온 뒤 '턱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온 윗턱을 교정하는데 필요한 수술'을 다른 병원에도 문의했다. 병원마다 말하는 시술과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A성형외과 맞은편에 위치한 B성형외과에 갔다. 상담실장은 "양악수술이 필요해보이지 않는다"며 돌려깎기 시술 및 미니 양악술을 권했다. 미니 양악술은 코 양 옆과 턱 등에 보형물을 넣어 입체감있고 어려보이는 얼굴을 만드는 수술이라고 했다. 시술비용은 500만원선.

B성형외과 옆에 위치한 C성형외과는 양악이 아닌 상악(윗턱)수술만을 권했다. 그러나 상악 수술만으로는 인상 변화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의사의 설명이었다. 의사가 권유한 안면윤곽 등에 따르는 시술 비용은 총 1100만원. 치아 교정을 함께 할 경우 880만원의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상담 중에 위험성 먼저 고지하는 곳 없어

이날 방문한 성형외과 총 3곳 중, 수술에 대한 위험성을 먼저 알려준 곳은 단 한군데 도 없었다. 수술 후유증이나 위험성 여부에 대해 물어보아도 불쾌하다는 표정을 짓거나 답변을 피하기 일쑤였다.

한 성형외과 의사에게 "수술 후 사망하거나 비대칭이 심해져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지 않느냐"고 물으니 "수술은 원래 위험한 것"이라며 "비대칭 후유증 사례는 원래부터 환자 얼굴이 비대칭이었을때 발생할 확률이 크기 때문에 수술 전에 다 고지를 하고 동의서를 받는다"고 잘라 말했다.

의사는 "비대칭 결과가 나오면 또 수술하면 되지 않겠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병원 상담실장 역시 "40~50대도 많이 받은 수술"이라며 "전혀 위험하지 않으니 안심해도 된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또 다른 성형외과의 상담실장은 "턱 밑은 원래 감각이 덜 발달된 부분"이라며 "수술 도중 신경손상을 살짝 입더라도 사는데 큰 불편이 없다면 문제될 게 없다고 생각한 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그렇지만 우리 의료진은 그런 실수조차 거의 안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걱정을 무마시켰다.

병원 관계자들의 이같은 안이한 상담에 대해 신은하 한국소비자원 의료팀 과장은 "수술 직전뿐만 아니라 초기 상담시에도 내원자들이 충분히 고민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위험성에 대해 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환자들이 빠른 효과를 바란다고 해서 그대로 들어주는 태도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신 과장은 또 "내원자들 역시 의료진이 수술 위험성에 대해 설명하지 않을 때 먼저 물어보는 등 신중함을 보여야만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머니투데이 김성은기자 gttsw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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