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진정성과 안전함이 'K팝스타'의 일등과 탈락을 갈랐다. 진정성 있는 가사와 노래로 심사위원들에게 최고점을 받은 악동뮤지션과 나쁘지는 않았지만 너무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들은 라쿤보이즈는 결국 어제(17일) 방송을 기점으로 엇갈린 길을 가게 됐다.
지난 17일 생방송으로 진행된 SBS 예능프로그램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에서는 심사위원들로부터 약점을 극복해야 하는 도전 과제를 받아들고 캐스팅 오디션에 임하는 톱5의 무대가 펼쳐졌다.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해온 톱5인 만큼 모두들 나이에 비해 뛰어난 기량과 재능을 선보였다. 그러나 오랜 시간 이들을 지켜보았던 심사위원들의 눈은 예리하고 냉정했다. 한계를 뛰어넘은 노력을 보인 팀에는 격려와 칭찬을 해주고, 부족한 부분들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집고 넘어가는 모습이었다.
이날 퍼프대디의 '알 비 미싱 유(I'll be Missing You)'를 부른 라쿤보이즈(브라이언신, 멕케이김,김민석)의 탈락은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K팝스타2'가 탄생시킨 최고의 보이그룹인 이들은 늘 심사위원들을 호평 속에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들의 네 번째 무대에 대해서만큼 심사위원들은 아쉽다는 평을 내렸다. 보아는 멕케이김의 목 상태가 안 좋아졌다는 것을 지적했고 양현석은 "잽만 날리고 카운터펀치를 안 날리니 이기기만 하고 기억에 남는 장면이 없다"는 다소 씁쓸한 심사평으로 긴장감을 자아냈다. 라쿤보이즈가 받은 총점은 256점으로 다섯팀 중 가장 낮았고 이는 탈락으로 연결됐다.
반면 심사위원들의 극찬이 눈에 띄었던 팀은 역시 일등을 차지한 악동뮤지션이었다. 박진영은 'K팝스타2'를 함께 하며 먼저 떠난 친구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타미아의 '오피셜리 미싱 유(Officially Missing You)'를 편곡해 부른 악동뮤지션의 무대에 눈물을 글썽이며 "지금까지 십대의 마음 담은 노래가 많이 발표됐다. 그러나 거의 뒤에서 어른들이 대신 써준 곡이 대부분이었다. 악동뮤지션은 자기들의 노래를 자기 노래로 부르는 소중한 친구들이다"라고 극찬했다.
양현석 역시 "수현 양이 울 때 저도 굉장히 울컥했다. 노래 부르는 내내, 가사를 쭉 읽었는데 가사를 너무 잘 쓴다. 떠나간 친구를 생각할 만큼 진정성 있는, 마음을 움직이는 가사였다"며 악동뮤지션에 높은 점수를 줬다.
라쿤보이즈와 악동뮤지션 두 팀 모두 뛰어난 실력으로 톱5까지 온 대단한 참가자들이다. 한 번의 무대로 이들의 모든 실력이 드러났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단지 네 번째 생방송 무대에서 심사위원들이 지적했던 두 팀의 차이는 진정성이었다.
어떻게 보면 라쿤보이즈는 너무 안정적인 선택을 한 탓에 새로운 면이나 진정성을 많이 보여줄 수 없었다. 악동뮤지션은 자신들의 자작곡이 아님에도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접목해 악동뮤지션만의 '오피셜리 미싱 유'를 만들어 내며 진정성을 드러냈고 실력을 떠나 심사위원들에게 감동을 안겼다.
이제 각각의 팀들은 자신을 선택한 회사의 심사위원 밑으로 들어가 또 다시 마지막 우승 트로피를 놓고 결쟁을 벌이게 됐다. 방예담, 앤드류최, 악동뮤지션, 이천원 각각 다른 개성을 가진 톱4가 또 다시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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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팝스타2'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