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애플에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국내 업체들 역시 1분기부터 본격적인 ‘애플 쇼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22일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아이폰 생산업체인 폭스콘 테크놀로지(타이완)는 최근 중국 현지 공장의 신규 채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폭스콘 측은 “다음 달 말까지 충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춘절(중국의 음력설) 이후 회사로 복귀하는 직원들이 예상보다 많아서이지 아이폰5의 생산 감축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훙하이가 아이폰을 조립하는 중국 정저우 공장의 확장 계획을 연기했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애플이 지난달 재팬디스플레이와 샤프 등에 공급 물량 축소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시장조사회사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공급된 아이폰5는 지난해 4분기 2740만대가 팔려 삼성전자 갤럭시S3(1540만대)를 누르고 단일 모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는 2012년 말까지 5000만대 정도가 팔릴 것이라는 당초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애플에 모바일 D램과 플래시메모리, 디스플레이 등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삼성전자, 삼성전기,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도 1분기 실적부터 ‘애플 쇼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특허 소송으로 애플이 의도적으로 부품 공급을 줄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상대적으로 더 큰 피해를 볼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월 1000만대 수준으로 증설한 LG이노텍 역시 최근 전체 생산라인의 30% 이내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가 최근 대형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생산 시설에 필요한 7063억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공시해 애플 ‘아이TV’ 출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애플이 LG디스플레이 연구원 출신의 ‘올레드 전문가’인 이정길 박사를 영입한 것도 이런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