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가 한 행사장 축하무대에서 반쪽 하트를 그리고 있다./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ㅣ심재걸 기자] "언젠가 얘기했는데 내가 팬들의 뒤통수를 한 번 칠 것이다."
TV토크쇼에서 무심코 뱉은 것인줄 알았던 아이유의 말이 현실로 이뤄졌다. 10일 새벽 아이유와 슈퍼주니어 은혁이 남다른 포즈로 찍은 '셀카 사진' 한 장이 만천하에 공개됐다. 순식간에 온라인은 쑥대밭이 됐다. '국민여동생'은 잠옷 차림, 다른 남자 아이돌 스타는 상의가 없는 채로 얼굴을 맞대고 있으니 삼촌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아이유의 예고대로 삼촌팬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세게 친 셈이다.
소속사는 발빠르게 "올 여름 아이유가 많이 아팠을 당시, 아이유 집으로 은혁이 병문안을 왔을 때 소파에서 함께 앉아 찍은 사진"이라며 "두 사람 사이에 대한 확대 해석이나 섣부른 추측은 삼가해 달라"고 입장을 밝혔지만 파장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팬들은 두 사람의 최근 커플룩 증거, 방송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작은 메모판의 글 등을 모아 '특별한 관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문제가 된 아이유와 은혁의 셀카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2008년 15세에 데뷔한 아이유는 '좋은 날', '너랑 나' 등을 크게 히트시키면서 단숨에 '국민 여동생'으로 떠올랐다. 어눌한 말투와 웃음 소리는 '여동생' 이미지를 더욱 각인시켰다.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우리나이로 스무살이 됐지만 팬들이 바라는 아이유는 항상 해맑고 순수한 여동생이어야 했다.
아이유는 이같은 여동생 이미지에 대해 지난 2일 SBS '고쇼'에서 "실망시킬까봐 부담이 있다. 언젠가 한 번은 실망을 시켜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남모를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음과 다르게 행동해야하는 부분은 분명 누군가에겐 구속이었던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얘기가 방송된 지 1주일 만에 고의든 부주의든 아이유는 스스로 그 틀을 깨버렸다.
연예인의 모든 스캔들이 그러하지만 이번에도 아이유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따지자면 쉽게 답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이 사진으로 인해 그동안 갖고 있던 순수한 이미지를 유지하는 데엔 차질이 생겼다. 사진 한 장으로 섣부른 추측은 삼가해달라고 당부했지만 드러난 몇가지 부분에서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선을 넘어섰다.
아이유가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놓고 있다.
/SBS '고쇼' 방송 캡처
부인할 수 없는 사실 안에서 부정해봐야 남는 건 부스럼뿐이다. 아이유를 보통 이상으로 아끼던 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동생'은 다 컸다. 어느새 부쩍 커버린 여동생의 성장통을 지켜봐주고 보듬어 줄 차례다. 깜짝놀랐겠지만 '친절한 동생'은 어느 정도 예고까지 해주지 않았는가.
단순한 아이돌이 아니라 싱어송라이터의 아이유였기 때문에 이 성장통은 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미성, 해맑은 노랫말에만 갇혀있었다면 음악 인생의 새로운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깨고 가야할 벽을 이제야 부서준 것이라고 여기면 수월하다. 이제 다 큰 동생 아이유, 어른이 된 조카를 삼촌들은 받아들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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