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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 조르바, '러시아의 최막심'으로 무대 오르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5.06일 03:04

‘그리스인 조르바’는 과연 어떻게 연극으로 태어날까? 상반기 기대작 중 하나인‘라오지앙후 최막심’에 출연하는 배우 남경읍(뒤쪽 왼쪽·최막심 역)씨와 한윤춘(김이문 역)씨가 러시아 연해주를 배경으로 하는 무대에 섰다. 앞쪽은 연출을 맡은 양정웅씨. /김연정 객원기자

['라오지앙후 최막심' 8일 개막]

러시아 연해주로 배경 옮겨 강제 이주민의 哀歡 담아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읍… 현실적 자유인 최막심 연기

앙상한 나무 한 그루가 명동예술극장 천장에서 서서히 내려온다. 극장 밖은 봄인데, 무대에는 겨울 기운이 돈다. 바닥에는 모래가 깔렸다. 한가운데에는 경사진 회전무대가 들어섰다. 주인공의 열정과 광기를 표현하는 붉은색이다. 전면에 걸린 그림은 연해주 대지의 암울함을 드러내는 회색빛. 이곳이 '살아있는 가슴,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 위대한 야성을 가진 사나이, 모태(母胎)인 대지에서 탯줄이 떨어지지 않은 사나이'라 표현되는 그리스인 조르바가 '라오지앙후(老江湖·떠돌이) 최막심'으로 되살아날 무대다.

오는 8일 개막하는 '라오지앙후 최막심'은 원작의 그리스를 러시아령 연해주로 바꿨다. 코발트빛 바다 대신 회색 대지가 등장한다. 지난해 고전 부흥의 바람을 타고 원작 소설이 8만부나 팔리면서 연극에 대한 기대도 높다. 그러나 소설, 특히 전반부는 성격 급한 독자라면 후다닥 건너 뛰고 싶을 만큼 더디게 진행된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사변적이고 관념적이다. 무대에서는 행동과 사건이 있어야 하는 법. 그래서 시대 배경을 1941년 러시아령 연해주의 조선인 집단 거주지인 앵화촌으로 옮겨 강제 이주민의 애환을 풀어 넣었다.

음악극이라는 형식을 도입한 것도 극적인 전환을 위한 고민에서 나왔다. 관객의 이해와 감정 이입을 돕기 위해 1940년대 실제로 유행했던 가락을 배우들이 손풍금과 하모니카를 뜯고 불며 노래한다. '오늘도 나와보니 노들강변 백사장, 바람아 솔이솔솔 치마 펄 날아,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그리운 나라로 찾아를 가네….'

연출은 연극계에서 스타일에 가장 능하다는 양정웅씨, 번안과 각색은 관조와 깊이의 극작가 배삼식 동덕여대 교수가 맡았다. 최막심 역은 뮤지컬 1세대 배우 남경읍(55)씨에게 돌아갔다. 막심은 러시아 연해주에서 흔한 이름이지만, 정작 본인은 "우리 어머니가 나를 낳고 후회 막심해서 지은 이름"이라고 큰소리친다.

뮤지컬스타 남경읍이 조르바에 캐스팅된 것은 의외다. 양정웅씨는 "1990년대 후반 뮤지컬 '사랑은 비를 타고' 조명팀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봤던 남씨의 의협심 넘치는 면모가 조르바와 어울릴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온 마을 사람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음식을 먹는 낭만적인 공동체를 꿈꾸던 '나'는 김이문(한윤춘 역)으로 태어난다.

소설의 조르바는 거추장스러우면 손가락까지 자르는 기인(奇人)이지만, 연극의 최막심은 먹고 싶을 때 먹고, 분노할 때 분노하는 현실적인 자유인의 모습이 더 강하다. "멀리 있는 기인보다는 가까이 있는 자유인을 보여주고 싶다. 자유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보다는 삶은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 적극적인 희망이 더 진실하게 다가가지 않을까?"(연출가 양정웅).

▷연극 '라오지앙후 최막심' 8일~6월 2일, 명동예술극장, 1644-2003

[신정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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