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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와 땀으로 야채시장서 돈 버는 산둥상인

[기타] | 발행시간: 2013.03.25일 09:59
베이징(北京) 쭤안먼(左安門)일대 야채 시장에 가면 알아듣기 힘든 산둥(山東)성 사투리로 요란하다. 야채시장 곳곳에는 전갈 요리를 비롯해 온갖 산둥성 전통 음식을 즐기려는 미식가들로 붐빈다.

산둥음식은 거칠고 투박해 맛으로 승부하지 않는데다 유난히 협동심이 강한 산둥 사람들 기질상 어느 도시를 가나 특정한 곳에 모여 사는 지역에 가야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미식가들도 산둥음식을 맛보기 위해서는 발품을 팔아야하는데 베이징에서는 대표적으로 찾는 곳이 바로 이 일대다.

언제부터인가 베이징 야채시장을 장악한 산둥 상인들의 특징은 인내심이 강하고 부지런하다는 점이다.베이징 인근에 사는 베이성이나 허난성 사람들은 어쩐 영문인지 베이징에서 장사를 꺼린다. 물산이 풍부하고 베이징 인근에 위치해 있다 보니 놀고 먹기가 쉬운 환경인데다 유유자적하며 사는 것을 좋아해서인지 장사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바로 그 틈새를 비집고 베이징 야채시장을 공략한 상인들이 산둥상인들이다.

이들은 농사 짓기가 척박하고 인구도 많아 에로부터 타지역에 돈벌이를 많 나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동북3성등 척박한 곳까지 나가 일을 하고 심지어 노략질도 마다 하지 않던 호방한 기질을 지녔다.

특히 친구와 술을 좋아하고 유교적인 문화 전통을 지녔다는 점에서 우리와 비슷한 점이 많아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호하는 진출 지역이기도 하다.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마다하지 않는 기질상 매일 아침 산둥성에서 트럭으로 야채를 베이징 시내 곳곳으로 실어다 판다.

산둥성의 멍양(蒙陽) 출신의 장푸린(張福林)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베이징에 돈벌러 나온 농민공이었다.

공사장을 전전하며 돈을 벌던 그는 쉬는 날 채소와 과일시장 둘러보다가 비싼 과일가격에 놀란다. 농민공 월급으로는 과일 맛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비쌌기 때문이다.

마침 고향 특산물인 대추가게를 지나가다가 시세를 물어봤다. 고향에서는 kg당 2위안 정도하는 대추가 10위안도 넘게 팔리고 있었다.

산둥성에서 7시간 걸리는 베이징에서 가격이 5배 차이가 나는 걸 발견한 그는 바로 동료와 함께 고향의 대추를 실어다 팔기로 마음먹었다.2톤 분량의 대추를 사서 베이징 둥청(東城)구 도매시장에 kg당 7위안에 팔았다. 하루 고생한 것 치고는 많은 돈을 벌었다. 돈 맛을 본 장씨는 그길로 과일 도매업에 뛰어 든다. 1년간 10만 킬로미터를 왕복하는 노력을 기울인 것은 당연지사다.

대추서 시작하여 산둥성 특산물까지 취급하는 그는 이제 날품팔이를 벗어난 게 아니라 농민출신 대부호의 반열에도 올라섰다.

특별한 장사 수완이 없는 산등성 상인들은 성실과 근면 하나로 먹고 살수 있는 야채 과일 장사나 항만 물류업을 선호한다.

중국은 땅 덩어리가 넓어 항상 지역마다 수급 불균형이 심하다. 특히 개혁개방 후 물가가 날마다 오르는 상황이 계속되면서 각 성은 물론 같은 지역안에서도 물가 차이가 많이 난다.

중국 상인들이 이런 장사 기회를 놓칠 리 없지만 이윤이 박한 야채 과일 장사는 산둥상인 차지다.

산둥 상인들은 고향과 특정 대도시를 왔다 갔다 하면서도 오랜기일에 걸쳐 신용을 쌓아나가는 우둔한 장사를 고집하는 편이다.

중국에서 운송업은 장거리를 기본으로 10배이상의 이익을 남기는 게 보통이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차마고도 차 무역이 대표적이다. 물론 운송업의 밑천은 정보이고 경쟁도 치열하다. 이익이 큰 만큼 적시에 정확하게 가격정보를 파악해야 하는 데 유교 이념이 강한 산둥상인들은 이런 장사를 귀챦아 한다.

또 자기가 가진 자본금 안에서 자금을 운영하는 성실하고 실용적인 장사를 좋아한다.

다른 지역 상인들은 돈이 된다 싶으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털어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산둥상인들은 눈높이를 낮춘다.

보따리장사를 하더라도 산둥상인은 이익보다는 땀흘린 것 만큼 버는 데 만족한다.

상가 쇼핑을 하다가 옷 값이 광장히 싼 것을 발견하고도 올인 장사를 하지 않는다.

특히 산둥상인은 상하이 장사꾼들과는 어울리지도 못한다.

한 예로 우시에 놀러간 한 상하이상인은 베이징이나 상하이에서는 50위안씩하는 반바지 가격이 우시에서는 18위안이었다. 교외 도매시장에서는 13위안에 살 수 있다고 귀띰하자 그는 돈을 빌려 옷을 박스채로 구매했다. 베이징에서 새로 옷가게를 연 친구에게 싸게 넘겼더니 열흘만에 물건이 동나자 바로 의류도매상을 차려 사장으로 변신했다.


이런 상하이식 장사에는 눈도 돌리지 않는 게 산둥상인들이다. 생필품등 지역별 가격차가 커서 운송하는 수고만 들이면 되는 장사를 선호한다.

한국으로 놀러왔다가 보따리 장사 수준으로 물건을 많이 사는 중국 관광객을 보면 대충 그 출신지역이나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일경제 현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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